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위][성명] 여가부를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는 김 행 후보자 자격 미달인 본인부터 하루빨리 엑시트(exit)하기 바랍니다
[성명]
여가부를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는 김 행 후보자
자격 미달인 본인부터 하루빨리 엑시트(exit)하기 바랍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의 페이스북 7글자 공약 중 하나인 ‘여성가족부 폐지’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라는 발언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고 했고, 김현숙 장관은 여가부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해 여성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9월 13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김 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의 경력, 자격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다. 다만,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 원장을 지냈다는 것이 유일한 경력이다. 그나마 양평원 원장 취임마저도 그 당시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에서 사퇴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아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첫 날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여성가족부가 드라마틱하게 엑시트”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임신중단에 대한 질문에 “자기결정권이라는 그럴 듯한 미사여구에 감춰진 낙태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경제적 어려움과 미혼 부모, 청소년 임신 등으로 인한 낙태는 어쩔 수밖에 없는 낙태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넣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에 이미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여성이 스스로 임신 유지와 종결을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과 사회관을 바탕으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기에 범죄로 판단할 수 없다는 선언이었다. 헌재가 이렇게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떠한 미사여구 속에 임신중지(낙태)가 감추어져 있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 어제(19일)는 언론과 가짜뉴스를 탓하며 돌연 도어스테핑(출근길 질의응답) 중단을 선언했다. 또한 오늘(20일)은 ‘여성이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사회적, 경제적 지원 없이도 여성이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라고 하면서, 국제적인 인권문제인 필리핀 ‘코피노’를 ‘관용(tolerance)’이 발휘된 사례라며 유튜브 방송에서 발언한 것이 한 언론에 의해 밝혀졌다. 김 후보자의 만행과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김 후보자에게 국민들이 무섭지 않은지 묻고싶다. 김 후보자는 언론을 탓하지 말고 본인의 자격 함량 미달을 탓하길 바란다. 이와 더불어 각종 의혹 등으로 인해 국민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러워 도어스테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여성계에 훌륭한 다른 인재들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와 같은 사람을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대통령과 정부는 지금이라도 2024년 정부 여성가족부 예산 삭감과 김 행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성평등한 나라로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2023. 9. 2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위원장 오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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