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미군 성폭행 피의자의 신속한 구금인도와 불평등한 한미 SOFA협정의 전면개정을 촉구한다.

2011-09-30 182

[성명] 미군 성폭행 피의자의 신속한 구금인도와 불평등한 한미 SOFA협정의 전면개정을 촉구한다.


 


지난 24일 새벽 동두천에서 만취상태인 주한미군이 한 고시텔에 들어가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다. 2사단장은 즉각적인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미 국무부 인사들이 주미 대사에게 전화를 하여 유감을 표명하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피의자인 주한미군의 신병이 미군측에 있고, 신속한 구속 수사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사당국은 신속히 미군으로부터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구금인도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외교부는 SOFA(Status of Forces Agreemont,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겠다는 불분명한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미군 성폭행 피의자의 신속한 구금인도와 불평등한 한미SOFA협정의 전면개정 촉구하는 입장을 밝힌다.


 


1. 한국 법무부와 검찰은 즉시 미군 당국에게 구금인도 후 24시간 내 기소의 제한이 없는 한미 SOFA협정 제22조 제5 ()에 관한 합의의사록 11항에 따라 피의자의 구금인도를 요청하는 절차를 개시하고 미군 당국은 이에 호의적 고려를 하여 즉각적으로 신병을 인도하는 조치를 취하라.


 


형사재판권과 관련하여 한미 SOFA협정 제22조 제5 ()에 관한 합의의사록 제10항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합중국 군 당국의 구금 하에 있는 경우 합중국 군 당국은 어느 때든지 대한민국 당국에 구금을 인도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11항은 “합중국 군 당국은 특정한 사건에 있어서 대한민국 당국이 구금 인도를 요청하는 어떠한 경우에도 호의적인 고려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1항의 ‘특정한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사건과 같이 죄질이 나쁜 강간범죄에 대하여는 한국 법무부와 검찰은 신속히 구금 인도를 요청하여야 하고, 미군은 이에 호의적 고려를 하여 즉각적으로 신병을 인도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가 얼마나 해악이 큰지에 대하여 사회적 분노가 있고, 또 미군의 ‘통행금지해제’라는 정책에 의해 강간범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같은 강력범죄에 대하여 한국 정부가 미군 피의자라는 이유만으로 신병을 조기에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정한 사법권 행사의 포기 내지 방기라는 범국민적 분노를 면치 못할 것임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미군 당국 또한 미군 피의자의 신속한 구금인도에 협조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 한국정부는 미군 강력범죄에 대응한 효과적 사법권 발동의 미비, 고엽제 문제를 비롯한 미군기지 내 각종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한 한국의 관리조사권 행사의 부재 등의 주요한 원인인 불평등한 한미 SOFA협정을 전면 개정하는 협상에 착수하라.


 


미군범죄는 미군의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된 2010년의 경우 전 해에 비해 급증했으며, 강력범죄가 증가추세에 있음에도 최근 6년간 단 2명만이 구속되었다는 사실이 최근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 의해 밝혀졌다. 이 같은 범죄 증가의 원인에 미군에게 지나치게 특혜를 주는, 공정하지 못한 한미 SOFA협정의 문제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미군 성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한미 SOFA협정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제22조 제5 ()에 관한 합의의사록 제2항과 제3항에서 미군의 구금과 관련하여 그 범죄유형 및 구금인도시기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위 제2항은 주한미군 등이 현행범이거나 또는 범행현장에서의 도주직후나 합중국 통제구역으로의 복귀 전에 체포되고, 살인과 같은 흉악범죄 또는 죄질이 나쁜 강간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대한민국 당국이 구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위 제3항에서는 기소 시(구금인도 후 24시간 내 기소 조건) 또는 그 이후에야 그것도 살인, 강간 등 12가지 유형의 범죄에 대해서만 구금을 인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보편적인 형사법 구조와 전혀 맞지 않는 것으로 특별한 근거 없이 다른 범죄 피의자에 비해 미군 피의자에 지나친 특혜를 주는 규정이다. 따라서 위 규정들도 보편타당하게 대한민국 법령의 사법적 결정에 의하여 범죄의 유형과 관계없이, 필요에 따라, 기소 전이라도 그 구금의 필요성에 따라 신속하게 구금인도를 요청할 수 있는 것으로 전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한미 SOFA협정 제22조 제5 ()에 관한 합의의사록 제5항은 재판 전 구금의 “필요”에 대해서 대한민국 법령에 따른 사법적 결정으로 정의하고 있어서 이에 준하여 재판 전 구금의 필요에 대한 대한민국의 사법적 결정이 수사개시시점부터 재판확정 시까지 어느 때라도 전면적으로 보장되도록 한미 SOFA협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고엽제 문제를 비롯한 미군기지 내 각종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서도 한국정부는 미군기지 내 환경문제에 대하여 사전 정보 및 사전 관리조사권을 행사한 적이 전무하다 할 정도로 소극적 자세로 일관해 왔고, 미군기지 내 환경사고 후에도 미군 당국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미군기지 내 환경실태조사와 환경정보공개는 국민적 의혹과 분노를 키우고 있을 뿐이다. 지난 5월 캠프 캐럴 미군기지 내 고엽제 매립 문제가 알려진 이후 한국정부는 미군기지가 결코 치외법권지대가 아닌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미군기지 내 환경문제에 대하여 제대로 된 전면적 단독조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거나, 미군의 비협조로 행사도 하지 못한 채 국민적 요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는 캠프 캐럴에 국한된 지지부진한 한미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고 그마저도 국민적 의혹과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정부가 미군기지 내 환경문제에 대한 사전, 사후 관리조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원인에 미군 당국과 사이에 한국정부의 대등한 협상력의 부재 내지 미비라는 원인과 함께, 미군기지에 대한 한국의 관리권을 제약하는 불평등한 SOFA협정의 독소조항들이 그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3. 비록 늦었지만,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각종 미군문제의 해결을 위해 즉각적으로 불평등한 한미 SOFA협정을 전면 개정하는 협상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1. 9. 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선 수


 


 

첨부파일

[성명] 미군 성폭행 피의자의 신속한 구금인도와 불평등한 한미 sofa협정의 전면개정을 촉구한다 (110930).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