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성명]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철회하라

2019-02-28 44

 

 

 

 

 

 

 

 

[성 명]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철회하라

 

북미정상회담이 한창인 2월 27일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7일 최저임금결정체계 논의 초안에 대하여 1월부터 2월 초까지 전문가 토론회, 일반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1)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결정체계를 이원화하되, 구간설정위원회의 경우 전문가위원 9명은 노사정 추천과 노사순차 배제로 선정, 결정위원회의 경우 노사공익 위원 각 7명, 공익위원 국회 4명, 정부 3명 추천, 2) 최저임금 결정기준의 경우 노동자 생활보장과 고용, 경제 상황을 균형있게 고려하는 것으로 개편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확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번에 전문가와 일반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였다는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결정체계 개편안은 결국 지난 1월 7일 고용노동부가 ILO 최저임금결정협약과 외국의 최저임금제도를 참고하였다고 발표한 최저임금결정체계 논의 초안과 동일하다. 단지 최저임금 결정기준에서 ‘기업지불능력’이 빠졌을 뿐이다. 결국 토론회와 일반국민의 의견 수렴은 최저임금에 부정적인 재벌과 자본을 비호하기 위한 허울과 명분에 불과하였다.

우리 헌법은 제32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면서,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현행 최저임금법은 제1조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협약 제26호 ‘최저임금결정제도의 수립에 관한 협약’ 제3조 제2항 (가)호에 따르면, ‘최저임금결정제도를 적용하기 “이전에” 관련 사용자 및 근로자 대표(사용자 및 근로자 단체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단체의 대표자 포함), 그리고 권한 있는 기관이 협의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직업상 직무상 적임자와 협의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같은 항 (나)호에 따르면, ‘최저임금결정제도의 운영에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자와 근로자는 동등한 인원 및 조건으로 참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상 노동자대표, 사용자대표, 공익위원 각 9명이 최저임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최저임금안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한 것도 우리나라가 비준한 위 ILO협약이 반드시 노동자와 사용자 대표가 최저임금결정에 ‘참가’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이번에 최저임금결정제도를 개편하면서 ILO 협약 제26호 제3조 제2항 (가)호에 따라 최저임금결정제도 이원화 개편 적용 “이전에” 사용자 및 근로자 대표와 협의한 적이 없어서 ILO 협약을 위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결정을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면서 구간설정위원회의 경우에는 아예 ‘전문가위원’으로만 구성하도록 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등한 인원 및 조건으로 참가하라는 ILO 협약 제3조 제2항 (나)호도 위배하였다.

고용노동부는 전문가위원이 노사추천으로 구성되어 노사가 참가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구간설정위원회는 전문가위원으로 구성하면서, 결정위원회는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 그리고 공익위원을 두어 노사가 참가하도록 하여, 이원화 체계에 일관성도 없는 데다가, 결정위원회가 구간설정위원회의 거수기 역할만 할 게 뻔하여 실질적으로 노사대표 참가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최저임금결정체계 개편에서 ‘기업지불능력’이 빠졌다는 점을 강조하나, ‘기업지불능력’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협약 제26호 뿐만 아니라 제131호 ‘개발도상국을 특별히 고려한 최저임금결정에 관한 협약’에도 없는 것으로 원래부터 최저임금결정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어서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ILO 협약 제131호 협약에서 최저임금결정기준으로 ‘가족의 생계비’도 고려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은 현행 최저임금법과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협약보다도 후퇴한 것으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제도를 무력화하고 형식화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우리 민변 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고용노동부가 당장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2019. 2. 2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정 병 욱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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