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관련자 모두를 ‘내란에 관한 죄’로 엄중 처벌하라.

2018-07-24 26

 

[성명]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관련자 모두를 내란에 관한 죄로 엄중 처벌하라.

  1. 지난 금요일, 청와대는 이미 공개되었던 2017. 3. 기무사가 촛불시민들을 상대로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에 딸린 「대비계획 세부자료」 문건을 추가로 공개하였다. 청와대는 위 ‘세부자료’ 문건이 단계별 대응계획, 위수령, 계엄선포, 계엄시행 등 4가지 큰 제목 아래 21개 항목, 총 67페이지로 작성되어 있다고 밝히며, 해당 문건에는 비상계엄 포고문을 비롯하여 언론을 검열하고 국회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사법처리하여 ‘계엄해제’ 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려는 계획과 계엄임무 수행군을 배치하는 계획까지 수립되어 있다고 밝혔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기무사의 통상적인 검토문건이었다는 주장은 이번 청와대의 발표를 통해 거짓임이 드러났다.

 

  1. 우리 모임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작성한 행위 그 자체가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2항이 명시하고 있는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것으로 중대한 위헌적 행위라고 판단한다. 검찰은 해당 문건의 작성 지시자·작성자·보고자 등 관련자 모두를 ‘내란의 죄’로 철저하게 수사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1. 우리 모두 알다시피 2017. 3. ‘계엄’에 해당하는 상황은 존재하지 않았다. 헌법은 국가비상사태에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계엄법은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제2조 제2항) 하고 있으며,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일반 행정기관만으로는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경비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3항). 수개월을 거친 촛불 집회 과정에서 계엄을 선포할 만한 치안 문제는 발생한 적이 없었다. 촛불집회 과정은 오히려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게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요사태’를 운운하며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것은 해당문건의 작성자들에게 헌법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의도 즉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1. 특히 해당 문건의 내용 중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헌법 제77조 제5항)를 하지 못하도록 야당 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려 한 내용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이러한 내용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기본적 절차를 부정하고, 헌법기관인 국회를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고 한 것이며 전형적인 ‘국헌문란 행위’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내용의 문건이 작성되고 보고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1.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단순한 검토문건이라고 볼 수도 없다. 청와대가 발표한 ‘세부자료’가 계엄 상황에서의 역할 분담을 명시하는 등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었다는 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와 근접한 시기에 작성되어서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 경우 바로 실행이 가능했다는 점,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하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작성자들에게 내란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있었고 그 ‘실질적 위험성’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1. 더불어 청와대의 발표에 따라 해당문건의 내용이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에서 통상의 절차에 따라 2년마다 수립되는 ‘계엄실무편람’의 내용과 전혀 상이한 점도 드러났다. 이는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군 병력을 운용하려 한 것으로 보이므로 군형법상 반란예비‧음모죄도 성립 가능하다.

 

  1. 군과 검찰은 23일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하여 합동수사본부를 출범하기로 발표했다. 한편 해당 문건의 작성을 지시했다고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들을 비롯한 해당 문건의 작성과 관련된 자들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하여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 합동수사본부는 해당 문건이 누구의 지시 하에 작성되었고, 어떤 경로로 보고‧배포되는지 철저히 규명하여 시민들의 기본권을 유린하려 했던 군의 국헌문란행위 시도를 근절해야한다. 우리 모임은 이번 사태로 드러난 군에 의한 민주주의의 훼손의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러한 국헌문란행위의 시도가 재발하지 않도록 군의 개혁과 제도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2018. 7. 2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호 철

첨부파일

20180724_민변_성명_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관련자 모두를 내란에 관한 죄로 엄중 처벌하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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