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위원회][성명] 실질적 성평등 개헌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성명]
실질적 성평등 개헌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정부는 3월 26일 오늘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 제안하였다. 성별 등으로 인한 차별 상태 시정과 실질적 평등 실현 조항, 모든 국민의 임신·출산·양육과 관련한 국가 지원을 받을 권리 조항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개헌안은 촛불시민항쟁을 계승하여 국민주권시대를 열겠다는 새 정부의 개헌안이라고 보기에는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첫째 여성의 대표성 조항이 필요하다. 그동안 여성계는 세계적으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선출직과 임명직 등의 공직진출 및 직업적, 사회적 모든 영역에서의 남녀의 동등한 참여 보장에 대해 거듭 강조해 왔다. 여성대표성 확대가 이번 개헌에 꼭 들어가야 할 최소한의 내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여성계를 비롯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뿐만 아니라 국회 여‧야 모두 공감한 바 있다. 프랑스 헌법은 직업적·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선출직에서도 남녀의 동등한 접근을 선언했고, 르완다 헌법도 모든 조직의 의사결정구조에 적어도 30%이상의 여성을 보장하도록 하였으며, 타이완 역시 각종 선거에 여성의원 당선 수를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여성의 낮은 정치대표성은 성인지적 입법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여성문제의 이슈화 부재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여성’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여성 노동 보호 부분은 삭제되어야 한다. 안 제33조 제5항 전단 “모든 국민은 고용·임금 및 그 밖의 노동조건에서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부당하게 차별을 받지 않으며,” 부분은 매우 바람직하나, 후단 “국가는 이를 위해 여성의 노동을 보호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부분은 삭제되어야 한다. 후단의 내용이 전단의 주체를 “모든 국민”으로 한 것을 무력화시키고, 여성에게 임신·출산·육아의 부담을 우선적으로 지우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의 노동을 불완전한 노동 또는 보호가 필요한 노동으로 상정하는 것은 오히려 차별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온전히 공은 국회로 넘겨졌다. 국회가 실질적 성평등을 위한 개헌안을 마련하여 이번 6월 촛불개헌이라는 역사적 책무를 이행하기를 기대한다.
2018년 3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위 은 진 (직인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