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준석 선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야한다.

2015-11-13 30

이준석 선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야한다.

어제(12일) 대법원은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이준석 선장 등 15명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였다(2015도6809). 이준석 선장에 대해 1심은 유기치사죄 등으로 징역 36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한 항소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동안 대형참사가 벌어질 때면 현장 책임자만을 처벌하는 소위 “꼬리 자르기”가 반복되었고, 그 처벌수위조차 대체로 업무상 과실치사에 그쳤었다. 이러한 관행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의무를 버리고 제 목숨 챙기기에 나서게 하였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이제는 제 생명만 챙기지는 못할 것이다. 부족하나마 보다 안전한 사회로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바로 대법원이 조타수와 3등 항해사의 조타미숙이 침몰원인이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것은 검찰이 그 동안 내세워 왔던 세월호 침몰원인이 사실과 다를 수 있고, 여전히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선체인양을 통한 정밀조사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활동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모든 것의 끝이 될 수 있는 대법원 판결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그리고 재판으로 밝히지 못한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비롯하여 여러 의문점들에 대한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어제는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날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아침부터 아이들과 부산한 시간을 보냈을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수능시험장이 아닌 대법원으로 찾아 가야 했다. 그들의 아픔이 담긴 이번 대법원 판결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되새겨야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 이후의 우리사회는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는 우리의 각오를 조금이나마 실천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새겨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세월호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하여야 할 것이다.

2015. 11. 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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