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성명] 검찰은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욱 사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방침을 철회하라

2015-03-13 26

[성명]
검찰은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욱 사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방침을 철회하라

2009년에 일어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는 우리 사회가 7년이라는 시간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아픈 숙제이다. 그 긴 시간 동안 우리사회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26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의 소중한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해서 그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2명의 해고자가 한 겨울에 차디찬 70m 높이의 공장 굴뚝에 올라가야 했던 것은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굴뚝 위에서 농성을 하던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 오늘 89일 만에 땅을 밟았다. 오랜 기간 굴뚝에서 농성하던 김정욱 사무국장이 땅 밑으로 내려온 이유 역시 쌍용자동차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이다. 김정욱 사무국장은 교착 상태에 빠진 교섭을 타개하기 위해 농성을 중단한 것이다. 그런데도 경찰 당국은 김정욱 사무국장이 굴뚝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체포하였고, 현재 검찰 당국은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의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김정욱 사무국장에 대하여 구속 수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간신히 실마리가 잡힌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결을 가로막는 일이 될 것인바, 우리는 그러한 조치가 지극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검찰이 김정욱 사무국장을 구속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구속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쌍용자동차 경영진과 대화를 하고자 하고 전체 해고자들을 위하여 한 겨울의 추위를 감내했던 김정욱 사무국장이 도주할 이유는 전혀 없다. 또한 증거인멸의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없다. 김정욱 사무국장이 굴뚝에서 농성한 사실은 SNS에서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말없는 굴뚝도 그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

한편 추운 겨울 날 매연이 날리고 소음이 진동하는 굴뚝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고공농성을 한 김정욱 사무국장의 건강은 대단히 악화된 상태이다. 당분간은 절대적인 요양이 필요한 상황으로서 정상적인 수감 생활을 감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현재 쌍용자동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노사 양 당사자의 성실한 교섭과 공권력 행사의 자제이다. 2009년 당시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농성을 해산시킨다는 명목으로 투입된 경찰의 폭력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검찰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검찰이 무리한 구속영장의 청구를 강행한다면 이는 오욕스러운 과거를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최소한 이 사안에서만이라도 검찰이 법 정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만약 검찰이 끝내 형식적이고 편파적이며 비인간적인 법집행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노동자와 서민의 이름으로 그 부당성을 철저히 밝혀낼 것이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7년간의 비극을 한시바삐 끝내기 위해서라도 검찰의 현명한 처사를 기대하는 바이다.

2015. 3. 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 문 대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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