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투표시간연장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 국민의 선거권행사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안일한 것이다.

2013-07-26 202

[논 평]

투표시간연장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

국민의 선거권행사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안일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어제 “투표소를 선거일 오후 6시에 닫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이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로 위 규정은 오전 6시에 투표소를 열게 하여 근로자가 출근하기 전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는 점, 근로기준법 제10조가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투표를 위하여 필요한 시간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통합선거인명부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누구든지 사전신고를 하지 않고도 부재자투표가 가능해진 점,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일이 관공서의 공휴일인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일이 관공서의 공휴일이라는 것만 고려하고 관공서가 아닌 사기업체의 경우 공휴일이 아니어서 국민의 많은 수가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일에도 출근을 하여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 근로기준법 제10조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의 경우 그 신분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투표권행사에 필요한 시간을 요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도 무시한 것이다. 그리고 수도권 근로자 4명 중 1명은 출근을 위하여 1시간 이상을 소요해야한다거나 가족이 있는 여성근로자의 경우 아침 출근 전 가족들의 식사를 챙기는 등 실질적으로 일과전 시간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살피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사전신고 없이도 부재자투표가 가능해진 점이 있지만, 제한된 부재자투표일에, 한정된 부재자투표소를 이용하여 투표하여야 하기에 부재자투표소를 대폭 확충하는 등의 추가적인 비용투입 없이 이 제도개선만으로 투표권행사의 불편이 얼마나 해소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국민들의 실제 생활모습과 그로 인한 선거권행사의 제약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고, 투표권 행사에 대한 조금의 개선을 과장하여 평가한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선거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55조 제1항의 투표시간 제한 규정을 합헌이라고 판단한 이번 헌번재판소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서 매우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2013년 7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장주영

 

[논평] 투표시간연장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 국민의 선거권행사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안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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