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 및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심사를 무기한 보류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규탄한다

2021-11-11 103

[성명]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 및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심사를 무기한 보류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규탄한다

 

  1.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2021. 11. 9.  ‘‘국가보안법폐지에관한청원’과 “차별금지법제정에관한청원” 을 포함한 5건의 국민동의청원의 심사기간을 21대 국회 임기 만료일인 2024. 5. 29.까지 연장해줄 것을 의장에게 요구하는 ‘청원심사기간 연장요구의 건’을 위원 전원 동의로 의결했다. “관련 법률개정,  제도변경 등과 연관되어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있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법사위가 연장한 심의기간은 무려 3년으로 21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이다. 법사위가 사실상 심의기간을 무기한으로 연장한 것이다. 

 

  1. 법사위는 국회법 제125조 제6항에 근거하여 심사기간을 연장했다. 국회법 제125조 제5항에 따르면, 위원회는 청원 회부일부터 ‘90일 이내’에 심사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60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국회의장에게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즉 원칙적으로 90일, 연장해도 최대 150일, 5개월 안에 심사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법 제125조 6항은 다시 그 예외로서, ‘장기간 심사를 요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위원회의 의결로써 추가 연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 국회법 제125조 제6항은 헌법에 따른 명확성 원칙을 전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위 조항이 규정하는 ‘특별한 사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예시조차 없다. 또한. 위조항이 연장할 수 있는 심사기간 의 상한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즉 국회가 10만의 국민이 요구한 청원안을 단 한 번의 심사도 없이 임기 말까지 보류하였다가 폐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국민동의청원제도를 형식적 제도로  만드는 것이자 국민의 청원권을 광범위하게 제약하는 것이다.

 

  1. 국민동의청원의 취지가 무엇인가. 헌법 제26조는 청원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국가에 청원심사의무를 부여한다. 헌법상 청원권을 보장하고 국민주권주의와 직접 민주주의를 일부나마 확대하고자 도입한 것이 국민동의청원이다. 

    심사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없는 ‘청원인’의  자격이나마 얻기 위해 10만 명의 국민이 온라인 참여라는 제약 속에 각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 청원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사위는 국회법 제125조 제6항을 악용하여 임기 말까지 심사를 늦춘 것이다. 시행 만 2년도 안 돼 악용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제도 시행 첫 해인 2020년 20대 국회 임기 말까지 5개월간 문턱을 넘은 7건 중 5건이 임기만료폐기, 1건이 본회의에 부의되지 않았다. 21대 국회도 벌써 위와 같은 조짐이 보인다.

 

  1.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은 등록 후 9일 만에,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은 22일 만에 10만 명이 동의를 하였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향한 국민의 열망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은 2021. 5. 20. 법사위에 회부된 후 지난 5개월 간 전문위원 검토를 받은 것 외 관련 주제에 관한 논의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법사위가 책임을 방기하는 동안 국가보안법 개정 또는 폐지안이 무려 세 건이나 발의되었다.차별금지법 역시 21대 국회에서 모두 네 개의 법안이 발의되었는데, 국회 소관위 등에서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회가 양 청원에 대한 최소한의 심사 책임도 방기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있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명목으로 무기한 심사를 연기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1. 국회는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에 담긴 국민의 바람과 간절함의 무게를 직시하길 바란다. 70년간 숱한 생명을 앗아가고 무참히 인권을 짓밟아온 악법인 국가보안법의 역사를,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2007년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입법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한다. 국회법 제126조 제6항을 남용하여 다수 국민의 염원이 담긴 청원안에 대해 심사조차 시작하지 않는 국회는 그 자체로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국회에 촉구한다. 국회는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과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의 무기한 연장 시도를 지금이라도 중단하라.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가보안법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를 조속히 시작하라. 반헌법적인 독소조항 국회법 제125조 제6항을 속히 개정하라.

 

반민주 70년! 국회는 응답하라! 헌법위의 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권리의 박탈 14년! 국회는 끝내라!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2021년 11월 1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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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1 [민변][성명]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청원 및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심사를 무기한 보류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규탄한다..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