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에 즈음한 각계 선언 발표 기자회견>
진영 대결 격화하고 평화 파괴하는한미일 삼각동맹 구축 반대한다!
일시 및 장소 : 2023년 5월 16일(화) 오전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전쟁기념관 앞)
주최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 순서 >
각계 연설 : 김경민(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한미경(6.15남측위원회 여성본부 상임대표,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이장희(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 한국외대 명예교수)
김은형(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통일위원장)
회견문 낭독 : 양옥희(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강새봄(6.15남측위 청년학생본부 상임부의장, 진보대학생넷 대표)
———————————————————————-
<한미일 정상회담에 즈음한 각계 선언>
진영대결 격화시키고 평화 파괴하는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 반대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되었습니다.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만, 정부와 대통령은 요지부동입니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선제타격’, ‘전쟁 불사’, ‘군사압박 강화’ 등 발언을 쏟아내었고, 한미연합군사연습 강화, 확장억제 및 군사력 강화, 대북 인권압박과 제재 강화 등 적대와 압박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위기는 날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 패권 회복을 위한 진영 간 대결 정책과 이에 따른 인도 태평양 전략의 선봉장을 자임하여, 미국 주도의 중국 배제 공급망 구축에 전적으로 합류하고, 대만 문제를 ‘국제적 문제’로 규정하며 관여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우회 판매 방식을 통해 사실상의 무기 지원을 시작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발을 담그기 시작하였습니다. 진영대결의 한 편에 철저히 섬으로써 중국, 러시아 등 긴밀히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훼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중심 쿼드의 한 축인 인도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나토의 주요 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가 중국과의 국제적 압박에 반대하고 있는 추세이며, 일본 역시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러시아에서의 석유 수입을 양해받고 있는 판국입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 모두가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하는 마당에 한국 정부만이 주변국에 총을 겨눠 안보와 경제위기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역사, 외교, 안보, 경제 등 총체적인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를 복원한다면서, 일제 강제동원 가해 기업의 배상금을 한국기업이 대신 변제하는 ‘제3자변제안’을 내세워 굴욕적으로 처리하고, 한미일 군사협력에 속도를 올리며 진영 간 대결을 더욱 격화시키는 길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협력은 미국이 집요하게 요구해 왔던 사항입니다. 지난 2015 한일합의 당시에도 한미일 협력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압박한 것임이 드러난 바 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졸속 처리 이후 한일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체결되어 본격적인 군사협력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몰락과 2015 한일합의의 무력화, 강제동원 배상에 관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 등 한일관계의 추가적 악화에 따라 한미일 군사협력이 지체되기도 하였으나,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미일 군사협력은 전면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북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올해 3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한 직후, 미국은 곧이어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 구성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이어 4월 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안보에 관한 3국 협력 심화로 이어지는 한일간 협력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한일관계 개선이 안보 관련 3국 협력을 위한 것임을 다시한번 강조하였고, 한미일 대잠훈련과 해상미사일방어훈련 정례화를 공언하는 한편, 추가적으로 해상차단 등 3국 훈련도 거론하였습니다.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 것에 기초하여 삼국의 군사훈련도 정례화하겠다는 것은 결국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국 미사일 방어망 구축이 공식화된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기시다 일본 총리의 5월 초 방한과정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3국 미사일 정보 공유를 위한 체계의 신속한 구축과 함께, 2023 워싱턴 선언 이행에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였습니다. 한미일 미사일 정보 공유 체계 구축과 더불어 미국에서 제안하였다고 하는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구성이 거론되는 등, 한미일 3국 협력이 구조적 단계, ‘사실상의 삼각동맹’ 구축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쇄적인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집요하게 추진해 온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 움직임이 전면화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5월 19-21일 G7 정상회의 기간 중에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며, 또다시 3국간 공조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합니다. 6월 2일-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에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릴 것이며, 한미일 미사일 정보 공유 체계가 곧 가시화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협력, 한미일 삼각동맹의 구축은 균형외교를 포기하고 진영 대결의 한 축에 완전히 편제되어, 미국의 신냉전 대결정책,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평화 통일의 한 당사자인 북, 협력해야 할 주변국인 중, 러를 적대함으로써 경제, 안보의 총체적인 위기를 자초하면서 말입니다.
한미일 군사협력의 강화, 사실상의 동맹 구축 추세는 필연적으로 그 상대방인 북중러의 결속과 반발을 불러와 동아시아의 신냉전 대결, 한반도 일대에서의 긴장 격화로 귀결될 것이 자명합니다. 이미 한미, 한미일 군사훈련이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북, 중, 러의 한반도 주변 군사훈련 또한 잦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범국 일본의 재무장을 뒷받침하고 진영 간 대결을 고착시켜 안보와 경제위기를 고조시키고 주권과 민생, 평화를 파괴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망국적 굴욕외교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대만 문제 개입,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 한국을 국제분쟁에 개입시킬 일체의 정책을 폐기하고 논의를 중딘해야 합니다.
우리는 무력 충돌의 위기를 높이고 경제와 민생을 파탄 낼 한미일 3국 정상의 그 어떤 합의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만일 국민의 빗발치는 요구를 무시하고 주권과 평화, 민생을 포기하는 한미일 군사협력 확대, 삼각동맹 구축의 길로 계속 나아간다면,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경고합니다.
2023년 5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