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한다

2010-12-02 176

[민변 성명]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한다!

 

 

 

시행 10년을 맞이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은 진입장벽과 낮은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날이 갈수록 더욱 빈곤과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여섯 명 중 한 명은 가난의 늪에 허덕이고 있고 이들 중 기초생활지원을 받는 이들은 16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410만이 넘는 가난한 이들이 기초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중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부양의무자 기준이다.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기초법에서 정한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수준의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100만명의 가난한 노인세대들이 깊은 절망속에 살아가고 있다. 빈곤에 대한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지겠다는 기초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이 조항으로 인해 그동안 기초법은 개선조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시행 10년인 지금도 여전히 전국민 중 3% 정도밖에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을 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고, 쥐꼬리만한 소득이 있다고 오히려 자녀의 복지 수급이 가로막히는 현실 때문에 한 장애아 부모는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하였다.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이 세상을 등지고 있다.

 

 

현재 정기국회가 진행중이다. 그 어떤 정치 논리에 앞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 확대의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회 논의 상황은 더디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몇몇 의원이 제출한 기초법 개정안은 환영할 만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기초적인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겠다고 안을 발의한 것이 올해 들어 아홉 건에 이른다. 특히 부양의무자 기준폐지, 최저생계비 현실화 등 기초법의 근본적인 개선책을 담고 있는 법안도 곽정숙 의원안, 최영희, 이낙연, 주승용 의원안 및 공성진 의원안 등 다섯 건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하 복지위)에 계류되어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극단적인 빈곤에 처한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의 기초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들 의원들이 속한 여야 제 정당이 기초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여 이번 정기국회에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민생정치’의 최소한의 실천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며 빈곤과 장애에 지친 몸을 이끌고 천막농성에 나선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국회는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최저생계비 상대빈곤선 도입이라는 기초법 개정의 절박한 과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합의통과시켜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기초법 사각지대 주범, 부양의무제 폐지하라

 

상대빈곤선 도입하고 최저생계비 현실화하라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인간답게 살 권리 보장하라

 

 

※첨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대한 민변 의견서(2010. 11. 2.)

 

 

 

 

 

 

 

2010. 12. 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선 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법률안 민변 검토 의견

 

 

1. 법안발의 현황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참여연대 청원, 최영희 의원 소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2008-12-2, 곽정숙 의원 대표발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2010-6-10, 곽정숙 의원 대표발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안(주승용의원 대표발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최영희 의원 대표발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공성진 의원 대표발의)

 

 

2. 현 상황의 문제점 및 입법방향

 

 

가. 부양의무자 제도의 경직성으로 인한 광범위한 비수급빈곤층 사각지대의 양산

 

 

(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보장법) 제정 이후 그간 법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경주되었으나 아직도 기초보장법은 빈곤심화 등의 사회현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발표(2009)에 따르면 빈곤층임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되지 못해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람들은 410만 명으로 전인구의 약 8.4%나 된다.(그림1 참조) 최근 발생한 장애인 자녀를 둔 50대 아버지의 자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빈곤 사각지대로 인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비현실적 규제로 인하여 수급자 수는 10년째 3% 수준에서 변화가 없다.

 

 

<표1> 기초보장수급자 수 추이

 

 

구 분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일반

수급자

가구

698,075

691,018

717,861

753,681

809,745

831,692

852,420

854,205

882,925

인원

1,345,526

1,275,625

1,292,690

1,337,714

1,425,684

1,449,832

1,463,140

1,444,010

1,482,719

시설수급자

74,469

75,560

81,715

86,374

87,668

85,118

86,708

85,929

85,814

총 수급인원

1,419,995

1,351,185

1,374,405

1,424,088

1,513,352

1,534,950

1,549,848

1,529,939

1,568,553

수급율(%)

3.00

2.84

2.87

2.96

3.14

3.18

3.2

3.08

3.2

 

 

 

※ 수급률 = 수급자수/전체 인구×100

 

자료 : 복지부(각 년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현황

 

 

(2) 현황

 

 

소득과 재산이 모두 현행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에 해당하는데도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2009 정부발표). 2009년 기준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신규 수급신청가구 중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탈락한 가구는 약 33%(31,856 가구)인데 이는 부양의무자가 있을 경우 실제 수급신청 전 문의단계에서 포기 또는 포기를 종용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7,000여 가구를 표본가구로 매년 실시하는 <한국복지패널>의 2009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급신청자 본인의 소득과 재산은 기준에 부합하나 부양의무자로 인한 수급신청 탈락비율이 58.3%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도에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 ‘한시생계보호제도’의 경우 지원가구 40만 8천가구중 83.7%가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단 2.6%인 10,779가구만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전환됐을 뿐인데 이것은 전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빈곤에 대한 부양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빈곤한 사람은 ‘정부’에서 일차적으로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74%가 넘고, 선지원 후 보장비용을 청구하는 구상권의 행사에 대해서도 찬성의 비율이 반대하는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기준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2009.4.14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그러므로 국민의식의 변화를 고려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자 규정의 폐지가 불가피하다.

 

 

나. 주요 입법방향

 

 

(1) 부양의무자 범위의 개선

 

 

제도시행 이후 2차례에 걸쳐 부양의무자 범위를 축소하였지만(2000년 : 수급권자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2촌 이내의 혈족 → 2005년 :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2촌 이내의 혈족 → 2007년 :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여전히 부양의무자 요건으로 인한 사각지대는 100만 명이 넘는다. 부양의무자 범위를 아무리 축소하여도 수급자 선정시 부양의무자 기준이 없어지지 않는 한 사각지대의 해소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부양의무자 규정은 보장비용 징수 요건으로만 활용하고 수급권자 선정 조건에서는 제외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며느리’와 ‘사위’까지로 되어있는 현행 과도한 부양의무자 범위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 그 범위를 ‘1촌의 직계혈족’으로 축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급여신청자에 대하여 부양의무자의 존재를 이유로 급여신청 포기를 유도하는 행위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급여신청체계의 개선 및 보장비용 징수관련 법령도 재정비하여야 한다.

 

 

(2) 최저생계비의 합리적 설정

 

 

현행 최저생계비는 법에 규정된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 그 격차가 점점 벌어져 1999년 계측된 최저생계비는 같은 해 도시근로자 가구 중위소득의 45.5%에 해당하였으나 2008년 최저생계비는 도시근로자 가구 중위소득의 34.8% 수준으로까지 하락하였다. 또한 지역별 생활수준의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중소도시 단일기준으로 책정되는 현행 최저생계비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은커녕 빈곤과 소득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중소도시 100, 대도시 108, 서울 130, 2007년) 그러므로 이러한 지속적인 상대적 수준의 하락을 막고 지역적 생활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기 “최저생계비는 지역별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 수급권자의 가구유형 등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도시근로자가구 지출 또는 소득에 따른 상대적 비율방식으로 결정하도록” 명문화 하여야 한다.

 

 

(3) 재산 소득환산제의 합리적 설정

 

 

아래 표에 정리되어 있는 것처럼 3인가구 이상의 경우 수급자의 소득인정액(단순히 월소득개념이 아니라 월 소득 평가액과 재산환산액의 합산금액을 말함)의 평균이 현금급여기준의 절반을 상회하고 있다. 이것은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고작 현금급여의 평균도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과도한 재산소득환산율로 말미암아 소득인정액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이며 따라서 재산의 소득환산율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기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던 개별가구의 재산범위·재산가액의 산정기준 및 소득환산율을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표2> 가구규모별 최저생계비와 현금급여기준선 및 평균소득인정액(2009년)

 

 

가구규모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최저생계비

490,845

835,763

1,081,186

1,326,609

1,572,031

1,817,454

현금급여기준(A)

405,881

694,607

900,048

1,105,488

1,310,928

1,516,369

평균소득인정액(B)

132,517

299,588

468,609

608,990

773,125

898,215

백분율(B/A)

32.6

43.1

52.1

55.1

59.0

59.2

 

 

 

자료 : 보건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안내(2009),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2009), 박능후(2010, 보건복지포럼)

 

 

(4) 차상위계층에 대한 인적관리 및 공공서비스 연계 의무화

 

 

수급자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빈곤층에 대한 선지원을 통하여 빈곤을 예방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자체의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빈곤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경감하기 위해 차상위계층에 대한 보장기관의 조사․관리 업무와 사회복지서비스·고용지원 등 공공서비스 연계를 의무화하여야 한다.

 

 

3. 기존 발의법안의 검토

 

 

2009. 9.참여연대는 △수급자 선정시 부양의무자 기준 삭제 △최저생계비를 도시근로자 가구의 지출 또는 소득에 따라 상대적 비율방식으로 결정 △재산 소득환산제의 합리적 설정 △차상위계층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고용지원 등 공공서비스 연계 의무화 등을 담은 법안을 입법청원한 바 있다. 또한 위와 같은 입법청원안을 기초로 하여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민주당 주승용 의원, 최영희 의원,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 등 여야 구분 없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수많은 빈곤층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위와 같은 입법청원안을 중심으로 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법률안은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끝)

 

 1202_성명_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한다_사무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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