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경찰창정 규탄 기자회견문

2008-06-27 173

 

<기자회견문> 경찰청장은 무차별연행과


변호인의 변호권 침해에 대하여 사과하라




이명박 대통령의 불법집회 엄중단속 발표가 나오자마자 경찰은 2008년 6월 25일 하루에만 140여명을 연행하였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집회에 참가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 한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인 연행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2008. 6. 25. 18:40경 경찰은 경복궁역 근처에서 단지 삼삼오오 인도에 앉아있던 시민들을 갑작스레 둘러싸고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연행을 하였다. 당장 집회를 하고 있지도 않고 도로를 점거하지도 않은 시민에게 해산명령을 내린 것은 명백한 불법체포행위이다.




무차별적인 연행이 이루어진다는 시민들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갔던 민변 소속 이재정, 강영구 변호사는 당연히 “인도에 있는 시민을 왜 연행하느냐”며 항의하였다. 어처구니없게도 경찰은 이들 변호사마저 연행하여 강북경찰서에 구금하였다.




헌법 제12조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정하고 있다. 피의자는 자신을 적극 방어할 헌법상 권리를 가지고, 이로부터 도출되는 변호인의 접견교통권과 변호권 역시 두말할 필요없이 헌법상 권리로 인정된다.




경찰은 두 변호사가 시위대와 함께 시위를 하였기에 현행범체포하였다고 주장하나,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드러났듯이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두 변호사는 위법한 현행범체포 상황을 발견하고 항의하였던 것이고, 이는 전적으로 변호인의 접견교통권과 변호권의 행사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시민은 물론 이들까지 연행한 행위는 근본적으로 형사절차상 인권의 근본원칙을 부정하는 위헌적 만행이다.




게다가, 두 변호사가 연행 이후 줄곧 위법연행?구금의 위법성과 즉각 석방을 주장하고 경찰서장 면담을 요구하였음에도, 경찰은 검사 지휘만을 내세우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또한, 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 제32조에서 ‘현행범인을 체포하였을 경우 지체없이 조사하고 계속 구금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수사가 끝난 뒤에도 연행자들을 계속 구금하였다.




지난 한달 여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등의 침해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제 노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민변은 사태의 중대성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는 것은 경찰청장이 그러한 지시를 내리거나 이를 방조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경찰청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민변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침해와 불법감금에 대하여 빠른 시간 내에 어청수 경찰청장과 현장 책임자를 형사고소하여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며, 경찰청장의 공식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변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경찰은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연행과 폭력적인 진압을 중단하라!


1.  무차별적으로 연행된 시민들을 즉각 석방하라!


1.  변호사의 인권침해감시활동을 보장하고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침해를 중단하라!


1.  경찰청장은 무차별적 연행과 접견교통권 침해를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2008. 6. 2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백승헌


<촛불시위 과정에서의 접견교통권 침해사례>




가. 2008. 6. 2. 접견교통권 침해(오윤식 변호사)




민변 소속 오윤식 회원은 2008. 6. 1. 18:00경부터 그 다음날 05:30경까지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벌이던 중, 6. 2. 03:00경 세종로 일대 이순신 동상 일대에서, 경찰의 시위에 대한 해산 및 체포작전이 시작되어 시위대가 현행범체포되자, 행여 있을지도 모르는 전경의 시위참가자 폭행을 감시하고 연행된 피의자에게 법률적 조력을 제공하고자 연행된 피의자를 뒤따라 이순신 동상으로부터 약200미터를 광화문 방향으로 차도를 이동하여 전경 호송차까지 갔다. 오윤식 변호사는 바로 전경호송차 중앙 문 앞에서 현장지휘자로 보이는 성명불상 경찰관(사복차림)에게 ‘현행범인으로 체포한거죠? 변호사인데 피의자들과 접견하겠습니다’고 접견을 요청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위 경찰관은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당시 오윤식 변호사는 ‘인권침해감시단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이라는 가슴띠를 두르고 검은색 샘소나이트 가방을 들고 넥타이를 맨 양복차림이었으므로, 외관상 변호사임을 알 수 있었다). 오윤식 변호사가 다시 지휘자에게 변호사신분증을 꺼내보이며 ‘저는 변호사입니다. 체포된 피의자들과 접견하겠습니다’고 하며 접견을 요청하자, 경찰관을 비롯하여 그곳에 있는 몇몇 경찰관들이 ‘접견신청서를 가져와라’, 지금은 안되니 나중에 시켜주겠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며 접견을 거부하였다. 이에 오변호사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이 시기적으로 제한받습니까‘라며 강하게 항의하며 다시 접견을 강력히 요청하였고, 그래도 접견이 허용되지 않자 전경호송차로 올라갔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몇몇 경찰관들(모두 사복차림)이 오윤식 회원의 팔과 허리 등을 잡고 들어내다시피 하여 전경 호송차 밖으로 강제로 내쫓았다.




나. 2008. 6. 7. 접견교통권 침해(김종웅 변호사)




김종웅 변호사는 2008. 6. 6. 20:00경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로 일대에서 ‘인권침해감시단’ 소속으로 인권침해감시활동을 수행하던 중, 6. 7. 02:00경 연행 움직임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오윤식 변호사와 함께 새문안교회 근처로 이동하여, 성명불상 시위참가자가 연행된 사실을 인지하였다. 이에 김종웅 변호사는 현장지휘자에게 변호사신분증을 꺼내보이며, ‘저는 김종웅 변호사입니다. 방금 연행된 피의자와 접견하겠습니다. 연행된 피의자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세요’라며 접견을 요청하였으나, 지휘자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채 시종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고, 이에 김변호사는 ‘현장지휘자 없습니까? 저는 김종웅 변호사입니다. 연행된 피의자를 접견하겠습니다’며 약20여분간 목이 터져라 수차례 접견을 요청하였음에도 경찰은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았다(당시 상황은 오윤식 변호사와 현장기자가 목격하고 촬영하였다). 김변호사는 한참만에 간신히 전경 사이를 뚫고 현장지휘자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고, 현장지휘자에게 방금 연행된 피의자가 간 곳을 물어 종로경찰서로 연행되었다는 말을 들은 후, 오윤식 회원에게 종로경찰서로 접견을 가도록 연락하였다. 오윤식 변호사가 연락을 받고 종로경찰서로 갔으나, 그곳 담당형사는 ‘시위하다가 종로서로 연행된 사람은 없어요. 원래 종로서로 시위 연행자들이 오지 않아요. 시위연행자들이 연행되면 시위대가 종로서를 타격하기 때문에 이곳으로 연행하지 않습니다’고 하였다. 전후 사정을 종합하면, 새문안교회 현장지휘자가 김변호사에게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다. 2008. 6. 1. 접견교통권 침해(이재정 변호사)




2008. 5. 31. 20:00부터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벌이던 이재정 변호사는 2008. 6. 1. 05:30경 시민과 시위대진압중인 경찰사이에서 대치상황을 조절하고 경찰에 무리한 진압정지를 설득하던 중 살수차가 동원, 직격살수, 방패, 곤봉 등으로 경찰의 과도한 폭력진압이 있던 상황에서 인권침해 감시활동 중인 변호사임을 표시하는 조끼를 입고 있었고 인권침해 감시활동중인 변호사라는 것을 여러번 알렸음에도 연행되어 용산경찰서로 이송되었다. 용산경찰서에는 이재정 변호사외에도 함께 연행된 김광중 변호사와 10명의 연행자가 더 있었다. 이재정 변호사는 같은 경찰서 4층에 있는 지능팀에서 6명의 피의자 접견을 제안하여 변호인 접견을 하였다. 그런데, 담당 조사관은 자신이 사무를 집행중인 성명불상의 팀장 책상 바로 앞 테이블에서의 접견만 허용하였다. 이에 이재정 변호사는 접견을 위한 별도의 장소를 마련하거나 성명불상의 팀장이 가청거리 밖으로 퇴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하고 접견을 하지 못하였다. 이는 경찰관 등에 의한 접견내용 청취, 녹취를 통한 부당한 침해를 금하는 것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보장의 기초임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은 상황으로 위법하다.




라. 6. 25. 접견교통권 침해(설창일 변호사)




민변 인권침해감시단 소속 설창일 변호사는 2008. 6. 25. 02:00 종로구 소재 새문안교회 뒤쪽에 시민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력을 위해 그 곳에 이르렀는바, 동대문경찰서라는 표식을 부착한 경찰버스에 8명의 시민이 체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주위에 있는 시민들로부터 전해 듣고, 경찰버스에 탑승해 있는 경찰들에게 변호사 신분증을 제시하며 체포된 시민들에 대한 접견을 하겠다고 하였으나, 위 경찰들은 위 버스 문을 열어주지 않고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 등 체포되면서 미란다원칙을 고지 받은 시민들과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하였다.




또한 설창일 변호사는 2008. 6. 25. 19:00경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시민들이 연행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이르렀는바, 이미 약 6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의해 체포된 후 경찰 수명에 의해 둘러싸인 채 감금되어 있었는바, 위 6명은 변호사들이 조력을 위해 그곳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에게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고함을 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본 변호인이 경찰관들 사이로 체포된 사람들에게 접근조차 할 수 없게 하였다.




2008. 6. 25. 19:30경 경복궁역 근처에서 체포되어 성북경찰차 소속 경찰버스로 인치되는 시민들을 접견하기 위해 버스 차에 오르려고 하자 , 본 변호인의 신분을 밝혔음에도 접견할 수 없고 이후 경찰서로 찾아서 접견하라며 본 변호인을 완력으로 차에서 하차하게 하였다.




마. 법적검토




대법원은 일관되게 접견교통권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나 피내사자의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므로 법령에 의한 제한이 없는 한 수사기관의 처분은 물론 법원의 결정으로도 제한할 수 없다(대법원 1996. 6. 3.자 96모18 등)고 판시하고 있다. 헌법 제12조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으므로 가. 나. 라 사례는 모두 접견교통권을 침해한 것이다. 또한, 변호인과 신체구속된 피의자의 접견교통의 비밀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고, 접견시 경찰관의 참여나 청취 또는 녹취는 금지되므로, 다.의 사례 역시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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