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와 한전은 행정대집행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2014-06-10 403

 

정부와 한전의 <밀양 송전탑 4개 움막 농성장> 행정대집행 강행에 대한 성명서

정부와 한전은 행정대집행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경남 밀양시와 경찰은 초고압 송전탑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의 농성장과 움막을 오는 11일 아침 6시를 기해 행정대집행 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 건설 계획은 2007년 산자부 장관의 사업승인 이후 8년째 강행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투쟁은 사업 계획이 알려진 2005년부터 지금껏 햇수로 10년에 접어들고 있다. 그 사이 두 분의 70대 어르신이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셨고 100명이 훨씬 넘는 주민들이 현장에서 병원으로 응급 후송되었으며, 70여명의 주민들이 사법처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밀양 주민들은 10년의 싸움 끝에 쫓기고 쫓겨 이제 4개의 공사현장에 설치된 움막, 농성장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4개의 움막 농성장은 밀양 주민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지키는 마지막 희망이며 보루이다.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은 10년간의 긴 처절한 투쟁만큼 주민들의 극한 마지막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구도 낳고 자라고 묻힐 산자락에 765kV 송전선이 건설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밀양주민들에게 또한 이를 강요할 수 없다. 특히 이곳에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목숨을 내건 채 구덩이를 파놓고 있으며, 가스통 등 위험인화 물질이 많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 몰린 경우 용산참사와 같은 참극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정부와 한전, 경찰, 밀양시가 져야할 것이다.

밀양 주민들은 지금 ‘마지막으로’ 정치권과 종교계의 대화와 중재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정부와 한국전력은 단 한 번도 주민들의 피어린 외침에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응한 적이 없다. 주민들은 마을 앞으로, 마을을 병풍처럼 감싼 100미터가 넘는 거대한 철탑이 세워지고, 거기에 주렁주렁 매달린 765kV의 초고압 전류가 만들어낼 지옥도를 피해가고자 철탑 위치라도 바꾸어주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송전선을 지중화 할 길이라도 찾아달라고 하였지만, 그것도 수용되지 않았다. 765kV아래에 ‘그대로 있으라’ 하였다.

또한, 수명이 다한 최고령 고리 노후 원전을 연장 가동하지 않는다면, 신고리 원전의 증설 계획을 조절하거나 일부 취소만 하더라도 밀양 송전탑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흘린 눈물 자국이 마르기도 전에 달려갔던 UAE 원전 수출을 위시한 원전 수출 드라이브가 아니었다면 밀양 송전탑 공사를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주민들은 “국가가 우리를 버렸고, 우리는 목숨밖에 남은 것이 없다”라는 절박한 심정 속에서 마지막을 맞고 있다.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은 마지막 최대의 참극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그런 만큼 강제 철거 시도는 중단되어야 하고 정부와 밀양시, 한전은 즉각 대화와 중재에 나서야 한다. 지금 당장 밀양 송전탑 현장으로 달려와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밀양 주민들의 피어린 울부짖음을 듣고 대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법이 현실의 고통을 담아내지 못할 때, 법이 정의를 실현하기는커녕 정의를 참담하게 배반할 때, 그러나 잘못된 법이 고쳐질 기약이 난망해질 때, 주민들은 결국 현장에서 법 대신 행동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모임은 밀양 송전탑 4개 움막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반대하며,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 저항하는 밀양 주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밀양시와 경찰은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한전과 정부는 대화에 나서라.

2014. 6. 1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성명]정부와 한전의 밀양송전탑 4개움막 농성장 행정대집행 강행에 대한 성명서(140610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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