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기고] ‘햇볕보다 뜨거웠던 거리에서’ – 제166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여 후기 / 김상현 회원

2024-09-27 167

‘햇볕보다 뜨거웠던 거리에서’

2024. 9. 4. 제166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여 후기

김상현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2024년이 된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매주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그래왔듯 우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도 한 회차의 정기 수요시위를 주관 및 담당하여 진행하기로 하였고, 이에 2024. 9. 4. 12:00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제1664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게 되었습니다.

도 2022년 우리 모임에 가입한 이후 3년간 우리 모임이 주관하는 정기 수요시위에 빠짐없이 참여해 왔습니다. 2022년에는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던 공휴일에 열려 많은 회원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후 인사동 부근에서 휴일을 만끽하는 뒤풀이를 즐겼던 것으로 기억하고, 2023년에는 많은 비를 맞으며 성명서를 낭독하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올해 2024년에는 9월 4일 가을 계절의 초입에 주관하게 되었으나, 이상기후로 인하여 9월의 날씨 역시 한여름 못지않은 뜨거운 햇볕과 더위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임 정기 수요시위 준비팀에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사전에 예상하고, 양산 기능이 포함된 엣지있는 양우산을 시위 기념품으로 멋들어지게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만, 정작 시위 당일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것은 끊임없이 일본 식민사관을 망언처럼 내뱉어 온 윤석열 정권 및 해당 인사들에 대한 참여자들의 분노였던 것 같습니다.

제1664차 정기 수요시위가 있던 즈음, 윤석열 정권은 “1945년 8월 15일은 광복절이 아니다.”라며 광복절을 건국절로 주장하는 자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하고,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주장하는 자 역시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일본의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적극적으로 동조한 것도 모자라, 위안부 피해자의 피해 진술을 축소하거나 회피하는 새역사교과서를 채택하기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등 윤석열 정권은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무참히 짓밟는 모습을 계속 보여왔기에 당시 정기 수요시위 참여자들은 30도의 더위쯤은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의 뜨거운 분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임은 참여자들의 위와 같은 뜨거운 분노들에 십분 공감하며, 참여자들의 분노를 시위의 열기로 만들어내기 위하여 다양한 문화공연을 준비하였고, 모임 회원들의 <바위처럼> 율동 공연과 류하경 변호사님의 기타 연주를 곁들인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노래 공연, 신하나 변호사님의 <넬라 판타지아>, <못 잊어> 성악 공연은 실제 많은 참여자들에게 날씨의 뜨거움을 잊게 해줄 정도의 즐거움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외국어대학교 소속 김민지 학생과 일본 ‘Fight For Justice’ 단체의 오카모토 유카 이사님의 연대 발언은 연령과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영역의 시민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뜻깊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늘 엄숙하고 어렵기만 할 것 같은 정기 수요시위는 매년 예상과 달리 새로운 발랄함과 즐거움을 보여주었기에, 매번 좋지 않은 날씨 조건에서도 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즐겁게 즐기고 올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올해 회원들과 <바위처럼> 율동 공연을 함께하는 등 시위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매년 정기 수요시위가 개최되지 않을 수 있도록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소망하면서도, 기대와 달리 내년에도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우리 모임이 정기 수요시위를 주관하여 진행하게 된다면, 우리 모임의 더 많은 회원분들과 함께 또 다른 즐거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년에도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다면, 모두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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