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선재성 전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기소에 부쳐 –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과 지역법관제도의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다.

2011-06-21 107

[공동논평]


선재성 전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기소에 부쳐


–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과 지역법관제도의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다.


    


 오늘 검찰이 선재성 전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뇌물수수, 변호사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선 판사의 중고대 동창인 강동욱 변호사를 뇌물공여, 변호사법위반, 강요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였다. 검찰에 따르면 선판사는 강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자신이 법정관리를 담당한 업체 두 곳에 강변호사를 선임하도록 지시하여 변호사법을 위반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파산부 재판장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강변호사는 법정관리업체의 관리인이 되도록 선판사에게 말해서 선임되도록 해주겠다며 5천 2백만원원을 받았고, 법정관리가 개시되는 회사의 법정관리인이 되도록 선판사에게 말해서 선임되도록 해주겠다며 최 모씨로부터 5천 2백만 원을 받았으며, 선판사가 알선한 2곳의 법정관리 업체의 변호사로 선임된 후 그 두 회사로부터 거액을 빌려 간 회사의 채권 추심업무를 맡게 되어, 채무자격인 회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당신들 행위가 배임죄다 형사고발하겠다. 선부장의 뜻이다.’고 협박하여 백억 원 이상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고위 법관과 변호사가 직무수행과정에서 이토록 비윤리적인 범죄를 저질러 기소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일로 가뜩이나 취약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금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사법부 자신은 물론 법조계 전체를 위해서 이번 사태의 진실을 철저히 가리고 엄정히 그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다. 검찰이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 전 판사를 수사하여 기소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이후 재판과정에서 법원은 온정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법과 증거에 따라 공정하고 엄격한 판단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일차적으로 선 전 판사가 법관으로서 기본적인 윤리의식을 갖추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선 전 판사의 부적절한 처신과 특정 변호사와의 유착이 장기간 동안 묵인되고 방치된 것은 지역사회의 폐쇄성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장기간 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역법관제의 폐해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지역법관의 잘못된 판결이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하여 법원 내․외부에서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론화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역법관제도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이 사안의 구조적, 제도적 요인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법원의 비협조와 강제조사권이 없는 현실상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근본적 개선책을 제시하는데 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의 진상조사 개시 이후 광주지방변호사회, 검찰, 대법원이 적극적으로 조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조사는 이것으로 종결하고 이후 검찰과 사법부의 조치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이후에도 지역법관제도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법부에 촉구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은 훼손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법관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포함한 제도적 개선책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2011년 6월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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