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 [보도자료] 혼잣말을 이유로 불법체포 되어 고문당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피해자 46년 만에 재심청구
[보도자료]
혼잣말을 이유로 불법체포 되어 고문당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피해자 46년 만에 재심청구
1. 민주언론을 위한 귀 언론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이하 ‘센터’) 재심연구모임은 최근 1972년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으로 불법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1973년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한 시민의 사건을 검토했습니다. 위 시민은 1972년 8월경 대학에서 만학도로 음악을 전공하는 자신에게 불만이 있던 아버지로부터 “북한으로나 가라”는 등의 일상적인 꾸중을 듣고, 괴로운 심정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는 자신을 꾸중하는 부모에 대한 반발심과 자책감의 표현으로 “김일성 만세라~”라는 말을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길을 가던 어느 소녀가 위 시민의 혼잣말을 들었고, 그 소녀는 경찰에 위 시민을 신고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나타나 위 시민을 연행하였고, 수사 과정에서 폭행과 허위진술을 강요하여 기소했습니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의 폭행으로 그의 손가락은 영구불구가 되었습니다. 유죄판결 확정 후 그는 악기 연주를 포기해야만 했고, 정신적 충격으로 노래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3. 센터 재심연구모임에서는 위 시민의 사건기록을 일부 확보하여 면밀하게 검토했습니다. 검토결과 위 시민이 구속영장의 발부 없이 불법 감금되었던 점, 진단서 및 당사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종합하였을 때 수사 중 위 시민에 대한 폭행 및 가혹행위가 이루어졌다는 개연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센터는 위 시민의 재심 청구를 위해 변호인단(주심 신윤경 변호사)을 구성하여 2018. 11. 5.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했습니다. “김일성 만세”라는 혼잣말을 이유로 연행된 이후 약 46년 만에 청구된 재심입니다.
4. 위 시민은 음악을 전공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꿈을 실현하고자 음악대학교에 입학했고 특히 훌륭한 성악가가 되고자하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과 꿈이 ‘김일성 만세’라는 혼잣말로 인해 파괴될 것이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유죄확정판결 이후 분노와 슬픔으로 인해 악몽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 충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5. 센터는 이번 재심청구를 통해 한 시민의 삶과 꿈을 짓밟은 국가의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인권탄압의 목적으로 활용되었던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위 시민은 변호인단에게 사건을 의뢰하며 재심청구가 인용되는 경우 다시 노래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번 재심청구를 통해 위 시민이 46년간 가지고 있었던 고통을 치유하고, 다시 노래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6.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 11. 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