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설립 30주년 기념행사] 청년 30년, 한길로 함께 (인천지부 사무처장 한필운 변호사)

2018-05-31 49

[민변 설립 30주년 기념행사 참석 후기]

 

청년 30년, 한길로 함께

민변 인천지부 사무처장 한 필 운 변호사

한필운변호사

 

총회 가는 길

 

민변 총회날, 갑작스럽게 변호인 접견이 잡혀 인천구치소에서 접견을 마치고, 조금 늦었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강남순환도로를 탔습니다(가는 길에 심심하지 말라고 많은 도움 주신 조미연 변호사님 감사드립니다).

 

평일 오후에 열리는 총회라서 일찍 참석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서 빨리 총회를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던 이유는 저의 ‘첫 총회’ 참석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경남지부 회원님들께서 성대히 맞아 주신 작년 총회가 저의 ‘첫 총회’였는데, 총회에 참석한 저의 소감은 ‘참 좋다’였습니다. 촛불 혁명 이후의 총회이기 때문이었는지, 통영 중앙시장 맛집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인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바라본 한려수도가 아름다웠기 때문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날 그 경험이 너무 좋아서 이번 총회도 꼭 가서 참석하고 싶었었습니다(아마도 가장 좋은 것은 뒤풀이였겠지요. 통영에서 둘째날 늦은 새벽에, 제가 많이 취해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한 시간 즈음 늦은 시각에 회장에 도착하여 윤대기 지부장님 옆에 앉은 순간부터 민변 설립 30주년 기념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세 장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민변 창립회원이신 한승헌 변호사님의 ‘(축사 아닌)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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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서 민변 회원이시므로 셀프 축사를 하지는 않겠다 하시며 시작하신 ‘축사’는, 이제 막 민변을 알아가는 저에게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스스로를 ‘노병’이라 칭하시며, 민변 간판 값이 올랐으니 지분을 달라고 하시는 유쾌한 농담은 큰 가르침을 위한 프롤로그였습니다. 이어서 후배회원님들께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시라며 던져주신 다음의 세 가지 가르침은, 아마도 제가 앞으로 30년 민변 활동을 하면서 두고두고 되새길 가르침인 듯합니다.

 

인권변호사라 스스로 말하지 말라.

내가 의롭다 하여, 다른 이를 배척하지 말라.

민변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와 다른 이유는 ‘사서 고생’하기 때문이다.

 

선배님의 가르침을 모두 받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앞으로 민변 변호사로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되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민변 30주년 행사를 위해서 오랫동안 연습을 하셨던 중창단의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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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첫 곡부터 손수건 꺼내서 사용했습니다. 요즘 왜인지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는데, 야속하게도 중창단 회원님들 때문에 터져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민변 30년의 변론을 낭독한 ‘낭독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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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경찰서성고문사건의 변론을 시작으로 촛불혁명의 성명서까지 우리 역사 곳곳에서 울려퍼졌던 아름다운 민변의 언어들을, 감동적으로 되새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이번에도 손수건 사용했습니다).

한 가지 특별히 놀랐던 것은, 영문 의견서를 낭독하신 회원님의 놀라운 발음이었고, 한 가지 특별히 아쉬웠던 것은, 제가 그 영어를 해석할 수는 없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순서로 창립회원 선배님들을 무대위로 모시고 함께 부른 아침이슬에 또다시 손수건을 꺼내야 했던 기억,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으로 뒤풀이 행사를 진행하신 김준우 변호사님의 센스 넘치는 진행, 윤대기 지부장님과 인천지부 회원들, 김남근 부회장님과 서중희 위원장님까지 한데 모여 술잔을 기울이던 뒤풀이의 기억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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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기억

 

이번 행사 참석도 역시 ‘참 좋다’라는 기억만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올해 총회와 기념행사가 특별히 좋았던 이유가, 가르침을 받아서인지, 감동을 받아서인지, 뒤풀이에서 좋은 분들과 맛있는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민변 회원님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민변이 좋고, 민변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다는 것이겠지요. 좋은 것에는 이유가 없고, 사랑에 빠지는 것은 설명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청춘

 

노동위원회 뒤풀이 장소에서 한 신입변호사님께서 남긴 건배사가 ‘청·바·지’였습니다.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청년시기를 맞는 민변의 청춘도 다시 한 번 지금부터일 것입니다.

민변과 저의 나이가 비슷하니(뭐, 완전히 비슷하지는 않습니다), 저의 청춘도 지금부터이겠지요.

이제 청년의 꿈으로 날아오를 청춘 민변에서, 저 역시 청춘 30년을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한 길로, 참 좋은 이 느낌 그대로, 함께 날아오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소속위원도 아닌 저에게 밤새도록 술을 사주신 노동위원회 정병욱 위원장님과, 밤새도록 반겨주신 노동위원회 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셨으면 자동 가입이다’라는 통보도 감사드립니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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