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언론위][공동성명]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나아가야 한다
[언론현업시민단체 공동성명]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나아가야 한다
많은 시민들과 언론인들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방송3법 개정안이 처리되길 기대하며 어제(21일) 열린 국회 본회의 생중계를 지켜봤다. 그러나 방송3법이 상정 논의조차 되기 전에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21일 본회의는 산회되었고, 방송3법의 운명도 이후 열릴 본회의로 넘어갔다.
정세가 어지럽다. 정권이 무도한 언론 탄압과 장악 시도를 자행하는 상황 속에서 국회에서는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모두의 삶과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개선하자며 입법 청원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 국회로 보낸 방송3법과 노조법 등 핵심 법안들의 처리도 정치적 혼란의 탁류에 유실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정세가 어지럽다고 해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진전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방송3법 개정안의 핵심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확대하고 그 구성을 다양화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치적 종속성과 후견주의를 타파하는 데 있다. 윤석열 정권이 방통위를 동원해 벌이는 공영방송 장악의 사태를 보라. 스스로 위법함을 알고도 정치적 장악을 위해 KBS 이사들을 해임하고 여야 구도가 바뀌자 마자 사장 해임을 강행한 한편,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의 해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가 결정된 이후에도 같은 이유로 김기중 이사를 해임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였다. 정권 친화적인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투입된 EBS 교육방송도 정쟁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권력의 무도함이 거세질수록 방송독립법을 국회가 책임지고 의결해야 할 이유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민주당에 요구한다. 당 내부의 정치적 혼돈과는 별개로,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는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국민들 앞에서 공언한대로,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9월 내에 방송3법 처리를 완수하라.
국회의장에게도 요구한다. 윤석열 정권이 입법권을 짓밟으며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데는 무력한 국회의장의 책임도 크다. 여야 이견을 핑계로 민생과 민주주의 진보를 위해 명백히 필요한 법안들을 안건 상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대표자로서의 직무유기다. 지금 당장 방송3법을 안건으로 상정하라.
윤석열 정권과 여당에는 경고한다. 독재적 언론 탄압과 장악 시도를 멈추라. 방송독립법 발의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단 한줄의 대안도 없이 방송장악에 혈안이 된 여당의 작태는 여타의 언론탄압 조치들과 함께 한국 언론을 윤석열 정권의 극우 스피커로 만들겠다는 망동일 뿐이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다.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방송3법 처리에 협조하는 것만이 언론통제 독재회귀의 혐의를 벗을 유일한 길이다.
2023년 9월 22일
미디어기독연대, 민변미디어언론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기자연합회, 새언론포럼,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