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제 지킴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헌법 소원 기각 민변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11. 8. (목) 11:00 헌법재판소 앞
– 주최 : 민변, 중소상인 네트워크, 경제민주화 국민운동본부
– 유통산업발전법 헌법소원 기각 의견서 제출 : 기자회견에 이어
1. 안녕하십니까. 귀 언론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 장주영 변호사)은 경제민주화 국민운동 본부, 중소상인 네트워크와 연대하여 11. 8. (목) 11:00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형마트들이 제기한 유통산업발전법(의무휴업제 관련)에 대한 헌법 소원을 각하, 기각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기자회견을 가집니다. 이외에도 향후 민변은 관련한 행정소송에 대해서도 전국적으로 적극적인 보조참가를 통하여 의무휴업제의 합헌, 합법성을 알리는 의견서를 제출하여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제 무력화 시도를 저지해나갈 예정입니다.
3. 합정동 홈플러스, 양평 코스트코 등 공룡과 같은 대형마트들의 횡포에 대적한 중소상인들의 힘겹고 지난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칫 지치고 무감각해지기 쉬운 이 싸움에 아무쪼록 기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 기자회견문은 당일 배포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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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장 주 영
<첨부>
유통산업발전법 헌법소원 각하/기각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문
“공룡이 있습니다. 이 공룡은 잡식성입니다. 삼겹살, 청바지, 망치, 연필, 장난감, 속옷, 과일, 야채, 생선, 치킨, 피자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이 공룡은 번식력 또한 왕성하여 급속한 속도로 퍼져 대한민국 전역을 장악하였습니다. 공룡은 같이 살 마음이 없었습니다. 중소상인들이 품목조정 또는 영업시간 조정을 상의해보려고 했지만 공룡은 협상 자체를 거부하였습니다.”
1999년 46조원에 이르던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잡식성 공룡에 비견되는 유통재벌의 등장으로 10년이 지난 지금 현재 그 절반이하인 24조원으로 줄었다. “편리”라는 미명하에 연중무휴에 새벽까지 영업을 강행하면서 비정규직 판매직원들의 노동력 착취를 바탕으로 대형마트는 계속 몸집을 불려왔다. 같은 기간 7조원에 불과하던 대형마트 공룡들의 매출액은 36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같은 시장을 두고 살아가는 수많은 중소상인들이 생업의 터전을 떠나가야 했던 반면 그 경제이익이 소수의 유통재벌들에게 집중되었다. 또한 대부분 여성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장시간 저임금에 혹사되는 것뿐만 아니라 하지정맥류 등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두고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는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월 2회내 휴무, 오전 0시~8시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재벌들은 자신들의 직업 행사의 자유 및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위 조항과 관련 조례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그 심사를 받기 위해 제대로 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그 법령 또는 조례만으로 직접 기본권 침해가 발생해야 하는 침해의 직접성, 다른 법률 구제수단이 없어야 하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위 조항은 행정청의 별도의 처분이 있어야 하고, 그 구체적인 처분 역시 일의적이고 명백하게 규정된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사정에 따라 재량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위 조항에 근거한 지자체의 조례 역시 행정소송이라는 다른 법적절차가 있어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더욱이 이미 조례가 다른 내용으로 개정 되었으므로 권리보호 이익 또한 없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헌법소원은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심사의 첫 문턱 자체를 넘을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직업 행사의 자유는 어떠한 제한도 가할 수 없는 절대적 기본권이 아니라 직업의 자유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그 제한의 폭이 큰 상대적 기본권에 불과하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도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119조 제2항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위한 규제와 조정을, 제123조 제5항에서는 중소기업 육성과 발전에 관한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그들의 직업행사의 자유와 중소상인들의 생존권,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한번 저울에 달아보자. 유통재벌의 영업의 제한 정도는 고작 한 달에 두 번, 그리고 심야시간에 영업이 금지되는 것이다. 반면 그로 인하여 얻는 무엇인가. 의무휴업제를 통하여 인근 중소상인들의 매출액이 적어도 11% 이상 증가 되었고 이는 앞으로 중소상인들의 생업권을 보장할 바탕이 된다.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또 어떤가. 그녀들은 쉬어야 할 때 쉴 수 있는 휴식권을 얻게 되었다. 이렇듯 모두가 “함께” 살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제시된 유통산업발전법상의 의무휴업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어느 쪽이 무거운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제도는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중소상인들도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에 불과하다. 유통재벌들은 지난 10월 말 상생협의회를 구성하여 말로는 ‘출점자제, 자율적 휴업실시’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헌법소원 꺼리조차 되지도 않는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도 모자라 전국 곳곳에 관련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지자체의 상생의 노력들을 무력화 시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조례가 행정처분이 일부 절차상의 하자를 시정한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본 모임은 헌법소원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각하되어야 하거나 의무휴업제 등이 대규모점포 등의 직업의 자유나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전혀 없으므로 합헌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의견서를 제출한다. 본 모임은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중소상인 네트워크, 경제민주화 국민운동본부와 연대하여 앞으로 전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소송에도 보조참가를 통하여 적극적인 법률 대응을 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