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변론][시선] 2022년 3월까지 모금하는 시민변론기금, 이렇게 사용됩니다

2021-08-20 48

공익변론기금은 어떻게 쓰일까요?

[시선] 2022년 3월까지 모금하는 시민변론기금, 이렇게 사용됩니다

이수연 사무차장(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월간변론 편집위원)

 

 

안녕하세요. 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이하 변론센터)에서 상근하고 있는 이수연 간사입니다. 요즘 저는 하루의 일과를 후원금 모금 계좌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안정적인 기금 마련을 위하여 변론센터 5주년을 맞이해 ‘시민변론기금’을 설립하고 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원 독려를 호소하는 것보다 이 기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왜 모금이 필요한지 시민분들께 알려드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2014년

 

변론센터 개소 전에는 사무처 내에 ‘변론팀’이 있었습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로 기소된 시민들의 사건들이 야간옥외시위에 대한 한정위헌결정을 계기로 재개되어 변호인단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2014년이 되어서야 2008년에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다는 이유로 형사고소를 당하거나 거액의 민사소송을 당한 시민들이 천명 가까이 된다는 사실과, 관련된 사건을 수행 중인 민변 변호사님들이 100명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차 변호인단 회의를 마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사건당 30만 원을 집행하게 되었습니다. 실무자인 저는 교통비로만 지출되던 이 금액 외에 별도의 비용이 책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8년간 이어져온 이 사건에 별도의 기금은 책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변호인단 회의 식사로 평소와 같이 김밥을 주문한 상태였는데 김밥은 더 이상 못 먹겠다며 울상 짓던 어떤 변호사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기금은 교통비, 기록복사, 회의비 등으로 모두 소진되고도 턱없이 부족하여 자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회의에 참여하고 사건을 수행하였던 촛불 변호단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2021년

 

민변으로 많은 시민들이 전화와 메일을 주십니다. 대부분 “민변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디서 도와주겠냐”고 말씀하는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입니다. 공익, 인권침해 등의 기준으로 변론센터 내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이 외에도 민변 내 위원회나 회원들이 기획한 공익소송도 심사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변 미디어언론위에서 검찰청과 법원 출입 ‘법조 기자단’ 기자실의 폐쇄적 운영으로 기자들이 법원과 검찰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위한 기획소송을 시작하며 기자실 사용신청 및 기자출입증 발급신청 거부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에 대해 각각 변론신청서를 접수하였습니다.

 

공익변론기금이 거의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론센터에서는 두 사건을 하나로 퉁쳐서(?) 기금 지급을 결정하였고 신청한 두 변호사님에게 이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려운 재정 상태에서 그것만이라도 지원이 되어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던 일도 있습니다.

 

집회에 참여했다가 연행되는 시민이 발생하면 민변으로 접견요청 연락이 옵니다. 6월초 일본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기한 것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었고, ‘공익인권변호사단’ 긴급공지를 통해 변호사님이 섭외되어 경찰조사동행까지 함께 해주었습니다. 다행히 학생들은 석방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소요되는 접견에 응해주신 변호사님께 소정의 교통비를 보내드리고 있지만 넉넉지 않은 공익변론기금의 사정을 아시기에 이마저도 다시 후원금으로 반환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2년

 

‘생애 첫 알바비를 받아 후원할 수 있어서 기쁘고 A4용지 한권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후원금과 함께 글을 남겨주신 시민분을 포함하여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같은 마음으로 선뜻 모금에 참여해주신 시민분들께 이 지면을 통해 다시한번 감사인사 드립니다. 이 뜻을 밑거름으로 더 뜻있게, 더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2022년 3월까지 모금기간 동안 목표한 금액에 근접할 수 있도록 센터 성원들은 지금보다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민주주의를!’

 

  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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