[노동법률단체][성명] 농협중앙회와 농협물류는 화물차 노동자에 대한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화물연대본부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 ILO도 인정한 화물연대 조합원의 노동3권을 존중하라!

2019-04-26 37

 

[노동법률단체][성명]

농협중앙회와 농협물류는 화물차 노동자에 대한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화물연대본부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 ILO도 인정한 화물연대 조합원의 노동3권을 존중하라!

 

지난 10여년간 농협하나로마트 등에 농협의 먹거리를 운송해 온 화물차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농협의 자회사인 (주)농협물류와 물류운송계약을 맺고, 농협물류의 안성센터 등 전국33개 물류센터에서 배차지시를 받으며 일해 왔다. (주)농협물류가 2004년 출범 이후 십여년간 매출액이 40억 원에서 2,610억 원(2013년 기준)으로 초고속 성장하는 동안에도, 실제 화물운송을 담당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운임은 10년째 동결당했다. 게다가 농협물류의 배차담당 직원은 배차 권한을 빌미로 화물차노동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수천만 원의 금품 및 성 상납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노예노동의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농협물류 안성센터에서 일하는 화물차노동자들이 올해 2월부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가입했다. 그러자 농협물류는 “운송관련단체 등에 가입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운송거부 및 단체행동 등으로 농협물류에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을 확약하는 화물연대 탈퇴 강요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다(첨부 1: 확약서). 화물운송노동자들이 확약서 작성을 거부하자, 지난 3월 말일자로 81명의 안성센터 조합원 전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농협물류의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의 행태이다. 지난 4월 16일 열린 농협중앙회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병원 회장은, “시위를 하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단체가 따로 있다. 예를 들면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처럼 공식적으로 법이 허락하는 단체가 있는가하면 지금 밖에서 하고 있는 저 화물연대는 불법단체다. 농민들이 농산물 만들면 화물차를 갖고 서울로 이동하고 각 대도시로 이동하는 화물차를 쓰고 있다. 저분들이 무슨 단체를 만들어서 그 단체를 인정하라는 얘기다. 제가 그랬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단체다. 그래서 불법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농협물류에 진입을 허용하지 말라.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은 일체 계약을 못하도록 조치를 하고 있다”는 인사말을 했다.

 

농협중앙회장의 발언과 함께, 농협물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및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였다. 또한 안성센터를 폐쇄하고 평택센터를 통해 대체수송을 진행하며, 경찰 병력을 투입하여 대체근로 저지 투쟁 중인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있다.

 

현재 농협물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화물차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농협물류는 배차지시, 운임의 일방적 결정 등을 통해 화물차 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노동을 위해 단체교섭을 요청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전원 계약해지시켜 버렸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화물연대본부를 ‘불법단체’라고 칭하며 화물연대 조합원은 농협물류와의 계약을 못하게 지시했다고 당당히 밝힌 농협중앙회 회장의 발언은, 준공공기관이라 할 농협중앙회의 노동기본권에 관한 저열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농협물류와 같은 실질적 사용자가 (배차)지시에서부터 계약해지까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안이 노동조합을 가입⸱결성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여 국가인권위원회와 대법원도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3권을 인정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2009년 이래 수차례에 걸쳐, 화물연대 조합원을 비롯한 특수고용 노동자는 고용관계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며, 이들이 실효성있는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우리는 농협중앙회와 농협물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에 대한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화물연대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이라는 국정과제에 맞추어, 농협중앙회와 농협물류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지도감독을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4월 26일

노동법률단체(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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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1> 화물연대 탈퇴 종용 확약서

본인( )은 농협물류와 (2019. . .) 체결한 『안성농식품물류센터 물류운송계약』 기간 및 연장계약기간 동안 운송관련단체 등에 가입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며, 위 기간 동안 어떠한 경우에도 운송거부 및 단체행동 등으로 농협물류에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어길 경우 농협물류가 위 물류업무도급계약을 해지 하더라도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지 아니하는 부제소 합의에 동의합니다.

2019년 월 일

확약자 : (날 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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