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강제해산의 진실을 밝힌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논 평]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강제해산의 진실을 밝힌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 정부는 무의미한 항소를 포기하고, 국회와 함께 제2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오늘 법원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첫째는 지난 박근혜 정부가 악의적으로 법을 왜곡하여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위법하게 강제로 해산시켰다는 것이고, 둘째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조위의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주권자들의 염원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의 활동을 설립과정에서부터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예산을 삭감하고, 조사권한을 축소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것도 모자라 법에 보장된 활동기간까지 무시하고 강제로 특조위를 해산시켰다.
「4ㆍ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은 특조위 활동기간의 기산점을 위원회가 ‘구성이 완료된 때’로부터 최장 1년 6개월이라 규정하고 있었다. 특조위는 2015. 8. 4. 예산을 배정받아 2015. 9.경이 되어서야 최초 조사개시결정을 할 수 있었다. 특조위는 또한 관계기관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아 강제해산될 때까지도 부족한 인원으로 운영되었다. 따라서 특조위 활동기간의 기산점으로서 위원회가 구성이 완료된 때는 그나마 인적·물적 구성의 기초가 갖추어졌던 2015. 8. 4.부터로 보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의 활동기간의 기산점을 특별법의 시행일인 2015. 1. 1.이라 주장하며 2016. 6. 30. 특조위를 해산시킨 것이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서울행정법원 2017. 9. 8. 선고 2016구합78097 판결)은 위와같이 다툼이 되어온 특조위 활동기간의 기산점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원은 “위원들이 2015. 1. 1. 이후에 임용되었고 그 후 상당 기간 동안 관련 시행령, 직원 임용, 예산 등 위원회 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조차 갖추어지지 않았음이 명백함에도 위 규정을 근거로 위원회가 구성을 마친 날이 2015. 1. 1.로 소급하게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특별법 제7조 제1항에서 정한 위원회의 활동기간(1년또는 1년 6개월)을 자의적으로 축소하는 해석으로서 부당하다”라고 설시하며 지난 박근혜 정부측의 주장이 자의적이고 부당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혔다. 그리고 특조위의 활동기간의 기산점을 2015. 8. 4.이라고 보는 것이 사법적으로도 타당함을 인정하였다.
위와 같이 이번 판결을 통해 지난 2016. 6. 30. 이루어진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특조위 활동종료 선언이 강제해산으로서 위법하다는 점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나아가, 강제로 해산된 특조위의 활동을 이어갈 제2기 특조위 구성의 필요성 또한 확인되었다.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고, 지금이라도 국회와 함께 제2기 특조위 구성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지난 박근혜 정권이 감추려 했던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 이는 소송을 진행한 43명의 조사관들과 이들을 대리한 우리 모임 세월호참사대응TF 변호사들뿐만 아니라 특조위에 몸담았던 모든 구성원들,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아직도 떠난 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 그리고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임을 명심해야한다.
2017년 9월 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