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천주교인권위원회][추모메시지] 고 황인철(세바스티아노) 변호사 30주기에 부쳐

2023-01-20 107

 

눈을 감고귀를 막고입을 다물고고개를 숙이고 있으면서

어떻게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 3·1구국선언 변론 중황인철 변호사 

 

– 고 황인철(세바스티아노변호사 30주기에 부쳐 

 

황인철 변호사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30년이 되었습니다황변호사는 로마황제의 비리를 지적하다가 순교한 세바스티아노 성인의 이름을 따 그의 세례명으로 삼으셨는데황변호사는 세바스티아노 성인의 삶처럼 독재정권과 불의에 맞서 싸우시다 세바스티아노 성인의 순교일인 1월 20향년 53세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황인철 변호사의 부고를 접한 김수환 추기경은 황인철 변호사의 삶은 사랑과 정의를 증거 하는 여정이었으며황변호사는 역사의 한복판에서 사회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그 바탕에 늘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사람이라 추모하였습니다당시 신문은 권력에 맞선 인권 변호‘ 버팀목”, “암울했던 시대의 인권 등불‘”이라 황변호사님을 칭하며 너무 빠른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민청학련사건지학순주교구속사건김지하시인반공법위반사건, 3·1구국선언사건동아·조선투위사건청계피복노조사건한승헌필화사건동일방직노동사건, YH사건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원풍모방사건강원대학교성조기방화사건오송회조작간첩사건대우어패럴사건서울미문화원사건건국대사건부천서성고문사건박종철고문치사사건임수경·문규현방북사건윤석양양심선언사건 등 군사독재정권 시절 황변호사께서 자청하여 변호를 맡으신 사건명만 보아도 시대를 알 수 있고 황변호사께서 살다 가신 삶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황인철 변호사는 이돈명조준희홍성우 등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1세대 인권변호사로 정권경찰검찰정보기관법원의 부당한 법집행과 판결에 억눌린 이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주었습니다황변호사는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창립을 주도하였고 대한변협 인권위원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간사를 맡아 민주화운동과 인권활동을 이끄는 것은 물론자폐아들을 위한 계명복지회를 설립하고 계간 문학과지성 창간·창사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황인철 변호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황인철 변호사들을 필요로 하는 시절을 살고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로 살릴 수 있었던 소중한 생명들이 참담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정전 70년을 맞이하는 2023년에도 군사적 충돌을 불사하겠다는 권력이 존재합니다국가공권력과 정보기관이 다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역사를 후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무너질 위기의 시절이기에우리는 황인철 변호사’, ‘세바스티아노 형제가 더 그립습니다황인철(세바스티아노변호사 30주기에 부쳐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천주교인권위원회는 황인철 변호사의 선한 의지와 꺾이지 않는 신념따뜻한 시선과 깊은 배려를 기억하며 따르겠다는 약속으로 추모의 마음을 대신합니다황인철 변호사님의 평안한 안식과 남아 계신 가족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2023년 1월 20

황인철(세바스티아노변호사 30주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천주교인권위원회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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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0_민변_천주교인권위_추모메시지_고 황인철(세바스티아노) 변호사 30주기에 부쳐.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