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회 후기] 민변 가왕 후기 (가수 참가자 / 관객 참가자 후기)

2022-03-02 86


[가수 참가자 후기] 

-정상혁 회원(역삼동 지킬석사)

안녕하세요. 2021년 5월에 민변에 가입한 (준)신입회원 정상혁입니다. 현재 여성위, 노동위, 민생경제위에서 조금씩 활동을 하고 있고, 사단법인 선에서 상임공익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민변은 로스쿨생일때부터, 아니 어쩌면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처음 생각했을 때부터 가입하고 싶었던 단체이고, 소속되고 싶었던 단체였습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난 후 바로 가입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인해 정기모임이나 월례회의 등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아쉽게도 회원님들과 대면하여 인사 드릴 기회가 없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중, 2월 월례회 프로그램으로 <민변가왕>을 진행한다는 공지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상시에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였고, 이 참에 신입회원으로 존재감을 뽐내보고자 <민변가왕> 프로그램에 가수로 신청하였습니다.

로스쿨 시절에는 학교 열람실에서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퇴근길에 코인노래방에 들려서 스트레스를 풀고 퇴근하는 것이 하나의 루틴이기도 하였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노래방에 가는 것이 꺼려지기도 하였고, 회사를 다니다보니 예전처럼 자유롭게 시간을 내기도 힘들어, 근 2년여 만에 노래방에 가서 몇몇 곡을 연습해보았습니다. 성대도 근육인지라, 자주 단련하지 못해 예전만큼 힘을 쓰지는 못하는 느낌이었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투표해주셨고, 제1회 민변가왕에서 2등으로 입상하였습니다.

민변가왕을 기획하고 진행에 수고해주신 민변 집행부 변호사님, 간사님 모두 감사드리고, 재미있는 진행을 맡아주신 조영관 변호사님, 참가자들의 부족한 실력에도 응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아주신 관객분들께도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여러 회원분들과 대면하여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고 2차로 노래방에서 함께 신나게 흔들어 제낄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관객 참가자 후기 1] 별이 다섯 개, 시작은 가왕옹위였으나 끝은 뒤풀이계의 이단아

-최경아 회원

‘민변가왕’ 기획이 올라올 때만 해도 토론회 제목치곤 특이하다는 생각뿐이었다. 혹시 노래 한 곡 부른 뒤에 ‘현안에 관한 발언’을 갑자기 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달까.

그러던 중 마침 가수로 참가한 모 회원님으로부터 ‘자신을 가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서둘러 관객 신청하라는 참여권유를 받았다. 이 정도까지 과열(?)된 것을 보면 흥이 오를 판이라는 확신과 함께, 다소의 불순한(?) 의도를 섞은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전의 날. 이게 웬걸. 기타와 코러스까지 준비한 회원부터 코인노래방을 대관(!)하여 열창하는 회원까지. 모 회원님에게는 미안하지만 흔들린 우정마냥 참가자분들이 경연을 펼칠 때마다 내 마음 속 가왕이 바뀌어 있었다.

진행방식은 이렇다. 매 곡마다 1절 마치고 가면을 벗기 전까지 가수가 어느 회원인지 맞추면, 최초 정답자에게는 2점, 그 이후 시간 내 정답자는 1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최초 정답자에게만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 회원을 모르더라도 뒤따라 연호하다 보면 내적 친밀감은 무럭무럭 솟게 된다. 덕분에 새로이 역할을 맡아주시는 회원분들부터 코로나로 만 나뵙지 못한 분들까지, 얼굴과 이름을 한 번 더 아로 새기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소위 ‘주접댓글’도 흥을 올리는데 한 몫 했다. 원곡 가수와 똑같다며 원곡 가수의 이름을 살짝 바꾸어 외치는 분도 등장할 정도였달까. 진행을 맡아주신 조영관 변호사님은 특유의 고품격 라디오 DJ 발성으로 연신 그 댓글들을 읽어주니 관객들도 함께 참가하여 즐긴다는 느낌이 살아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날의 댓글창을 보관해도 좋지 않았을까.😎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회의를 하더라도 새로운 분들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획은 새로운 방식의 뒤풀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비수도권 지역으로 내려와 있음에도 참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 처음 시도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다방면으로 회원들의 모임을 엮어내기 위하여 노력해주신 회원팀 등 숨은 기획자분들에게 즐거움이 담긴 박수를 보내본다.


 

[관객 참가자 후기 2] 인터넷 망 너머 음악을 향한 열정의 전이  – <민변 가왕> 스케치

-허진선 회원

사무처 회의에서 돌아오는 비대면 회원 월례회로 ‘민변 가왕’을 개최한다는 보고를 접했을 때 신박한 기획에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맥주 한 잔 하며 가볍고 즐겁게 모임을 가져보려 한다는 회원팀장님의 한 마디에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첫 참가자는 별칭부터 남달랐습니다. ‘오마이걸최고’. 선곡은 ‘회전목마’. 얼마 전 종영된 랩경연 프로그램에서 크게 히트친 음원을 선택하는 저 자신감은? 혼이 담긴 목소리로 정평난 가수 자이언티와 원슈타인을 오마이걸최고님은 기어코 재현해주었습니다. 그 다음 참가자인 ‘토끼사랑’님은 이름대로 토끼가면을 쓰고 참가하셨습니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끼진거야’라고 첫가사를 읊조리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분의 정체가 회원팀장님이라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민변 가왕으로 선정된 세 번째 참가자는 ‘신호등(이무진 곡)’을 직접 연주하는 기타 반주와 함께 부르셨는데요. 랜선을 타고 전해지던 그 감성과 정성, 그리고 실력은 저를 포함한 참가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습니다.

네 번째 참가자는 삼위일체의 정석을 보여주신 기억이 납니다. 가수 박완규의 사진을 가상배경화면으로 선택한 데다가 선곡은 전설의 락발라드 ‘Lonely Night(부활 곡)’, 얼굴이 공개되었을 때 쓰고 있던 썬글라스까지. 민변에서 락페스티벌을 개최한다면 이분을 초청하고 싶군요.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라는 가사로 유명한 ‘내 안의 그대(서영은 곡)’를 부르는 참가자의 호소력 짙던 목소리도 기억에 남습니다.

잠깐의 쉬는 시간 이후, 코인 노래방에서 참가하는 ‘역삼동 지킬석사’님이 등장했습니다. <민변 가왕>의 위상이 이 정도나 되었다니. 관객들은 준비성에 감탄했고, 가창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모한 도전이었을 ‘지금 이 순간(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가창을 훌륭하게 해내셨습니다. 노래 후 인터뷰 시간에 ‘다음 곡을 선곡해주세요!’라고 흘러나오던 노래방의 소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다음 참가자분은 무려 ‘내 여자라니까(이승기 곡)’라는 다소 파격적인 선곡과 함께 등장하셨습니다. 이분의 노래를 듣고 나면 초면에 ‘너’라고 불러도 기분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에까지 미쳤습니다. 여덟 번째 참가자는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함께하셨는데요. 노래를 시작하려던 순간! 자녀분들이 ‘아빠~ 뭐해?’라며 방문을 열고 들어와 정체를 단번에 들켜버렸습니다. 아이분들이 아버지를 꼭 닮았었거든요…

‘옥중래퍼’라는 참가자는 ‘독(이센스 곡)’이라는 곡을 가져오셨습니다. 랩으로만 구성된 노래를 선택하는 과감함. 본인의 랩 실력으로 선곡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보인 참가자였습니다. 인터뷰 질문마다 “마 소울(my soul)”로 대답하셨던 것이 대단히 인상 깊습니다. 힙합이 인간의 모습을 한다면 바로 이분이실 겁니다. 마지막은, 참가자라기 보다는 초대가수 같은 분이었는데요. 집에 전문 마이크까지 구비하신 이분의 취미는 커버곡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도망가자(선우정아 곡)’라는 꽤 난이도가 있는 곡을 한 번의 실수없이 완창하시던 이분은 아, 이분은 가왕으로 뽑히려는 마음보다 그저 즐기기 위해 나오셨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끝판왕’ 같은 참가자였습니다.

올타임레전드 사회자 조영관 변호사님의 매끄러운 진행을 비롯해서 각 참가자에 대한 힌트 준비 및 참가자의 정체를 절대 들키지 않기 위해 꼼꼼히 준비했던 회원팀 덕분에 방송사고 없이 즐겁게 행사가 잘 마무리 되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으로 함께하는 입장에서도 민변 내외를 통틀어 가장 재밌었던 온라인 모임이었네요. ‘민변에서… 이런 형식의 행사가… 과연 잘 될까…’ 걱정하던 회원팀의 모습이 설게 느껴지던 행사. 가까운 날 시즌2가 열리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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