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논평] 경찰의 금지통보는 당연히 위헌, 위법하다

2015-12-01 19

[경찰의 12.5자 집회 금지통보에 대한 민변 논평]

경찰의 금지통보는 당연히 위헌, 위법하다

경찰은 어제(11월 30일) 백남기농민쾌유와 국가폭력규탄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가 신고한 12월 5일 집회와 행진(이하 “본건 집회”)에 대해 금지통고하였다. 이유는 본건 집회가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와 같이 진행될 것이기에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損壞),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이자 주요도로의 교통을 심각하게 방해할 집회에 해당한다는 점이었다.

경찰이 본건 집회에서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이하 “민중총궐기”)와 같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리라고 판단한 이유는 본건 집회를 신고한 대책위원회가 민중총궐기를 주최한 단체와 목적과 조직구성에서 동일하며, 현재에도 SNS상에 본건 집회에서 폭력행위를 할 것을 선동하는 홍보글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대책위원회는 민중총궐기를 주최한 단체와 그 구성이 완전히 다르며 민중총궐기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악을 반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기에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또 대책위원회는 본건 집회를 신고한 이후 단 한 차례도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홍보글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유포한 적이 없다. 오히려 민중총궐기 이후 본건 집회를 평화롭게 진행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존재해왔다. 조계종을 위시하여 기독교, 천도교 등에서 모두 본건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사람벽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대책위원회 자신이 본건 집회를 평화롭게 진행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또 지난 28일 본건 집회가 예정하고 있는 시간대와 유사한 시간대에 동일한 행진코스(단 순서만 반대)로 행진한 시위가 대책위원회의 주도 하에 아무런 충돌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는 경찰의 주장과 달리 본건 집회 역시 평화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경찰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도로에서의 집회가 교통소통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금지통고하려면 해당 집회에 조건을 부여하여 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보고 그래도 안 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금지하라는 것이 우리 법원의 태도이다. 그런데 경찰은 우선적 조치를 취하지도 않고 바로 금지한 것이어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을 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하지 않는 헌법에도 위반된 것이다.

모임은 경찰의 위법한 금지통고에 대해 오늘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하였다. 위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본건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되어 집회에 대한 강압적 관리와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많은 세력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법원에까지 가게 된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경찰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본연의 임무를 깨닫고 종교계, 정치계 등의 제안에 따라 본건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2015년 12월 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 장 한 택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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