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과거사위][논평] 최근 일련의 건국절 주장을 경계함

2016-08-22 29

[논평] 최근 일련의 건국절 주장을 경계함.

1. 2016년 제71주년 광복절(光復節)을 맞이하여 대통령은 이를 ‘建國68주년’이라 운운하더니, 덩달아 여당측(與黨側)에서는 1948. 8. 15.을 건국절로 법제화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몇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2. 우선 건국절 주장은 우리 헌법 규정에 반한다.

1948. 7. 17.제정된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은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己未)년 삼일(三․一)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라고 규정하고 있었고, 현행 우리헌법 전문(前文)에도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주장은 우리 헌법 전문(前文)의 문언에 정면으로 반한다. 또 이 논리는 실효적 지배를 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지역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를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는 헌법이 규정하는 영토조항에 반하는 것이고, 나아가 1948. 8. 15. 건국으로 완전한 국가의 구성요소를 모두 갖추었기에 본래 하나의 민족, 하나의 강산(영토), 하나의 국가임을 전제로 하는 통일을 지향할 필요성도 부정되는바, 통일조항에도 반하는 것이다. 결국 헌법을 보호하여야 할 정부 스스로 헌법 규정을 어기는 결과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3. 건국절 주장은 1919년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일제에 항거한 대한민국 30년 역사를 부정하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은 1910년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된 이후, 1919년 3월 독립선언 이후 일제의 식민 지배를 청산하고 우리의 자주독립의 염원을 담아 1919년 4월 건국된 것이다. 비록 이국땅에서 임시정부를 수립하였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당시 중국 국민당 정부의 승인과 지원을 받으며 나라의 완전한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이렇게 1919년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으로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한 독립운동의 중심이 되었고, 1948년 임시정부가 아닌 정식정부가 수립된 것이다.
1948. 9. 1.자 대한민국 관보 제1호에도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기원이 1919년 건국된 대한민국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것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하여 일제에 항거한 대한민국의 30년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것은 1948년 비로소 북한과 남한이 동시에 건국되었다는 것과 같은 ‘역사의식 부재’의 소치이다.

4. 무엇보다 건국절 주장에는 1948년 건국이전까지의 항일독립운동을 탄압하고 친일(親日)․부역행위를 합리화하고 이를 용인하는 반민족 주장이다.

부끄럽게도 우리는 해방이후 과거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탄압하던 순사를 해방 후에도 그대로 경찰로 임용하는 등 친일부역자들을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로서는 1948년 건국 이전까지는 자신들이 충성을 다할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자신들은 당시 식민지 조선에서 통치권을 행사하는 일본국과 일본정부를 위하여 복무한 것이 정당한 것이거나 적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항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국권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탄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반민족적인 친일인사로서는 이처럼 자신들의 반민족적 행위를 합리화하기에 이처럼 좋은 주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군 장교로 복무하였던 박정희 장군의 5.16 군사쿠데타 이후 제정된 헌법의 전문(前文)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문구가 빠진 것은 이러한 시사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5. 결론적으로 1948년 건국 주장은 삼일운동의 결과로 성립한 1919년 대한민국과 그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현재의 대한민국과 정부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는 헌법에 반하는 주장이면서,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고, 친일부역행위를 합리화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아까지 않았던 선열들을 생각해서라도 마땅히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것이다.

 

2016년 8월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위원장 서 중 희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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