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비를 뚫는 울림> 2024년 11월 16일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참여 후기 / 신세영 회원
<비를 뚫는 울림>
2024년 11월 16일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참여 후기
– 신세영 회원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습니다. 쏟아지는 비 속에서도 분노한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이 열렸습니다.
삼권분립이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원리인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만든 법안을 11차례에 걸쳐 24건 거부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의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영부인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윤석열 거부, 김건희 특검 수용을 외치며 광화문 광장에 모였습니다. 수만 명의 인파가 운집하였습니다.
이토록 많은 시민들이 모인 곳에서 시민발언을 하게 된 저로서는 참으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변호사’로 스스로를 소개한 저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반대하며 보편적 인권의 실현을 몇 마디 외치고는 무대에서 내려왔습니다.
저 말고도 윤석열 분노하는 시민, 해병대 예비역 대위이신 시민분과 부경대에서 연행된 대학생, 역사정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교수 활동가, 쿠팡 로켓배송 사망노동자 정슬기님의 아버지, 시사다큐 PD 분들께서 함께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결단력 있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발언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시민 자유 발언 후에는 정당 연대 발언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김세연 상임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가 단상에 올라서서 연대발언을 남겼습니다.
프로야구 로고송인 ‘치고 달려라’의 원작자 ‘타 카피’의 뜨거운 공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와중이라 천막을 치고 공연하는데도 그 열기가 무대 뒤편까지 전해져 오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문화공연은 저항정신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세련된 방식이기도 함을 느꼈습니다.
비를 맞은 몸이 식어가고 있을 즈음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민변은 인권침해 감시 변호단 조끼를 입고 행진 앞, 중간, 뒤에 배치되어 행진을 함께했습니다. 다행히 행진은 차질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행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많이 우호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큰 도로의 반을 잘라서 쓰는 행진에 교통에 불편함이 있을 텐데도 일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관광객들까지도 저희를 보고 인사해주시거나 손을 흔들어주시곤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집회 시위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거나, 혹은 현 정권이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점이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거나, 어느 쪽이든간에 인상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은 지난 토요일에 2차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진행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부디 꺼지지 않는 불처럼 오래 지속되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