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및 자법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서

2014-07-16 541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및 자법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서

(보건복지부 2014. 6. 10.자 발표 관련)

 

 

□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

 

1. 개요

현행 의료법의 부대사업에 관한 규정은 ‘의료법인에서 개설’하고 ‘공중위생에 이바지’하며 ‘영리추구를 하지 않았을’ 때 허용됨을 분명히 하고 있음.(의료법 제49조, 의료법 시행령 제20조) 또한 위 조항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난 부대사업(수익사업)을 할 경우 의료기관 설립취소사유로까지 정하고 있음(의료법 제51조). 즉 의료행위의 전문성과 집중의 필요성, 의료 자체가 갖고 있는 공익적 성격으로 인하여 의료기관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은 본래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여기에 시행규칙에 위임한 사항은 문언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환자와 의료종사자의 편의 목적 사업으로 더욱 범위가 좁혀진 것임에도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건물임대, 외국인환자유치 등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명백한 사항이 대부분임.

 

2. 검토 의견 : 개정안 반대 및 철회 요구

 

.위임입법 원리 위반 의료법 위반

 

의료법 제49조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의료법 전체를 관통하는 의료의 공공성 및 당해 조항의 문언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부대사업의 범위를 정한 규정은 한정적 열거규정임. 그렇다면 부대사업의 범위는 법률에서 규율하는 것이 원칙이겠으나 전문성과 탄력성 등을 위하여 일부 부대사업 범위를 부득이 하위법령에 위임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음. 이 때 하위 법령이 규율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하여 법률에서 정한 것 이상을 규율할 수 없다는 것은 굳이 설명을 요하지 않음.

 

의료법 시행규칙에 위임한 사항은 문언에 나타난 바와 같이 ① 환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등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휴게음식점 등에 준할 것 ② 그 법인이 의료기관에서 개설한 것일 것 ③ 공중위생에 이바지하고 영리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범위내에 있는 것임. 그러나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위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 결과적으로 상위법을 위반한 것임이 너무도명백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임.

. 구체적 위반 내용

 

(1) 건물임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환자 등의 편의 목적으로 선량한 풍속을 해치거나 의료법인 설립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는 제한을 두었다고 하나 그 기준이 추상적인데다가 임대 가능한 범위 등의 제한이 없는 한 사실상 모든 업종에 대한 건물임대를허용한 것과 다르지 않음. 쉽게 말해 10층 건물에 1층만 의료기관이고 나머지 9층을 임대하여도 된다는 의미이고, 나아가 그 임대업종이 백화점이든 무엇이든 관계없다는 것임. 한차례의 진료를 해도 의료법인 고유목적 사업은 수행하는 것이 되고 와인판매업 같은 것도 환자나 종사자들의 ‘편의’를 위한 업종이라고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임. 즉, 물리적으로만 보아도 의료법인이 고유목적사업인 진료행위보다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건물임대업의 비중이 훨씬 커지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됨.의료법이 규정하는 부대사업이 위와 같은 본말이 전도된 영리추구사업이 아님은 명백하고 또한 시행규칙에 위임한 바도 없음.

 

건물임대 조항에서 특히우려스러운 점은 임대할 수 있는 시설개발, 즉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예정하고 있다는 것임. 이는 의료법인이 의료기관에게 임대할 수 있도록 하되 의료관광호텔사업을 하는 의원에게만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는 내용임. 의료관광호텔사업은 소규모 의원이 아닌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는 사업임이 명백하기 때문임. 의료기관에의 임대 뿐 아니라 네가티브 방식의 사실상 무제한 사업을 허용할 때, 임대수익이 진료행위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경우 진료는 축소될 수 밖에 없음. 반대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실패하였을 경우 그 타격이 클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의료기관마저 폐업위기에 몰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음. 이것이 의료기관의 지속성·안정성, 환자의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방해하는 것임은 다언을 요하지 않음.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인의 설립취지를 저해하는 건물임대를 막을 계획이라고 하나 이미 (위임범위를 벗어난)시행규칙으로 대부분을 허용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이 문제되는 건물임대에 대하여 무엇을 근거로 막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음. 상위법인 의료법 제49조 제3항에서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을 할 때 허가나 인가가 아닌 관할 시·도지사에게 신고로써 바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벌어진 건물임대사업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사후에 막겠다는 것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음.

 

(2)종합체육시설업, 수영장업, 체력단련장업, 장애인보장구 등 맞춤·제조·개조·수리업 등

 

정부는 위와 같은 시설이 환자·종사자 편의시설 또는 의료기술 활용이라 하나 상위법의 위임범위 내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움.

앞서 살펴 보았듯이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을 하는 것은 ‘의료기관에서’하여야 한다는 의료법의 규정이 있음. 그런데 위와 같은 시설은(장애인보장구 관련사업은 아니라고 보더라도) 큰 규모와 시설이 요구되는 것으로 기존 의료시설 또는 진료에 필요한 공간이 축소되지 않으면서 가능한 것인지 의문임.

기존 의료시설과 진료공간이 축소되지 않으면서 가능한 사업이라 보더라도 위와 같은 시설은 환자의 진료에 부수되는 운동, 보장구에 관련된 것임. 의료기관이 추천하는 운동 등을 거부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음. 위와 같은 사업을 위하여 환자에게 과잉 추천되거나 독점적으로 추천되는 것을 방지할 방법이 없다면 병원의 수익을 위한 부담이 고스란히 환자에게 지워질 수 밖에 없음.

정부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은 환자 대상 강매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면서 위 사업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 이유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여야 할 것임.

 

(3)의료관광분야

 

① 외국인환자유치의 경우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환자유치가 부대사업의 범위로 들어가는 것은 의료법과 맞지 않음. 환자유치는 일반 영리회사나 개인이 아닌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하게 되는 경우 의료행위의 일부가 되는지 아닌지 경계가 모호하여 일률적으로 금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법에서는 제27조에서 따로 규율을 하고 있는 것임. 외국인의 경우 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의료법 제27조 제4항에서는 보험회사 등의 외국인환자 유치금지를 두고 있음. 즉 외국인 환자 유치업은 현행의료법이 일부 제한을 제외하고 이미 허용하고 있는 의료행위 또는 의료행위의 일부로 되어 있는 것임.

이러한 외국인환자유치업에 대하여 의료법이 위임한 바 없는 부대사업(의료가 아닌 수익사업)으로 다시 정하는 것은 위임입법 원리에 반할 뿐 아니라 상위법을 잠탈하는 것이 됨. 즉 외국인환자유치업에 대하여 영리자법인이 수행하거나 건물임대 형식으로 이루어지게 될 경우 의료법 제27조 제4항에서 금지한 보험회사 등의 외국인환자유치를 간접적으로 허용하는 결과가 됨. 보험회사가 자법인에 출자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보험회사가 병원건물 일부를 임차하여 영업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여기에 보험회사는 출자만을 할 뿐 형식상 주체는 보험회사가 아니게 될 때, 실질적으로 보험회사 등이 외국인환자유치를 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임.

 

② 여행업, 국제회의업 등 : 보건복지부는 의료관광분야라 하여 환자 등의 편의를 위한 비영리시설이 아닌 여행업, 국제회의업 등을 시행규칙에 규정해 놓고 있으나 상위법인 의료법에서 전혀 위임한 바가 없음이 명백함. 내국인환자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한다는 대비책이 있다면 의료관광활성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음. 그렇다면 의료법을 개정하거나 의료법과 충돌하지 아니하는 별도의 법률로 규율할 일이지 의료법을 위반하여가며 시행규칙으로 정할 일은 아님.

.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함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는 목적으로 현행 부대사업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 제한 없이 수익사업을 하는 학교법인과의 형평을 맞추어야한다는 점에 있다고 함.(의료관광활성화 문제는 별론) 법률의 위임도 없이 또는 법률의 개정도 없이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우리의 법체계에서 용인되지 않음. 이는 행정부 독자적으로 국회가 입법한 것을 무력화시키는 삼권분립 원칙의 무시이고 위임입법 원리 위반임.

병원의 부대사업 또는 수익사업에 대한 현황 인식에도 문제가 있음. 의료법에서 부대사업 허용범위를 매우 좁게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공공성을 지닌 의료행위에 전념토록 하여야 국민의 보건권이 확립되기 때문임. 의료기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는 민간병원으로 하여금 알아서 수익사업에 치우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공염불이라 할 것임. 이런 점에서 현재 허용된 부대사업의 범위도 너무 많다고 볼 수도 있음. 병원의 수익악화는 염려되고 국민의 건강권이나 환자의 접근성, 편리성 등은 염려되지 않는다는 식의 상황인식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임. 또한 학교법인이 제한 없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도 잘못임. 사립학교의 경우 수익사업이 무제한이 아니라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학교경영에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한되어 있음.추상적 기준으로 인하여 교육(공익)에 지장이 있는지 없는지, 그에 따라 세금을 부과할지 말아야 할지 늘 다툼이 있을 뿐임. 국립인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 진료·교육·보건 등 공익사업만을 할 수 있을 뿐 수익사업이 허용되어 있지 않음.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그대로 강행할 경우 환자 권리의 축소 외에도 끊임없는 분쟁을 야기할 것이 명백함. 적어도 정부가 법을 무시하거나 법을 위반하고 있는 사태를 중지하려면 이번 개정안을 철회하고 법질서에 맞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여야 할 것임.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설립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

에 대한 검토의견

 

1. 개요

의료법은 고유목적사업 수행의 주체가 법인일 경우, 지분이나 이익배당 개념이 없는 비영리법인으로 할 것을 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리추구를 금지한다는 조항까지 두고 있음(의료법 제33조, 제49조, 제51조 등). 이는 의료라는 공공적 성격의 사업수행이 이익(영리)에 의하여 불안정화됨으로써 국민의 건강, 진료 등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임.

이러한 비영리법인을 모법인으로 하여 지분, 이익배당을 하는 영리회사(상법상 회사)로서의 자법인은 그 자체로 모순인데다, 국민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비영리법인 규정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임. 영리자법인 등 의료기관에 영리성을 부여하는 것은 현행 의료법과 충돌할 수 밖에 없어 전면적인 법개정 없이는 허용되지 아니함.

 

2. 검토 의견 : 가이드라인 반대 및 철회 요구

 

. 부대사업(수익사업)을 위한 자법인에 대하여

 

(1) 의료법인 및 부대사업 관련 규정의 의의 – 의료의 공공성

 

헌법재판소는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는 의료법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기업형 병원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는 영리추구를 우선하여,환자의 무리한 유치, 1차진료 또는 의료보험 급여 진료보다는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 왜곡,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미개설 또는 과소 공급, 과잉진료로 인한 의료과소비, 의료설비와 시설에 대한 과대투자로 장기적인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의학교육·연구 등 사회적 필요에 따른 요청의 경시, 소규모 개인 소유 의료기관의 폐업 등으로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로 의료비 지출 증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의 차별과 위화감 조성,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할 경우에는 관계계열사의 사업상의 필요, 투자자의 자본 회수 및 이윤배당 등에 따라 의료기관의 운영이 왜곡되고 의료의 공익성 내지 공공성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하므로,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료법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음.

 

즉,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경우 의료기관이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추구를 우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운영 왜곡, 의료의 공익성 내지 공공성 저해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임. 특히 민간병원이 90%를 차지하는 우리의 취약한 공공의료 현실까지 감안하면 영리법인의 의료기관개설은 물론, 자법인 형태의 영리화를 규율하지 아니하면 의료의 공공성 상실 등 사회적 영향력은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임.

 

(2) 현행법하에서 자법인 설립·운영은 불가함

 

헌법 제36조 제3항 및 의료법의 취지에 비추어 의료법인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추구를 우선할 수 없음. 의료법인은 성격상 비영리 재단법인이며,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임. 따라서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할 수 없으며, 나아가 의료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라 영리를 추구할 수도 없음.

 

의료법인이 영리 사업을 하는 자법인을 둔다는 것은 자법인의 운영을 통해 창출된 수익을 의료법인이 분배받아 이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이는 의료법인의 영리 추구 활동을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음. 또한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해야할 국가가 이에 역행하여의료법인에게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 추구를 우선시 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과 다름없음.

 

따라서 의료법인의 영리 목적 자회사 설립·운영 허용은 ① 의료법인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추구를 우선할 수 없다는 헌법 제36조 제3항, 의료법 및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② 의료법인의 설립 목적(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및 법적 성격(비영리 재단법인), ③ 의료법인의 영리 추구 사업을 금지한 의료법 시행령에 정면으로 위배됨.

 

또한 행정규칙에 불과한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으로 상위법령의 법원칙들을 무시하거나 우회하는 방법을 취해 상위법령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음. 헌법이 정한 법체계라는 면에서 의료법을 비롯한 관계 상위법 어디에도 행정규칙으로 정할 것을 위임한 바가 없는 것을 정한 것 자체도 위임입법의 원칙에 반하고 내용면에서 의료법인의 영리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위반을 담고 있기 때문임.이 점에서 가이드라인은구체적 내용을 살필 필요도 없이당연 무효임.

 

(3) 대외적으로는 효력이 없고 보건복지부 내부 기준에 불과한 것이라 해도 이를 근거로 구체적 처분을 하게 되면 헌법위반 등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그에 따라 수많은 분쟁과 혼란을 야기할 수 밖에 없음

보건복지부가 차용하고 있는 (성실)공익법인에 대한 상속세및 증여세법(이하 ‘상증법’)은 상속·증여가 민법상의 상속인이 아닌 학술·자선 등 공익사업을 하는 법인에게로 이루어졌을 경우 세제상의 혜택이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지 자법인과 아무 관련이 없음. 자법인 남용장치와는 더욱 관계가 없음. 보건복지부는 상증법을 차용하면서 자법인 설립, 운영, 남용방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처럼 오인할 여지를 주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이란 결국 ‘법률’이 아닌 또는 법률의 ‘위임 없이’ 행정규칙으로 의료법과 충돌하는 영리행위를 허용하고 나아가 자법인의 행위등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것에 불과함.

 

. 구체적 문제점

 

(1)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법인의 설립 자체부터 제한을 가하고 있음. 상증법상의 성실공익법인 요건에다가 의료법인 정관 허가 심사기준으로 자법인은 의료법령상의 부대사업만 할 수 있고 의료법인이 순자산의 30%이내에서만 출자할 수 있되 최다출자자여야 하고 부당내부거래를 제한하고, 자법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할 것 등등을 정하고 있기 때문임.

 

(2) 부대사업 수행과 관련하여

 

이미 의료법에서는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을 하는 경우 의료법인이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을 통하여 할 수 있도록 규율하고 있음. 그런데 자법인을 두어 부대사업을 하는 경우 위와 같은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은 행정규칙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 자법인을 두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많은 권리제한과 의무부과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의료법에 근거 없는 법률유보원칙의 위반임.

 

자법인의 경우 외부출자를 받는 것이어서 그 출자자로의 이익분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왜곡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해석하여의료법 전체의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아도 여전히 문제가 있음.

 

자법인은 법인 또는 회사간 지배·종속 관계라는 점에서 모법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지 법적으로는 독립된 주체임. 따라서 상법상 회사로 설립되는 자법인은 당연히 상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어서 의료법상의 부대사업외에 다른 사업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음. 자법인의 사업범위를 부대사업으로 한정하는 정관을 두어야만 허가하겠다는 것은 상위법인 상법을 무시하겠다는 법질서의 교란이라 할 것임.

 

반대로 의료법인이 가이드라인대로 자법인 설립을 허가받고 그 자법인이 정관과는 다르게 부대사업외의 영리행위(상행위)를 하였을 때 정관을 어겼다고 불이익을 가할 수가 없음. 행정청이 불이익을 가하려면 법률의 근거가 없으면 불가능한데(법률유보주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원칙, 조세법률주의원칙 등) 의료법, 상법, 세법 어디에도 상법상 회사가 광범위한 영리행위를 하였다고 불이익을 주는 근거가 없기 때문임.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51조를 들어 시정명령을 하겠다고 하나 위와 같이 현행법과 충돌하는 규정을 보건복지부 스스로 안내한 후 그 안내를 위반하였으니 불이익처분을 내린다는 것은 위법한 처분을 하겠다는 것으로 우리 법제에서 허용되지 않음.

 

(3) 의료법인과 자법인과의 관계에 대하여

 

가이드라인에서는 정관으로 자법인이 의료업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등 목적 및 행위 요건, 의료법인의 출자범위는 자산의 30%이내일 것 등 출자·배당·자법인 지배 요건, 부당내부거래 제한·자법인 채무 보증금지 등 공정요건, 자법인에 대한 관리·감독권한 등을 정하게 하고 이에 대한 허가여부를 정함으로써 영리자법인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법인에 대한 장악을 막겠다고 하나, 의료법·상법과의 충돌이 발생함은 물론, 이는 공염불에 불과할 것임.

목적 및 행위 요건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법률이 아닌 가이드라인으로는 상법상 회사에 대한 자법인 규제장치가 될 수 없음.

 

출자·배당·자법인 지배 요건은 그 자체로 공염불임이 나타남. 대표적으로 자법인 발행주식총수의 30%를 의료법인이 가지고 있고 그 의료법인이 최다출자자라고 한들 30%미만의 여러 출자자들이 함께 의사결정을 하면 의료법인의 의사결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 만일 그 자법인에서 이익배당 대신 대규모사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면 의료법인으로서는 부대사업을 하여 얻은 수익이 있다고 해도 의료업에 재투자하지 못하는 것임. 그에 따라 오히려 의료기관은 자법인으로의 출자 때문에 규모가 축소되고 의료기관으로 돌아오는 수익은 없어지게 되는 불안을 겪을 수 밖에 없음. 또한 자법인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을 경우 최다출자자인 의료법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그 피해는 의료기관의 축소나 폐지 등 환자가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임. 이는 의료법인이 자법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함.

 

부당내부거래 제한 등 공정요건도 마찬가지임. 모법인과 자법인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불공정 내부관계 위험은 상존하므로 위반시 처벌 등 강력한 규제 없이는 통제불가능함. 그런데 이를 법률이 아닌 가이드라인으로 규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의료법인 스스로 정관에 규율하고 이를 철저히 지킬 것을 바란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음.

 

무엇보다 영리자법인 도입방침이 발표되었을 때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병원과 의료연관사업(제약, 의약품도매상, 의료기기, 건강식품 등등)과의 유착, 그로 인한 의료비 상승과 우회적으로 잠식되는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고 오히려 위와 같은 길을 터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음. 정부 주장대로 자법인 남용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해도 가이드라인대로라면 의료연관사업 주체들이 자법인에 투자하고 그 지분을 가짐으로써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이익을 배당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음. 역으로 의료법인이 설립한 자법인이 부대사업을 표방하면서도 의료연관사업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함. 부당내부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의료법인의 선언으로 이를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할 것임.

.가이드라인은 철회되어야 함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정 없이 자법인 설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스스로도 의료법 개정없이 자법인을 허용할 수 없다는 법률자문 결과가 있음을 밝히고 있임. 법률개정인가 아닌가, 국민보건에 대한 영리화인가 아닌가의 중차대한 사안을 두고 의료법 개정없이 가능하다는 견해만을 취하여 가이드라인을 행정부 독자적으로 정한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에 그친 정도가 아니라 국회의 입법권한을 무시하는 것임. 법치주의 및 권력분립원칙, 의료 공공성에 위반되는 위헌적인 가이드라인은 당연 무효이고 보건복지부는 이제라도 위헌·위법적인 행위를 중단하여야 할 것임.

 

2014. 7. 1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IMG_4292[별첨] 의료법 관련조항 의료법 시행규칙 의견서

의료법 시행규칙 의견서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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