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보도자료] 아리셀 특별근로감독 결과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2024-08-13 162

[보도자료]

진상규명, 재발방지대책 마련, 노동부 일방행정 중단, 피해자 권리보장 요구

아리셀 특별근로감독 결과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일시 : 2024813() 오후 330

장소 : 정부서울청사 (광화문)

주최 :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 /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취지

–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가 벌어진 지 51일 (13일 기준) 만에 가해 기업인 아리셀에 대한 정부의 이 주간에 걸쳐 진행한 산업안전 관련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함.

– 이번 결과에 대해 이러저러한 경로로 들려오는 소식에 기초하면 대체 정부는 참사 이후 긴 시간 동안 압수수색과 피의자 소환 조사 등을 요란스럽게 진행한 것에 비해 결과는 초라함.

– 정부는 국회에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오늘 떠들썩하게 언론 앞에 결과를 브리핑하지만 이 과정에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언론을 통해 접해야 하는 상황임.

– 또한 이번 참사의 원인 중 가장 핵심적인 사안의 하나인 희생자들의 고용관계를 밝히는 것에 대한 그 어떤 계획도 포함되어 있지 않음.

– 이에 ‘협의회’와 ‘대책위’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함.

– 귀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보도를 요청함.

 

기자회견 순서

– 진행 : 대책위 한상진 언론담당

– 취지 발언 : 협의회 김태윤 공동대표

– 정부 발표안 비판 : 대책위 법률지원단장 신하나 변호사

– 규탄 발언 : 희생자 가족

– 기자회견문 낭독

 

※ 오늘 유가족은 10시부터 진행되는 국무회의와 14시 정부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 맞춰 오전 9시 30분부터 피케팅 및 선전, 기자회견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종일 진행함.

※ 붙임자료 : 기자회견문

 

 

 

[기자회견문] 참담함을 감출 수 없는 고용노동부의 아리셀 특별근로감독 결과와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근본대책은 찾아볼 수 없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와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규탄한다!

 

대대적인 인력 투입에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결과

 

참사가 발생한지 51일, 하루하루 현재 진행형 참사를 겪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은 또 다시 절망했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고용노동부의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특별근로감독(이하 특감) 결과와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의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결과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특감에 돌입하며 고용노동부는 7월 3일부터 2주간, 사고현장 수습과 유가족 지원, 중대재해 수사 인력을 제외하고 동원 가능한 최대한의 인력을 일시에 투입한다며 떠들썩하게 홍보했다. 이와 함께 특감에서 아리셀의 ▲화재·폭발 예방실태 ▲안전보건교육 ▲비상상황 대응체계 ▲안전보건관리체제 등을 중심으로 산안법상 안전보건수칙 전반에 대한 준수 여부를 면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특감 결과는 23명의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조차 성의 없는 행정 관행을 그대로 답습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도록 한다.

 

결국 고용노동부의 특감 결과는 ‘예견된 참사’로서의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를 파헤친 수많은 언론들이 참사 직후 지적했던, 이미 사건을 조금이라도 관심 있게 주목했던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만한 ▲비상구 부적정 설치 ▲가스 검지 및 경보장치 미설치 ▲폭발위험 장소 미설정 ▲근로자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건강검진 미실시 등 안전‧보건조치 위반 사항 65건을 재확인한 것뿐이다.

 

유체이탈 화법의 전형을 보여준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아리셀을 ‘고위험 사업장’으로 선정하고도, 단 한 차례도 감독·행정에 나서지 않았기에,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발생이라는 결과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정부가 자율예방을 강조하는 동안, 아리셀의 경영책임자 박순관이 현장의 수많은 유해·위험을 눈감았음에도 아리셀을 3년간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으로 선정해 산재보험 감면혜택을 받도록 해준 것이 고용노동부다.

이미 아리셀이 배터리를 납품하는 군부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전력과 4차례의 화재를 모르쇠로 눈감으며, 언제 화재·폭발을 일으킬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리튬배터리를 제조하면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구를 설치하지 않고, 가스 감지 장치와 경보 장치도 설치하지 않은 채로 생산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용인해준 것은 누구인가. 폭발위험 장소도 미설정한 상태에서, 아무런 안전보건 교육도 하지 않은 채,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면서도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왜곡된 고용관계로 인해 건강검진조차 실시하지 않고, 사람을 일회용품처럼 취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고용노동부의 행정이 낳은 결과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다.

 

특감에서 밝혀진 65건의 산안법 위반은 고용노동부가 아리셀 참사를 발생시킨 공범에 다름 아님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리튬배터리 제조업계의 모범사례를 바탕으로 전지산업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출하겠다는 것은, 수많은 희생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으로 고용노동부가 했어야 할 예방적 조치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다.

 

상식적인 수준에서라면 윤석열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65건의 산안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는 보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실상 방치해 온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안전대책을 어떻게 강구할 것인지, 사업장에 내맡겨 놓아 현장의 위험을 낮춰 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소규모 사업장의 위험성평가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위험의 외주화와 이주화를 초래한 수많은 지역 산업단지의 왜곡된 고용구조를 어떻게 손봐갈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어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대책에 대한 어떠한 검토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특별근로감독은 말 그대로 행정 낭비가 아니고 무엇인가!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 이후 꺼내놓은 허울뿐인 대책

 

또한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부장으로 있는 중수본은 금일 이주노동자 소규모사업장 안전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인다며 내놓은 대책은 특감 결과와 마찬가지로 성의가 없다.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격벽 설치와 비상구 디자인 개선에 최대 1억 지원 ▲고용허가제 이외의 동포비자로 취업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제공 ▲이주노동자 모국어 번역·그림 자료 교육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이주노동자 안전대책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의 극히 일부의 원인만으로 참사를 축소하고, 접근하는 고용노동부의 편협한 시각이 반영된 결과이다. 몇 년 전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비닐하우스에서 사망하자, 이주노동자 숙소로 비닐하우스만 제공하지 않으면 된다는 숙소관리지침을 내놓은 것과 다를 바 없는 한계적인 대책이다.

 

이번 아리셀 참사에서 드러났듯 이주노동자가 놓여진 왜곡된 고용관계는 단적으로 자신의 일터에서 유해·위험에 대한 기초 정보를 제공을 받지 못한 것, 화재·폭발로부터 예방책이 전무했던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상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고위험사업장에 투입되어 있는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산재통계로도 별도로 다루지 않고 있는 현실, 가장 열악한 사업장에서 일하지만 이를 거부할 수도,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도, 사업장을 이탈할 수도 없는 문제 등이 켜켜이 중첩되어 나타난 문제이다. 이주노동자 안전대책은 위험의 이주화로 표현되는 한국사회의 왜곡된 고용구조에 대한 접근을 비켜나서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점에서, 보다 진지한 전사회적 숙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대책위와 산재피해가족협의회가 요구한 ‘산업안전보건본부 내 이주노동자 산업안전 전담부서 설치’를 통해 근본적인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지금이라도 시작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수사에 속도를 내고, 박순관을 구속 수사하라!

수사과정에 밝혀진 내용에 대해 유족에게 공개하라!

 

우리는 이번의 실망스러운 특감 결과와 중수본의 이주노동자 안전대책이, 고용노동부의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에 대한 수사 결과를 예단하게 하는 기준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하루하루 고용노동부의 빠른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유족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현재까지의 수사에 대해 한 차례도 브리핑이나, 수사 경과에 대한 설명도 내놓고 있지 않아 유족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더불어 23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발생시킨 아리셀 참사의 주범인 박순관 대표이사가 산안법, 중처법 위반의 혐의로 입건된 현재 상태에서도 증거조작과 은폐를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음에도, 이러한 중범죄자를 구속수사하지 않는 현실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하루를 6월 24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박순관에 대한 구속수사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일이다.

 

2024년 8월 13일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

첨부파일

20240813_기자회견.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