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위][공동논평] 홍콩 ELS 사태 본질에 맞는 합당한 배상 기준안 마련해야 위법한 판매, 내부통제의 부실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
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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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논평] 홍콩 ELS 사태 본질에 맞는 합당한 배상 기준안 마련해야 |
날 짜 |
2024. 03. 14. (총 5 쪽) |
논 평 |
홍콩 ELS 사태 본질에 맞는
합당한 배상 기준안 마련해야 위법한 판매, 내부통제의 부실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 |
- 최근(3/11)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홍콩 H지수 ELS 검사결과(잠정) 및 분쟁조정기준(안)(이하 ‘기준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의 검사결과 판매정책·소비자보호 관리실태 부실과 판매시스템 차원의 불완전판매 및 개별 판매과정에서의 다양한 불완전판매가 확인되었다. 금감원은 기준안이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고려한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결정되도록 정교하고 세밀하게 설계되었다고 강조했지만, 금융기관의 탐욕과 감독 당국의 방치에서 비롯된 홍콩 ELS 사태의 본질을 호도한 채 판매사의 위법한 판매, 내부통제의 부실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판매사와 금융당국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사후적으로나마 피해자 구제를 위한 합당하고 완전한 배상기준을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배상 기준에 비해 오히려 퇴보하였다. 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완전한 보상원칙에 기반한 합당한 기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 기본배상비율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금지를 위반한 위법행위를 고려한 배상비율이다. 과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되기 이전에 발생한 DLF 사태 당시에도 기본배상비율을 20~40%로 인정하였는데, 법 시행 전후에 걸쳐 대폭 강화된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 및 절차를 무시하고 발생한 홍콩 ELS 사태에서 DLF 사태와 동일한 20~40%로 기본배상비율을 책정였다. DLF 사태와 동일한 기본배상비율 인정은 금융소비자법 시행 전후의 제도적 변화를 무시한 것이고, 금융기관이 부적절한 성과지표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 환경을 조성했다는 책임 소재와 책임의 크기에도 비례하지 않는다. 대규모의 금융피해 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부적절하다. 판매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반영한 공통배상비율은 은행은 5% 또는 10%, 증권사는 3% 또는 5% 로 책정하였다. DLF 배상 기준에서는 은행의 공통배상비율이 25%였는데, ELS 공통배상비율은 최대 10%로 감축하였다. 홍콩 ELS 사태가 DLF 사태보다 공통배상비율이 낮아져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당연히 이 두 배상비율은 DLF 사태보다 높아져야 한다. DLF 사태 이후 은행의 ELS 판매를 금지하려고 하였으나, 은행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조건으로 ELS 판매를 요구를 수용하였다. 그러나 은행은 내부통제는 커녕 무리한 실적 경쟁으로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확대시켰다. 은행은 DLF 사태 보다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과도한 영업목표 설정과 내부 통제 시스템의 부실은 ELS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임에도 공통 배상 기준을 감축한 것은 사태의 본질을 무시한 배상 기준이다. DLF사태 때는 명확한 법규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줄 여지가 있었지만, 홍콩 ELS 사태 때는 DLF사태 때 없던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었음에도 금융기관이 이를 대놓고 무시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적합성 원칙 위반,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는 그 하나만 위반해도 계약 해지 사유이다. 위 3개 원칙을 모두 위반한 중대한 법 위반 사안에도 최대 40%로 기본배상비율을 제한하는 것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취지와도 배치된다. DLF 사태이후 은행은 ELS 판매를 위탁받아서 판매하였는데, 수탁자로서 선관주의의무, 충실의무를 해태한 위법 사항도 지적되는 상황에서 판매사의 공통가중비율을 낮춘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 금감원은 분쟁조정 기준에 의하면 0~100% 배상이 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금감원은 기자회견에서 금감원이 파악한 대부분 사례를 고려하면 20~60%의 배상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하였다. 이는 DLF 배상 수준(20~80%)에 비해 낮다. 금감원은 투자자별 특성을 고려하여 투자자별 요인을 ± 45%로 설정하였다. DLF 배상 기준에 비하여 투자자별 요인 항목을 대폭 가중하였다. 일례로 투자자별 요인 중 투자 경험을 기준만 보더라도 DLF 사태에서는 5~10% 차감을 한 반면, ELS 배상 기준에서는 2~25%로 대폭 가중하였다. 금감원은 투자자 책임 원칙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하였다. 판매사의 위법한 판매, 내부통제의 부실을 오히려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하여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배상기준안이다. 또한 기타 조정으로 ±10%를 설정하였으나 아무런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런 문제점이 있는 배상기준안에 대해서 피해자들은 벌써부터 법적 다툼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키코, DLF, 라임·옵티머스 등 금융소비자 피해가 반복되었다. 2019년 DLF 사태 이후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 방안, 금융소비자법 시행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정책적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판매사는 위법·부당한 판매를 지속하였고, 금융당국은 이를 방기하여 불과 5년 만에 ‘판박이’사태가 발생하였다. 더구나 DLF 사태 판매규모는 8천억원 정도 였으나 ELS 판매는 19조원에 이르러 피해 규모는 막대하다. 하지만 금감원이 법적 분쟁의 장기화를 피하고 사적 합의를 통한 분쟁의 조기 종결을 위해 마련했다는 배상 기준안은 ELS 사태의 본질과 동떨어져서 기준안 마련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한다. 반복된 금융소비자 피해를 막고자 마련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과 정책에 반하여 위법·부당한 판매를 하고 판매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실하였고 금융당국의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었다. 이번 배상기준은 홍콩 ELS 사태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다른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 사건에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홍콩 ELS 사태의 본질에 맞는 합당하고 완전한 배상 기준안 마련을 촉구한다.
- 아울러 금감원은 약 2개월 간 진행한 고강도 검사 결과를 고작 6쪽 분량으로 제시했는데, 미흡하다. 검사 결과를 상세하게 국민들과 피해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태를 초래한 은행에서 고난도금융상품을 판매하도록 한 제도가 변경되어야 한다. 은행에 판매를 허용하고, 홍콩 ELS사태를 방치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끝.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 참고자료 : 2019년 파생결합상품(DLF) 배상비율 산정기준과 2024년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기준안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