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성명] 3·1운동 100주년 – 한·일 과거사 문제의 분명한 해결을 촉구한다.

2019-02-28 66

[성 명]

3·1운동 100주년

·일 과거사 문제의 분명한 해결을 촉구한다.

 

1.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919년 3월 1일 오늘, 경신학교 출신 독립운동가 정재용이 서울 종로 탑골공원 팔각정 단상에 올라가서 기미독립선언문을 낭독하였다. 낭독이 끝나자 만세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을과 장터에 만세시위에 참여하자는 격문이 붙고, 독립선언문은 손에 손을 거쳐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서울에서만 수십만의 군중이 참여한 만세시위가 시작되었다. 3·1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으며, 1년 이상 지속되었다.

 

일본군은 비무장한 군중들을 총칼로 진압하려 했다.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운동, 경남 창원 삼진의거, 평안남도 강서군 사천장터 시위, 경기도 수원 제암리 학살 사건, 전북 남원 학살사건 등.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의 무력진압에 맞서 독립을 외치다가 희생되었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버지·어머니, 할머니·할아버지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과 독립유공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2.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역사의 왜곡 행위를 규탄한다.

 

3·1운동을 기화로,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헌법 제1조, 국호와 국기, 국가는 대한민국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이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1919년 3월 1일 3·1운동으로부터 시작하며, 대한민국의 건국은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로부터 시작한다.

 

일각에서는 1948년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일이 곧 대한민국의 건국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무지의 소치이자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와 헌법을 부정하는 일이고 무엇보다도 나라를 잃어버린 가운데서도 일제의 폭압에 맞서 분연히 싸웠던 독립운동가들, 3·1운동에 참가한 이름 없는 사람들의 역사를 송두리째 무시하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 왜곡에 엄정히 대처함과 아울러 제99주년 3·1절 기념사를 통해 약속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 복원 사업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3. 우리 모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에 한·일 과거사 문제의 분명한 해결을 촉구한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36년간의 식민 지배를 반성하고, 현재 한·일 간에 남아 있는 과거사 문제를 청산하기 위해 성실히 협의하라. 그리고 일제에 의해 희생당하고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에게, 특히 일제의 만행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로 입증해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라.

 

지난 달, 두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투병 끝에 별세했다. 이로써 현재 생존한 피해자들은 23명에 불과하다. 2015년도 1월까지만 해도 54명의 피해자들이 생존해 계셨으나, 불과 약 4년 사이에 절반 가까운 수의 피해자들이 그 존엄과 명예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났다. 그러나 일본은 박근혜 정부 당시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사와 무관한 한·일 합의를 체결하였단 이유로 여전히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을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일본은 2018년 10월, 우리 대법원이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재상고심에서 가해자 신일철주금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이루어지자, 이에 반발하면서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쟁 노력에 ‘자원’한 것이라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 소송의 당사자인 신일철주금은 재판에는 적극 대응하더니, 대법원의 판결 이후에는 배상을 거부하면서 반성이나 책임을 질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 더 많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일본이 진심어린 사죄와 구체적인 피해회복 조치를 취하게끔 적극적으로 대처하라. 그리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배상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라.

 

국가는 권력의 실체이지만 국민들은 국가가 도덕적 실체이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가가 앞장서서 가해자들을 옹호했고 피해자들의 권리 보호를 해태한 것이 드러났다. 국가가 유지해야 될 정의의 기준이 국민의 기준에 부응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정의를 다시 세우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한 기반이 여기에 있다.

 

4. 나아가, 우리 모임은 2019년 3월 1일 오늘 다짐한다.

 

일제의 총칼에 맞서 일어섰던 선열들의 용기,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하나가 됐던 대동단결의 위대한 정신을 이어나가고, 지난 100년간의 과오 또한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버지·어머니,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우리나라가 독립국임과 우리 국민이 자주민임을 선언한 그 마음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낡은 시대의 유물들과 계속하여 맞서 싸울 것임을 다짐한다.

 

우리는 용서와 화해의 전제로서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고, 과거사에서 비롯된 분열을 해소하고, 신뢰와 통합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922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직인생략]

첨부파일

[민변 과거사청산위][성명] 3·1운동 100주년 한·일 과거사 문제의 분명한 해결을 촉구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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