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철도민영화 중단을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철회하라.

2013-12-16 957

[성 명]

철도민영화 중단을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철회하라.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재적조합원 약 81.9%가 찬성하였고, 쟁의행위를 위한 모든 합법적 절차를 거친 파업이다.

철도노조의 요구는 분명하다. 바로 철도공사 이사회의 수서발KTX 법인 설립 및 출자 결의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수서발KTX를 철도공사가 아닌 다른 법인이 운영하게 되는 경우 철도공사와 그 소속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철도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수서역 신설로 인해 서울역 등을 이용하는 승객 이동으로 연 약 4,664억원의 수입 감소가 예상되고, 여기에 최근 8년간 평균 영업적자인 약 5,600억원을 더하면, 총 연간 1조 2백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철도공사가 이와 같은 대규모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 적자 노선을 폐지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고, 철도공사의 KTX 운행 감축으로 철도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와 전보 등 근로조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필연적으로 철도공사의 인력 감축, 근로조건 후퇴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또한 수서발KTX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는 경우, 주식회사의 본질상 주식의 양도와 처분 가능성이 존재하고, 역시 적자 해결을 명분으로 수서발KTX 주식회사의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국민의 철도를 재벌과 대기업의 소유로 팔아버리려는 우회적 민영화로 이어질 것이다.

매일같이 국민의 발이 되어 철도를 운행하고 관리하는 철도노동자들은 본인들의 근로조건 문제가 국민의 기본권과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파업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불법파업이라 매도하고 조합원들에 대하여 업무방해죄로 고소하는 한편 검찰은 체포영장을 청구하기까지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0년 정당한 쟁의행위인 경우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특히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종래 판례를 변경하여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임을 이유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 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 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지금보다 참가규모가 더 컸던 2009년 철도노조 파업에 대하여도 위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대전지법 등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철도노조는 12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12월 9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철도공사도 12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비한 대책을 발표하였다. 그 외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위하여 필요한 조정 등의 법적절차를 모두 거쳤으며, 필수유지업무 대상자 지정협의를 사전에 완료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에 들어간 경우가 전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당국은 오로지 체포영장을 청구하기 위하여 철도노조측의 조사연기신청에도 불구하고 고소장이 제출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연속으로 3회의 출석요구서를 발송하는 등 비정상적인 수사를 진행하였다. 이처럼 정부와 철도공사는 수서발KTX 주식회사 설립에 대한 어떠한 합리적 해명도 없이 오로지 철도노조의 파업을 탄압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부당한 공권력 집행에 대하여 단호하게 체포영장을 기각해야 마땅할 것이다.

우리 모임은 철도 민영화 중단을 위한 정당한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이를 불법파업이라고 섣부르게 단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불법으로 호도하는 정부와 철도공사의 탄압에 반대한다. 철도는 이동권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위한 수단이며, 오로지 국민의 것이어야 한다. 정권은 철도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철회하여야 한다. 그리고 즉각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한 탄압을 멈추고, 철도를 민영화하려는 모든 움직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13. 12. 1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장 주 영

13-12-사무-05 [성명] 철도민영화 중단을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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