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재소자 성추행관련 성명발표해

2006-03-09 224

구금시설수용자 성추행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구금시설 수용자 성추행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지난 달 19일, 가석방 심사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한 서울구치소의 여성 재소자가 자살을 시도해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이 일어났다. 감독기관인 법무부와 서울교정청은 처음에는 성추행이 없었다고 하다가 뒤늦게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우리는 열악한 지위의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버려 피해를 호소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개탄한다. 또 누구보다 구금시설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법무부가 상당한 시간 동안 구치소 측의 변명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뒤늦게나마 시작한 진상조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비단 서울구치소 뿐 아니라 다른 구금시설에서의 여성 재소자들의 인권과 처우 실태를 전면 재점검할 것을 기대한다.

이 사건은 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난 폐쇄적 공간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로 인한 여성의 존엄성 파괴와 인권 유린은 더 이상 방치할 수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데, 외부와 단절되고 재소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억압적 공간인 구금시설에서 가석방 자격을 심사하는 절대적 권한을 가진 교도관들에 의한 피해는 더욱 극단적일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의 진상규명이 이처럼 더디고 어려운 것도, 범죄를 저질러 구금시설에 수용되었다는 이유로 재소자들의 인권을 경시하고, 특히 약한 지위에 있는 여성에 대한 희롱과 추행을 감추고 묵인해 온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에 기인한다. 이번 사건은 다시는 이러한 인권 침해와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묵인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법무부가 사건의 축소·은폐에 관여한 모든 교정 공무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단호한 처벌을 통해 일벌백계의 기준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 사건이 특정 교도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우리 교정 행정이나 그 감독체계, 가석방 심사 등 교도관들이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는 심사․분류 체계의 문제를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과 엄격한 감독체계를 세워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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