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기고] 2022년 민변 신입회원 환영회 후기

2022-10-04 150

2022년 민변 신입회원 환영회 후기

김민주 회원

5년 전, 대학생 자원활동을 하면서 일주일에도 몇 번씩 민변 사무실을 드나들던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로스쿨에 진학해서 변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이미 하고 있었지만,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은지 구체적인 상은 모호하던 그 때, 민변에서 만난 변호사님 한 분 한 분으로부터 제가 ‘되고 싶은 변호사’의 모습들을 발견했던 기억이 납니다. 변호사가 된다면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싹텄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 변호사가 되고 나서 수 개월이 지났는데도, 정작 민변 사무실은 한 번도 찾지 못했습니다. 첫 직장에 취직을 하고 적응하는 과정은 예상하던 것보다도 고된 일이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일했는데도 써야 하는 서면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눈 앞에 주어진 일들을 해치우다 보니,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었는지, 변호사가 되어 무슨 일을 하고 싶었는지에 대한 생각도 옅어져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그램에서 우연히 민변 신입회원 환영회를 한다는 공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알게 된 저는 자원활동 시절부터 사무처에서 일하고 계셨던 이현아 간사님께 헐레벌떡 참석 신청을 했습니다. (유령회원을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간사님 ^^) 대학생 시절 몇 개월 동안 학교만큼이나 자주 드나들던 사무실에, 이제는 변호사 회원이 되어 방문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퇴근하고 나서 바로 출발했는데도 환영회가 시작된 뒤 약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대회의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신입 회원을 상근 간사님과 선배 변호사님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처음 뵙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도 그리운 곳에 돌아온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선배와 동료 변호사님들의 자기소개를 들었습니다. 미리 준비된 흥미로운 자기소개 질문들과, 이종훈 변호사님의 재치 있는 진행 덕분에 긴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다른 변호사님들의 소개에 귀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오래 들을 수는 없었지만, 약간의 소개와 짧은 대화만으로도 마음이 뜨겁고, 촉촉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업으로 공익활동에 헌신하고 계시는 변호사님, 사무실에서의 본업과 민변 활동을 병행하고 계시는 변호사님, 생업이 따로 있지만 민변 활동이 사실상의 본업이 되어버린 변호사님 등,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고 계시는 변호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변호사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자신은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결국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 각자의 위치에서 의식적인 고민을 이어가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고민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고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향한 지향으로 모아지는 것이었습니다.

변호사로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사실 변호사가 된 지금도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민변 활동을 한다고 해서 확신이 바로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곳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구성원으로서 무엇을 지향하며 살 것인지를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민변은 제가 닮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민변이 있어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민변과의 인연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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