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위]11월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소식
<1> 재난과 일상 _ 평화교류회 취소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와 일본 자유법조단 오키나와 지부와의 평화교류회가 11년 만에 태풍으로 취소되었습니다. 올해는 한국은 촛불혁명과 사드 문제로, 오키나와는 헤노코 기지와 아베의 압승과 평화 헌법 개정 등 양국이 이슈도 많고, 나누고 싶은 얘기도 많았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큽니다. 올해 교류회는 민변 역사상 최대의 참가단이 방문할 예정이었고(39명), 함께 하기로 한 분들의 직업과 연령도 다양해서 기대가 정말 컸었습니다. 게다가 숱한 교류회를 진행하면서 전문가가 되신 박진석 변호사님의 오키나와 역사에 대한 강연과 자문위원님의 오키나와 이슈와 반기지 운동에 대한 강연까지 들으면서 준비과정도 풍성했는데 생각할수록 더욱 진한 아쉬움이ㅠㅠ
함께 하고자 했던 모든 분께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며, 연기된 교류회는 태풍의 영향이 전혀 없는 2월 말로 제안해 둔 상태입니다. 다시 한번 함께할 기회가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 평화로 가는 길 – 『위기의 남북관계』, 저자 임기홍 초청 강연
민변 미군위는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핵 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일)합동군사훈련’ 및 ‘죽음의 폭격기’라 불리는 B1-B ‘랜서‘가 NLL을 넘어 비행하는 행위 등이 모두 심각한 ’평화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 해법을 역사적 맥락에서 찾아보고자 평화통일시민행동에서 기획하고 국제정치 연구자인 임기홍씨가 쓴 『위기의 남북관계』의 저자를 초청하여 강연을 들었습니다. 평화로 가는 길이 쉽지는 않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협상과 대화로 고비를 넘겨온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지식‘이 필요한 분들에게 책을 권합니다.
<고마운 저자가 보내준 소회를 소개합니다>
한반도 문제 (예비) 연구자로서 연구내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강연 기회를 주신 하주희 변호사님과 바쁜 중 시간을 내서 와주신 모든 변호사님들께 재차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강연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였습니다.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대화의 시작 조건으로 내걸거나, 상대방이 관심이 없거나 받기 꺼리는 조건을 들이밀면 남북관계개선은 고사하고, 대화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단순하고 명확한 이 상식만 유념해도 변화의 계기는 반드시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관계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상대적(relative)”이라는 것입니다. 서로간의 상호작용과 조정을 거쳐 관계가 형성되는 것인데, 유독 남북관계(북미관계)에서는 남한(미국)의 정책을 상수로 두고 북한의 변화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갈등의 여지를 없애는 방식이 ‘어느 일방의 굴복’이라면 그 방식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생각이 잘 전달되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토론 시간에 나왔던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화두에 대해 속 시원히 답을 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추후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으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 준비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