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자!”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주민등록번호 변경> 소송 제기

2014-05-08 537

  [보도자료]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자!”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주민등록번호 변경> 소송 제기

 

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인권시민단체들과 소송인단은 어제 5월 7일(수) 서울행정법원에 ‘주민등록번호변경신청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향후 행정소송 진행 중 별도의 헌법소송도 제기할 것입니다.

 

2. 2014년 1월 8일 언론을 통해 KB카드에서 약 5300만명, NH카드에서 약 2400만명, 롯데카드에서 약 26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KCB신용평가사 직원이 전산 프로그램 개발 용역 수행 과정에서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많게는 18개 항목까지 유출하였습니다.

 

3.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개별적으로 유출된 몇몇 개인정보를 직접 변경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름, 전화번호, 카드번호, 통장번호, 비밀번호, 주소 등등 개인이 원한다면 거의 모든 개인정보를 변경할 수 있지만, 이미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만은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정부도 전 세계에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만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번 유출된 주민등록번호의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주민등록번호는 모든 개인정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일종의 만능열쇠입니다. 다른 개인정보를 변경하더라도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바탕으로 이를 재조합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출되었으나 회수 불가능한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한 국민들은 평생 2차, 3차 피해로 우려하며 살아야 합니다.

 

4. 이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국민들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구하는 신청을 했습니다. 시장·군수·구청장은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불허하며 “주민등록번호가 공공·민간에서 개인 식별번호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허용할 경우 각종 기록변경 및 신분확인 절차 등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 및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을 뿐입니다. 우리는 이제 소송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5. 시장·군수·구청장이 이미 유출된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거부하는 행위는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주민등록번호제도는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강력한 국민식별코드라는 점에서 그 자체에 위헌성이 있고 △생년월일, 성별, 출신지역 등의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 구성 형식에 위헌, 위법성이 있습니다. 또한 △주민등록법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하여 주민등록사항의 변경을 허용한다고 보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신분확인장치인 ‘이름’의 변경이 허용되는 이상 주민등록번호의 변경도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주민등록번호는 공공·민간에서 개인 식별번호로 널리 활용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으므로 ‘공공·민간에서 개인 식별번호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을 이유로 변경을 거부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고, △오히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피해자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여야 할 행정기관의 의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민등록번호 변경절차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주민등록번호 제도는 위헌이라 할 것인 바, 위헌적인 규정을 근거로 한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거부한 처분 또한 위법한 것입니다.

 

6. 주민등록번호는 국가의 번호가 아니라 개인의 번호입니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고객의 개인정보를 소홀히 여겨 국민과 고객의 개인정보보다 예산과 비용을 우선시 여기는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개인정보의 결정권을 돌려받아야 합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재앙이 되어버린 주민등록번호, 이제 우리가 그 책임을 국가에 묻습니다.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국민들의 희생을 담보한 국가의 행정 효율성과 기업의 고객식별 편의성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입니다! 법원은 우리의 청구를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7. 이번 공익소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후원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마련된 기금(www.socialfunch.org/no2idnum.korea)을 바탕으로 진행합니다. 끝.

첨부파일

140507[보도자료]주민번호변경소송.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