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희망버스는 무죄다. 희망버스를 가두지 말라!

2011-11-15 113

[논 평]


희망버스는 무죄다. 희망버스를 가두지 말라!


–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경찰 자진출석에 즈음하여 –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13일, 309일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51)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또한 김 위원과 함께 106일 동안 농성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이미 경찰은 앞서 100여명이 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하여 무차별적인 소환장 발부와 더불어 체포영장에 이은 구속영장을 신청하였으나, 번번히 기각당한바 있다. 법원의 숱한 영장기각은 구속영장 발부요건의 당부를 떠나, 정리해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 노동문제에 대한 검찰, 경찰의 편향된 시각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한진중공업이나 김진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해고의 자유와 비정규직 확산이라는 노동의 위기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구하는 것이다. 희망버스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조직과 지역, 직장이라는 좁은 이해관계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를 보여주었다. 더 이상 눈물 흘릴 수 없고, 더 이상 절망할 수 없는 끝자락에서 전국의 이름 없는 사람들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물대포를 맞아가면서, 발랄한 기상으로 깔깔거리며 놀다 갔다. 이로써 이들은 충분히 사회적 무죄를 선고받았다.


 


희망버스 관련 소환장을 발부받거나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이 자진하여 경찰에 출두한다고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미 한진중공업 노사는 노사 당사자뿐만 아니라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이르기까지 민․형사상 고소, 고발을 취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도주할 의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알고 있어 숨길 게 없으며, 한 사람의 자발적 참가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경찰과 검찰은 노사의 자율적 합의정신을 존중하여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등을 청구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희망버스는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기획단이고 참가자이다. 희망버스가 부산으로, 서울로 달려간 것은 구조조정 중단 합의를 어기고 고액 주식배당금을 챙기면서 강행한 자본의 광기에 대한 저항인 것이다. 희망버스는 송경동, 정진우 등 일부 참가자들의 경찰출두 이후에도 달릴 것이고, 달려야 한다. 1400일 넘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재능교육과 5년째 정리해고에 맞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콜트 콜텍 노동자, 그리고 엊그제 해고노동자의 아내가 19번째의 시신으로 발견된 쌍용자동차, 강정마을, 굴욕적인 한미 FTA 등 우리사회의 절망을 넘어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만인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또 달려갈 것이다. 왜냐하면 희망버스는 만인이 일궈낸 희망의 노래이고, 소금 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희망버스는 무죄이다. 희망버스를 가두지 말라!


 



2011년 11월 1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권 영 국 

첨부파일

111115_논평_희망버스자진출석.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