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논평] 삼표시멘트 불법파견 노동자 전면적 정규직화 합의를 환영한다.
[논평]
삼표시멘트 불법파견 노동자 전면적 정규직화 합의를 환영한다.
민주노총 강원본부 강원영동지역노조와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가 9. 20. 불법파견 노동자 39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는 내용으로 최종 합의하였다. 이로써 지난 930여일 동안 해고와 손해배상, 가압류, 고소·고발 등의 압박 속에서도 힘든 투쟁을 해온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게 되었다. 우리는 이 합의를 크게 환영하고, 불법파견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사업장에도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합의는, 고등법원에서 불법파견 여부를 다투는 소송이 진행 중인 시점에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의 ‘신규채용’이나 ‘중규직(무기계약직)’이 아니라 진정한 정규직이라는 점, 하청업체 근속연수를 그대로 인정받아 동일한 직급과 호봉 적용 등 차별없는 근로조건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사측이 손해배상/가압류/가처분 신청 등을 취하하는 등 포괄적으로 타결하였다는 점,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에 있어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점 등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다음에도 확정 판결을 무시한 채 정규직화를 이행하지 않아 분쟁이 끊이지 않는 다른 사업장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불법파견 등 간접고용은 노동자들의 지위를 극단적으로 불안정하게 하고, 불합리한 차별로 일터에서의 기본적인 인권을 말살하는 비인간적 고용형태이며, 우리 법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고용방식이다. 비록 고용노동부와 1심 법원의 불법파견 인정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삼표시멘트가 이제라도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순리에 맞는 합의를 통해 노사간 신뢰를 회복하고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완전히 시정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반가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 하나 된 마음으로 싸워 온 조합원들과 이들을 지원한 노동·사회·종교단체 및 시민들의 연대가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리이다. 이번 합의가 불법파견이 만연한 시멘트업계 및 여러 사업장 문제해결과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에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좋은 일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장 사용자들의 각성과 함께 노동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엄정한 법집행이 더 많이 요구된다.
2017. 9. 2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