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구속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3-06-13 167

[성명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구속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3. 6. 13.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따른 희생자들의 죽음은 권력에 의해 또 다시 수모를 당하고야 말았다.

 

쌍용자동차는 2009년 거짓 회계 조작을 통해 2,646명을 정리해고 하였다. 그리고 일자리를 잃고 가정이 붕괴된 상황에서 해고노동자와 가족들 24명이 세상을 떠났다. 위법한 정리해고를 막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쌍용차지부 조합원들과 시민들은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권력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대한문 앞 한 뼘의 땅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화단을 만들고 꽃을 심었다. 사람의 생명과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도로에 배치되는 꽃밭을 만들어 밀어낸 형국이 되었다. 중구청과 경찰, 그리고 권력의 치졸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쌍용차지부는 지금까지 적법하게 집회신고를 해왔다. 그러나 중구청은 공무라는 이름으로 천막을 부수었고, 경찰은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였으며, 검찰은 일반교통방해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하였다. 헌법상 보장된 최소한의 집회의 자유와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지자체와 행정부․경찰․검찰로 이루어진 권력 앞에서 여지없이 짓밟혀버렸다.

 

법원은 김정우 지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권력의 손을 들어주었다. 쌍용차 정리해고의 불법성에 대한 진상규명과 국정조사를 요구한 행위가, 집회의 공간을 빼앗는 공권력에 저항한 행위가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치는 범죄행위로 둔갑되었다. 민주주의는 소리와 표현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대한문 앞 쌍용차 문제해결 요구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가? 사람의 인신을 구속하기 위해서는 “1)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2)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3) 도망하거나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고려하여” 구속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김정우 지부장에게는 일정한 주거가 있고, 경찰의 24시간 채증으로 인해 증거를 인멸할 어떠한 수단도 없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처럼 증거인멸을 지시할 사회적 지위에 있지도 않다. 또한 김정우 지부장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단 한 번도 대한문 앞에서 도망을 하거나 시도한 바도 없다. 그러나 법원은 경찰과 검찰의 구속요건에 맞지 않는 영장청구에 굴복하고 말았다.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어야 할 법원이 권력과 같은 편에 서고 있는 것이다.

 

재벌들이 조세도피처를 만들어도, 전두환씨가 국가반란으로 재산을 모아도, 현대차회장 정몽구씨가 파견법을 위반해도, 전국정원장 원세훈씨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선거에 개입해도, 검찰은 무력하기만 했다. 그러나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영정을 지키고 더 이상의 사회적 타살을 막고자 하였던 한 노동자에 대해서 경찰, 검찰 그리고 법원은 구속요건에 맞지 않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해 버렸다.

 

억울하게 정리해고 된 노동자, 불법파견 된 노동자, 노조탄압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상징이 된 김정우 지부장에 대한 구속은 차별과 해고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 바로 그것이다. 권력과 법원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집회금지와 인신구속으로 봉쇄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국민의 목소리를 감옥에 가두는 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요 독재정권의 부활을 의미한다.

 

법원은 김정우 지부장을 즉각 석방하라. 정부와 국회는 다시 불거진 쌍용자동차 회계조작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2013. 6. 13. (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권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