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 총파업 지지
적폐 경영진 퇴진 촉구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mbc)본부(mbc제1노조)가 내달 4일 김장겸 사장과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을 통한 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앞서 한국방송(kbs)의 양대 노조인 기자 중심의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kbs)본부(새노조)와 기술 직군 중심의 kbs노동조합(1노조)도 각각 내달 4일과 7일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들은 ‘(위 4인 등의) 적폐 경영진은 탄핵된 이전 정권에 의해 임명돼 국민의 방송이어야 할 양대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키는데 앞장섰으며 지금도 공정방송 실현을 가로막고 있기에, 이들을 퇴출시키지 않고서는 방송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 경영진 측은 ‘이번 파업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현 정권이 입맛에 맞는 새 경영진을 앉히고자 노조를 부추겨 비롯된 것’이라며 ‘정권에 맞서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켜내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의 보수 야당들도 kbs 이사·사장 및 방문진 이사에 대해 법률에 임기 규정이 존재하는 점을 들어 ‘공영방송 경영진의 임기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공정성 보장을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공영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서는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함이 바람직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지난 2008년 당시 이명박 정권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kbs 정연주 사장을 정당한 사유와 절차 없이 부당하게 축출한 과정에서 우리가 거듭 강조한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영방송 경영진의 임기 보장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건 무조건 지켜져야만 하는 고정불변의 절대적 가치라고 볼 수는 없다. 법률을 넘어 헌법에 임기가 규정된 국민 직선의 대통령도 법 위배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탄핵될 수밖에 없음이 바로 얼마 전 확인된 바 있다.
만약 공영방송 경영진이 방송을 사유화하고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등 심각한 비위를 저질러 공영방송을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비정상적 상태로 전락시킨다면, 불가피하게 그들을 물러나게 함으로써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길로 나아감이 단체법상 법리에 부합하게 소중한 사회적 자산인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길이 될 것이다.
kbs 사장에 대해 방송법상 해임 제한 등 신분보장 규정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그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도 있다고 본 판례(대법원 2011두5001 판결) 및 현행 법 해석상으로도, kbs 이사와 사장은 대통령(방송법 제46조 제3항, 제50조 제2항), 방문진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방문진법 제6조 제4항)가 각 임명권자로서 해임권한도 지니며, 주식회사인 mbc 사장은 선임권(mbc 정관 제27조 제1호)을 지닌 mbc 주주총회(방문진이 70% 지분의 최대주주이다)가 해임권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공영방송 경영진의 해임 사유로는 △ kbs 이사 또는 사장이 kbs의 공적 책임인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보도가 공정하고 객관적일 것, 국민의 기본권 옹호, 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관한 프로그램 편성에 있어 균형성 유지 등. 방송법 제6조) 등을 실현함(방송법 제44조)에 있어 재정운영 등 각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 △ 방문진 이사가 mbc의 공적 책임(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의 존중,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 등. 방송법 제5조)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에 이바지함(방문진법 제1조)에 있어 재정운영 등 각 직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 △ 감사원이 감사 실시(kbs-방송법 제63조 제3항, 방문진-감사원법 제23조 제7호) 결과 kbs 이사 또는 사장, 방문진 이사에게 문책사유(부실 경영, 인사 전횡, 사업 위법·부당 추진 등)에 해당하는 비위(非違)가 뚜렷하다고 인정해 임명권자 등에게 해임을 요구한 경우(감사원법 제32조 제9항) 등이 존재하며, 특히 주식회사인 mbc 사장은 상법 법리에 따라 mbc 주주총회가 경영판단 등에 따라 언제든지 해임을 결의할 수 있다(대법원 2004다25123 판결)고 할 것이다.
노조들에 따르면 위 경영진은 정권으로부터의 외압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패막이 역할에 대한 기대조차 저버린 채 오히려 앞장서 이전 정권의 이해와 이념을 대변·관철하기 위해 법원이 위법 무효로 사후 판단한 부당인사를 잇따라 저지르면서 제작 종사자들의 자율성을 짓밟았으며 지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부각시키는 등 불공정 보도를 주도해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등을 파괴함으로써 양대 공영방송이 최악의 어용방송으로 전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mbc의 경우 노조원 업무 배제를 담은 블랙리스트 작성 등의 부당노동행위, kbs의 경우 2011년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고대영 사장)과 관용차 사적 유용 사건(이인호 이사장)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위 경영진은 형사 고소 또는 고발된 상태이다. 노조들의 지적과 혐의 내용의 적어도 상당 부분이 사실로 보이는 이상, 위 경영진에게는 이미 충분한 해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특히 공영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수호하기는커녕 이를 유린하고 공영방송을 정권에 갖다 바쳤다는 비판을 받는 당사자들이 이제 와서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수단인 공영방송 경영진 임기 보장이란 명제를 내세워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려 함은 설득력 없는 자기모순적 이중 행태에 불과하다.
이에 우리는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노조들의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적폐 경영진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한다. 나아가 만약 이들이 끝내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각 임명권자가 이들에게 해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사유의 존재가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해임권을 행사할 것을 주장한다.
아울러 우리는 적폐 경영진 퇴진은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며 그 완성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지배구조개선 등의 입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다시 강조한다.
2017. 8. 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