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센터] [공동논평] [경찰개혁네트워크] 경찰법 개정, 거대양당의 무책임한 합의 – 2020. 12. 1.

2021-04-29 42

오늘(12/2)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경찰법을 처리했습니다.

소위, 경찰개혁과 관련한 법안 이었습니다.

합의된 내용을 보면, 민주적 통제, 권한의 축소와 분산 등 권력기관을 개혁하는데 요구되는 최소한의 원칙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원칙이 훼손된 거대양당의 합의를 개혁이라 할 수 없습니다.

거대양당의 오늘 합의에 대해 경찰개혁네트워크 명의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경찰법 개정, 거대양당의 무책임한 합의

민주적 통제, 권한 분산⋅축소 등 개혁의 원칙 사라져

민주당은 개혁 완수의 명분만, 국민의힘은 경찰 민원 해결해

 

정의당 이은주 의원의 반대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이 오늘(12/2) 기자회견 열어 자치경찰제 도입, 국가수사본부 신설, 정보경찰 등과 관련해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안을 합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오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내용은 자치경찰 사무에서 주취자 관련 사무 등을 제외하고,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에 있어 추천몫을 일부 조정했을 뿐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전부개정안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 합의안은 경찰개혁의 원칙과 방향인 경찰권한의 분산과 견제, 민주적 통제 장치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 결코 개혁이라 할 수 없다. 더욱이 심의과정에서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방안과 정보경찰의 정보수집 범위의 최소화 등을 주장한 이은주 의원(정의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거대 양당의 일방적 합의로 진행된 것으로 절차적인 정당성마저도 훼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이뤄진 오늘의 합의안은 내용도, 절차도 동의하기 어렵다.

 

오늘 거대양당이 합의한 내용은 ‘개혁’이라고 부를 수 없다. 자치경찰제도의 도입은 사실상 사라지고 일부 사무만을 자치경찰에 이관하는 수준이다. 경찰의 권한과 기능을 분산하는 실질적인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과 위상 또한, 자문기구에 불과한 현행의 경찰위원회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한 민주적 통제 강화’는 대통령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지만 아무런 성과없이 법개정 논의가 종료되었다. 국가경찰위원회를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설치하고 독립된 사무기구를 갖추는 개정안이 제출되었으나, 논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정보경찰 또한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경찰의 사무 중 ‘치안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를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 관련 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로 변경했는데 조문에 명시된 개념이 모호하기는 마찬가지이며 정보의 무분별한 생산⋅수집을 제한할 수 없다.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10/8) 김창룡 경찰청장은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활동이 중지되어 있는 상태에서 경찰의 정보활동마저 축소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정보활동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하는 법개정과 법의 틀 안에서 정보활동을 강조했다. 그러나 위와 같이 개정된 법조항이 정보경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일 수 없다. 정부와 여당에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2020년 7월, 당⋅정⋅청 합의안의 발표에서부터 오늘 법안심사까지 과정, 절차 상의 문제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정부안이 의원발의형태로 제출되며 입법예고를 회피했고, 공청회는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11월 중순에 발의된 서범수 의원의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5470, 이하 서범수 의원안)의 경우, 경찰의 민원사항을 반영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었지만 일사천리로 논의에 반영되었다. 이은주 의원(정의당)은 논의에서 자신이 배제되었다고 문제제기하며 오늘 소통관에서 있었던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 위원 일동 명의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법 개정안과 관련한 작금의 논의는 원칙도, 정당성도 훼손되었다. 그 논의의 결과가 경찰제도의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의견수렴, 충분한 사회적인 합의도 없이 진행되었다. 오늘의 합의안은 사실상 거대양당의 강행처리에 다름이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오늘 합의는 권력기관의 개혁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원칙조차 외면했다. 속도만, 결과만 바라보며 비공개 합의로 일사천리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현재 계류되어 있는 경찰법 개정안이 언제 다시 논의될지 의문이다. 그저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을 완수했다는 명분을 얻었고 국민의힘은 경찰의 민원을 해결해주었다. 오늘의 결과는 결코 ‘경찰개혁’이라고 부를 수 없다. 경찰개혁을 좌초시킨 거대양당의 입법 담합을 규탄한다.

 

경찰개혁네트워크

공권력감시대응팀(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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