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법원의 비이성적인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에 대한 무더기 실형선고를 규탄한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사 서호원)은 2016. 1. 13.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 7명(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동조합 동양시멘트지부 지부장 등 노조원 7명)에 대해 무더기 실형(징역 1년 6월에서 6월까지)을 선고했다. 매우 이례적이고 법리에는 물론이고 상식에도 부합하지도 않는 이번 판결에 우리는 벌린 입을 다물기 어렵다. 과연 법원이 이런 식으로 감정적으로 또 특정 의도를 가지고서 마구 판결해도 되는 것인지 우리는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판결에 도대체 무슨 정의가 담겨 있고 어떤 고뇌가 스며 있단 말인가? 우리는 이번 판결이 오로지 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면서 노동자들의 처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판결이라고 규정한다. 이번 판결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법원의 무더기 실형판결은 사건의 양형요소(원청인 동양시멘트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부당하다.
고용노동부는 2015. 2. 13. 동양시멘트와 하청노동자들이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있다고 판정했으나, 동양시멘트는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기 위하여 하청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도급계약 해지 및 이에 따른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해고가 원청인 동양시멘트의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해고이자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취급 및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 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그런데도 동양시멘트는 직접 고용조치 이행에 관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이에 하청노동자들은 부득이 부당해고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위 및 배경은 이 사건의 성격 및 위법성 정도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요인이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러한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대기업 총수에게는 곧잘 적용하던, 기업과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 운운하는 양형 요인은 불법을 시정하려는 노동자들에게는 조금도 참작되지 않았다.
2. 법원의 무더기 실형판결은 공소사실과 구형량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성을 상실한 과도한 판결이다.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은, 하청노동자들이 해고 전 일하던 49광구 앞에서 부당해고철회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행위, 동양시멘트(주) 관리직 직원들이 노조 현수막 철거하자 이에 하청노동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행위, 하청노동자들이 매각실사를 위해 출입하는 실사단에게 노조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한 비폭력적인 선전전이 전부이다. 업무방해의 유형, 폭력행위의 배경 및 상해의 정도에 비추어 통상적인 경우 실형이 선고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법원은 지부장에게 징역 1년 6월(구형과 동일), 부지부장에게 징역 1년 6월(구형 1년), 총무부장에게 징역 10월(구형 1년), 조직부장 4인에게 각 징역 6월(구형과 동일)을 선고하였다. 이것은 행위유형·배경, 피해의 정도 및 구형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성을 상실한 과도한 판결이다. 도대체 이런 선례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3. 법원의 무더기 실형판결은 현재 동양시멘트(주)가 진행하고 있는 민주노조파괴 및 소송취하전술에 힘을 실어 주기위한 편파적인 판결이다.
하청노동자들은 원청인 동양시멘트(주)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원청은 최근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민주노조 탈퇴 및 소송취하 공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일부 노조원들의 조합탈퇴 및 소송취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법원은 민주노조 조합원에 대해서는 무더기 실형선고를 하는 반면에, 민주노조를 탈퇴하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취하한 3명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 이들 사이에 행위의 차이와 구형량의 차이는 발견하기 힘들다. 이는 사실상 피고인들을 포함한 노조원들에게 민주노조탈퇴 및 소송취하를 강요하는 것이자, 동양시멘트(주)의 민주노조 파괴 및 근로자지위소송취하 전술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이 다각적이고 복잡한 노사관계에서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심히 부당한 것으로서 법원의 권한을 초월한 것이다.
4. 법원은 신속한 근로자지위확인판결로 동양시멘트(주)의 불법적인 고용형태 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는 법원의 실형선고를 전혀 수긍할 수 없고 재판권의 남용으로 규정한다. 현재 법원에게 주어진 유일한 책무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무더기 실형선고가 아닌 신속히 근로자지위를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동양시멘트(주)가 불법적인 고용형태를 시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법원 전체가 이런 비이성적인 판결 행태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기에 항소심에서는 이 판결이 응당 바로 잡힐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법원 내부적으로도 이런 무모한 판결에 비판이 일 것이라고 믿는다. 이 판결을 선고한 재판부와 판사는 그 오명을 쉽게 지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두고두고 그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구속된 노동자들이 모두 석방되고 동양시멘트(주)에 당당히 복직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16. 1. 1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 문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