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쌍용자동차의 대법원 판결을 규탄한다!! 도대체 어떤 정리해고가 위법하단 말인가.
1. 2014. 11. 13. 대법원(3부, 주심 박보영 대법관)은 2009. 6. 8.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고 해고회피노력도 다하였다는 취지로 파기 환송하였다.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인정되고, 유형자산손상차손도 과다계상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상당기간 신규설비 및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데서 비롯한 계속적·구조적 위기라고 본 것이다.
나아가 인력 구조조정 규모도 모답스 기법 등을 활용하여 적정하게 산정하였고, 무급휴직은 최악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에 불과하며 부분휴업, 임금동결, 순환휴직 등의 해고회피 노력도 다하였다고 보았다.
2.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특히, ① 대법원은 법률심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심 법원이 인정한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② 입증책임이 있는 쌍용차의 주장이 대법원 쟁송 과정에서도 일관성없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였다.
3. 구체적으로 쌍용자동차의 경영위기는 2008년 들어 발생한 사정(금융위기, 유럽 환경규제, 경유가격 인상)에 기인한 것인데 이는 2009년 중반부터 개선되기 시작하였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했다.
유동성 위기 관련하여 대법원은 산업은행의 대출 거절을 근거로 쌍용차가 담보 대출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았으나, 쌍용차는 다른 방법(사채, 기업어음발행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대법원은 2009. 1. 당시 가용현금 규모와 2008년말의 유동성 상황에 대해서는 명백한 사실오인도 범하였는데, 법률심인 대법원의 권한도 벗어났으며 그 사실인정도 잘못된 것이다.
유형자산 손상차손 관련하여 당시 신차였던 C200(코란도C)의 경우 거의 개발이 완료되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최소한 이와 관련한 매출수량은 반드시 추정되었어야 하며, 안진회계법인의 감사조서에 의하더라도 기존차종의 경우 모두 공헌이익이 (+)였으므로 계속생산되어 판매되기만 한다면 반드시 미래현금흐름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울러 사실심 법원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신차종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구차종의 계속판매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계속기업의 가정에 위배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렇게 과대계상된 유형자산손상차손을 근거로 재무건전성 위기도 있다고 보았다.
인력구조조정 규모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쌍용차가 모답스 기법 등을 이용하여 적절하게 산출했다고 하였으나 산출 근거는 전혀 제시된 바가 없었고, 무엇보다도 대법원 쟁송 과정에서 구조조정 규모 산정의 핵심은 교대조 축소라고 변경하여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아무 판단을 하지 않았다.
해고회피노력의 경우에도 정리해고를 할 시점에서 무급휴직이 가능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 보고서(삼정KPMG 및 삼일)도 정리해고 후 1~2년 후부터 상당수의 신규채용을 전제로 하고 있었으므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로 정리해고 없이 버틸 수 있었고, 실제로 쌍용차 지부가 이를 제안(5+5)하였으나 쌍용차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4.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심리를 통하여 사실관계 변동이 있는 경우 다른 판단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유동성 위기, 유형자산손상차손 및 재무건전성, 인력구조조정 규모 산정 관련한 대법원 판단의 근거가 된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입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교대조 감축 문제 와 고용안정 협약 위반의 정리해고라는 점이 파기 환송심에서 다투어져야 할 것이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인고의 세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희망의 끈도 끊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희망을 안아올 것이다.
* 쌍차 정리해고 대법원 판결 규탄 별지
2014. 11. 1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