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논평] 검찰의 ‘공익제보 변호사’ 무혐의 처분을 환영한다.

2022-01-05 87

[논평]

검찰의 ‘공익제보 변호사’ 무혐의 처분을 환영한다.

 

1.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21. 12. 30. 경찰이 외국인 피의자를 강압적으로 신문한 영상을 언론에 제보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우리 모임 소속 최정규 변호사(원곡 법률사무소)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2. 최 변호사는 2018. 10. 7. 일어난 경기 고양시 저유소 화재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이주노동자의 변호인으로, 당시 해당 노동자는 화재 당일 저유소 1㎞ 거리에서 풍등을 날렸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최변호사는 경찰수사 절차에 입회하여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목도하자 2019. 4.경 위 노동자가 경찰에서 강압적인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피의자신문 영상녹화 CD와 함께 KBS에 제보하였고, KBS는 2019. 5. 17. [윽박지르고 유도신문… 경찰, 외국인 노동자 ‘강압수사’]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3. 보도 이후 영상녹화 CD에 등장하는 담당수사관은 제보자가 영상을 음성변조나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 관련 자료를 언론에 넘겼고, 이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최 변호사를 고소하였다. 그리고 서울영등포경찰서는 2020. 9. 2. 최 변호사를 수사한 끝에 최변호사 행위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4. 검찰은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의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그 업무 즉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개인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담당한 모든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일체의 개인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제시하였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도1143 판결 참조). 동시에 검찰은 최 변호사가 KBS에 제공한 영상녹화 CD는 피의자가 변호사 업무 수행과정에서 취득한 것이지만 이를 피의자가 고소인(수사관)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취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최 변호사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KBS 기자에게 제공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혐의가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검찰의 판단은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2호 구성요건 해당성에 대한 합리적 판단으로 정당한 공익제보 행위가 범죄로 귀결되는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5. 한편, 박모 경위의 강압수사 행위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양경찰서장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에 해당 경찰관들에 대하여 주의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하여 소속 직원들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토록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국가인권위원회 2019. 4. 30.자 18진정0917000 결정).  또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2020. 10. 19.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 노동자에 대한  수사과정상 인권침해와 강압 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최 변호사는 2020. 12. 언론제보로 위 노동자에게 가해진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한 공로가 인정되어 참여연대가 주관하는 2020 올해의 공익제보자상을 수상하였다. 

 

6. 경찰은 2020. 9. 2. 검찰에 송치하였고, 검찰은 약 1년 4개월이 지난 2021. 12. 30.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이번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최 변호사의 공익제도 행위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너무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정이다., 이처럼 당연한 결과를 받아내는데 1년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점은 절차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위반행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와 최 변호사의 공익제도 행위가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고려하면, 최 변호사의 행위에 가벌성이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 고소인 박모 경위가 향후 항고 절차 등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아직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었다고 속단할 수 없다. 우리 모임은 최 변호사 공익제보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후속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향후 공익제보자에 보복성 수사가 자행된다면 이 또한 함께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2022년 1월 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첨부파일

MPIPC20220105_논평_검찰의 ‘공익제보 변호사’ 무혐의 처분을 환영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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