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 자원외교를 고발한 청년변호사, 조일영 변호사 인터뷰.

2015-01-27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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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는 민변 12기 자원활동가의 기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청년변호사의 삶을 들여다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던 중, 민생경제위원회의 조일영 변호사님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까지는 과학자를 꿈꾸는 소년이었지만, 대학 시절에는 강의실보다 집회현장을 좋아했던 철학도로, 국회 비서관을 거쳐 지금은 전직 대통령의 자원외교를 고발하는 청년 변호사로 활동하기까지. 쑥스러운 미소로 진솔한 대답을 해주신 조일영 변호사님을 만나봤습니다.

 

글 : 12기자원활동가 김재웅, 박찬은, 안재학

 

 

찬은 : 안녕하세요. 조일영 변호사님! 이번에 민변 뉴스레터 인터뷰를 자원활동가들이 맡게 되었습니다. 우선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조일영 : 안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웃음)

 

찬은 : 먼저 민변 회원 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일영 : 저는 전북대 로스쿨 1기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2012년에 변호사 시험을 합격 한 후에, 김진 변호사님이 예전에 계셨던 이안에서 2개월 정도 실무수습을 한 경험이 있어요. 이후에 국회 임수경 의원실, 서기호 의원실에서 작년 2월까지 2년 가까이 근무를 하고, 지금은 서초동에서 고용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민변은 변시 합격 후 바로 노동위 활동을 1년 정도 했습니다. 그러다 국회에 있을 때는 활동을 못하다가 나와서는 현재까지 민생위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여성위, 소수자위, 교육위원회에 가입은 다 되어있는 상태에요.

 

찬은 : 혹시 변호사 되기 전에 대학시절에는 어떤 공부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조일영 : 대학에서 원래 전공은 철학인데 철학과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다들 복수전공을 많이 하거든요. 저도 철학과와 행정학 복수전공을 했어요. 철학을 하게 된 큰 계기는 없어요.사학과를 가고 싶어서 인문학부를 선택했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제가 철학과에 있더라고요.(웃음)

 

찬은 : 전공 공부 말고는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조일영 : 학생회 활동을 많이 했는데 ‘사회부’라고 학생운동을 하는 집행부에요, 제가 02학번인데 그 당시 학과에 학생회가 있는 곳이 별로 없었어요. 학생사회가 죽어가는 때라서. 집회도 나가고 그러다가 군대 제대하고 나서는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활동도 했습니다.

 

찬은 : 혹시 대학 들어가기 전에도 사회활동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조일영 : 아니요. 고등학교 때는 전혀 몰랐고 막연하게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 사학과 선배들과 만나서 가다보니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재웅 :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조일영 : 뭐 집회 나가다보니까(웃음).. 그냥 현실에 충실히 살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재웅 : 그러면 변호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조일영 : 사실 어렸을 때 꿈은 과학자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이과였고, 지금 현재 친구들도 다 공대 출신이에요. 그런데 수학이 적성에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법학적성시험과 유형이 비슷하다고 해서 도전해봤는데 결과가 좋았죠. 만약에 제가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지 못했다면……. 상상이 잘 안가는데요? 정말 로스쿨이란 것이 저에겐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해야 할까요.

 

재웅 : 주변을 보다보면 변호사가 되어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검사, 판사가 되어야겠다, 이런 다양한 생각들을 하잖아요. 근데 변호사님께서는 언제 이렇게 민변 활동이나 공익적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시게 되셨죠?

 

조일영 : 사실 로스쿨을 준비할 때도 민변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어요. 그때가 촛불 집회가 한창이었던 2009년도였으니까요. 마침 로스쿨 가는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에 ‘내가 변호사가 된다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직업으로서의 변호사일 보다는 사회에 기여를 하는 쪽에 힘을 싣고 싶은데, 제가 그런 통로를 잘 모르고 또 그럴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민변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재웅 :변호사님은 결정적인 계기가 있기보다는 시간이 누적돼서 여기까지 오신 것 같아요. 로스쿨 생활은 어떠셨는지요?

 

조일영 : 로스쿨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서울생활에 익숙한데 학교가 전주에 있다 보니, 좀 낯설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어서 일단 공부보다도 그런 생활에 적응하는 게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좋았던 기억도 많죠. 법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제가 철학을 전공해서 실제 생활에 적용하기가 힘든, 추상적인 얘기를 많이 해왔었는데 법학은 실제로 일상에 적용이 되는 거예요. 법을 제대로 배워서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주고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들을 했었죠. 로스쿨 갈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다면,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재미를 느끼게 된 거에요.

 

재웅 : 이력을 보면 ‘해우’에서도 실무수습 한 경험이 있으신데요?

 

조일영 : 로스쿨이 방학 때 실무수습 하는 게 있고, 졸업 후에 6개월 정도 연수를 받아야 해요. 이안에서는 졸업 후에 변호사 연수를 받은 거고 재학생 때 해우에서 방학 실무수습을 2주 정도 했습니다.

 

재웅 : 권영국 변호사님이 민변 사무처에 자주 오셔서, 저희도 해우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해우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조일영 : 제가 해우에서 수습한 것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어떻게 아셨죠? 민변 노동위에 실무수습을 지원해서 해우에 배치가 됐어요, 이때 쌍용차 관련해서 폭행으로 권영국 변호사님이 기소 당하신 시기였어요. 그래서 민변에서 대응 회의도 하고 채증 영상도 같이 돌려봤습니다. 실제로 수습기간 동안 법정에 나간 것 보다는 거리에 나간 시간이 더 많죠(웃음). 2주 동안 기자회견도 많이 가고, 발언하시는 것 듣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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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은 : 그럼 혹시 이안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조일영 : 사실 이안에서도 길게는 안했어요. 2달 남짓 있었죠. 제가 전북대 다닐 때, 교수님의 소개로 김진 변호사님께서 강연을 오셨는데 듣고 나서 보니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우에 있을 때도 연락드리고 뵈었거든요. 변호사 시험 합격 후에 연수에 참여할 사람을 지원받았는데, 그때 마침 이안으로 배치가 된 거죠. 이안에서는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소송이 한창이었습니다. 이안과는 별개로 당시 총선 비리 관련 문제로 통합진보당 압수수색 수사가 있었는데 공동 변호인단으로도 짧게 참여했어요.

 

찬은 : 신입변호사로서 공동변호인단이라는 큰 집단에 소속되셨는데 그 때 소감이 어떠셨나요?

 

조일영 : 영광이었죠. 그때 김진 변호사님이 “그냥 같이 해봐”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거기 갔더니 이덕우 변호사님을 비롯해서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계시니까 배우는 자세로 들어갔어요. 변호사로서 일반 사건들 말고 그런 정치적인 사건들에 직접 참여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검찰의 내부적인 자료들을 볼 수 있었고, 수사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재웅 : 변호사님은 ‘로스쿨 졸업 후에 비서관 생활을 해야겠다.’ 라고 구체적으로 계획하신 건가요?

 

조일영 : 대학시절 민주노동당 활동을 해서 정치 쪽에도 관심이 있었어요. 입법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국회의원 비서관이라는 진로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어요. 그걸 일반인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몰랐거든요. 이안에 있을 때 김진 변호사님이 국회에 토론회를 참석하실 때 같이 갔다가, 우연히 소개를 받아서 지원을 하게 됐어요.

 

재웅 : 비서관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신다면요?

 

조일영 : 무엇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서 통과시킨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개정안 발의 당시에 상가 세입자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인 ‘맘 편히 장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줄여서 ‘맘상모’라는 곳에서 의원실을 찾아 와 ‘이런 내용으로 개정안을 발의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의원실에서도 그분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여 개정안을 발의했거든요. 그렇게 하다보니 조금 급진적인 내용들도 많이 포함되어서 솔직히 실제 통과는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들었어요. 그런데 2013년 7월경에 상가 세입자의 권리보호 문제와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고 당시 국회에 계류 중인 여러 개정안들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었어요. 이러한 기류를 타고 저희 의원실에서 발의한 개정안을 포함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전반에 걸쳐 국회 상임위에서 급속도로 논의가 진행되었고 결국 저희가 발의한 개정안 중 일부 내용이 포함된 내용으로 수정안이 마련되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었어요.

 

재웅 : 실제로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부분이었군요?

 

조일영 : 그렇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률안 개정이기도 하고 제가 처음으로 법안 통과를 이끌어낸 것도 의미 있었지만, 가장 보람 있었던 점은 법안 개정 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세입자 단체 분들과 계속 논의를 거듭하면서 그 분들이 개정안으로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는 점이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국회에서 수많은 개정안이 마련되지만 막상 적용되는 과정에서 현실과 괴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와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제로 법의 적용을 받는 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웅 :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조일영 : 많은 분들도 이야기하시는 건데 밖에서 보이는 것과 다르게 국회의 권한이 매우 약하다는 사실에 많은 회의를 느꼈어요. 특히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러한데 대표적인 것이 자료요구에요. 법에는 분명히 국회의 자료요구권이 명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의원실에서 정부의 각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는 일은 생각보다 무척 어려워요. 특히 제가 있던 의원실은 비교섭단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심했던 것 같아요. 일부에서 국회의원 수를 더 줄이고 국회의 권한도 더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는 그 주장에 반대해요. 그와 같은 주장의 근거는 국회에서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실제로는 권한이 너무 약해서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측면이 많거든요. 입법부의 권한이 강해져서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찬은 : 일반 비서관이 있고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비서관이 있으면 혹시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나요?

 

조일영 : 아무래도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위헌 소지가 있다거나 이런 내용들은 검토할 수 있으니까 조금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국회에서도 입법조사처 같은 곳에서 도움을 받기 때문에 법을 잘 몰라도 사실 그쪽에 도움을 받아서 개정안을 낼 수 있거든요. 변호사 자격 여부를 떠나서 자신만의 전문분야가 있는 상태에서 들어가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많이 되어있어야만 필요한 부분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회가 오거든요. 국회 비서관은 관련 부처들에 질문할 수 있고 자료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들이 있기 때문에, 전문분야가 확실하면 그런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거죠. 근데 자신만의 전문분야에 대해서 고민이 없거나 잘 모르고 법을 만들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들어가면, 막상 가서도 할 수 있는 분야가 되게 좁아져요. 마땅히 뭘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는 거 있잖아요. 처음에는 저도 그런 부분에서 한계를 느꼈고 개인적으로 아직 그 자리가 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분야에서 뭔가 경험을 쌓고 나서 들어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재학 : 그러면 궁금한 게, 뭔가 사회를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걸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입법활동이 변호사로서의 변론보다는 사회가 변화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조일영 : 아니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닌데 사실 제가 잘 몰랐던 거죠. 변론을 통해서도 충분히 사회가 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사후적인 성격이 강하죠. 그에 반해 입법은 사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도를 먼저 바꾸는 거고요. 당시에는 변호사들이 할 수 있는 건 사후적인 구제라고 생각했어요. 미리 제도를 바꿀 수 있으면 그게 더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생각해 입법활동에 관심을 가졌던 거죠. 나중에 입법활동과 관련된 기회가 또 온다면 그 때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재웅 : 국회에서의 경험이 지금 변호사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조일영 : 변호사로서의 송무에는 큰 영향은 없는데, 민변 활동에 있어서는 확실히 많은 도움이 돼요. 입법 과정과 그 시스템에 대해서 알기 때문이죠. 단순히 개정안을 낸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라, 여야의 파워게임, 정치적인 합의과정 이런 것들을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민변 활동 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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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웅 : 현재는 민변 활동과 관련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조일영 : 현재 민생위에서 조세재정팀 활동을 주로 하고 있고, 전 이명박 대통령의 자원외교 관련 고발 건을 맡아서 진행을 하고 있어요.

 

재웅: 어떤 계기로 이 사건을 맡게 되셨나요?

 

조일영 :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에서 이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에 대해 열심히 조사하고 있었어요. 고발은 민변에 의뢰했고, 조수진 변호사님을 통해 조세재정팀으로 일이 들어왔어요. 제가 작년 초에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이슈와 관련해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발의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용역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고발 건과 관련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석유공사도 공공기관이잖아요. 관련이 있고 관심 가는 분야라 참여하게 되었죠.

 

찬은 : 고발장을 직접 쓰셨다고 들었어요.

 

조일영 : 네,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기관이 광물자원공사, 석유공사, 가스공사 3곳인데 민변에서는 이들 3기관의 전·현직 사장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장 작성을 맡아서 진행했어요. 조수진변호사님과 최재홍 변호사님, 저 이렇게 3명이 각자 기관을 나누어 고발장을 작성했는데 저는 석유공사에 대한 고발장을 맡았어요. 고발장 작성 후에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와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도 참석했어요. 그 동안 기자회견을 뒤에서 지켜 본 적은 많아도 제가 직접 참여한 건 처음이었는데 정말 감회가 새로웠어요. 그 후로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도 참여하고, 여러 기자분들로부터 연락도 받고. 그 덕분에 이렇게 민변 뉴스레터 인터뷰에도 참여하게 된 거 같아요.(웃음)

 

재웅 : 자원외교와 관련해서, 조금 더 구체적인 사건개요를 알고 싶습니다.

 

조일영 : 이명박 정부 당시 이른바 ‘자원외교’라고 해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역점을 두고 진행했었잖아요. 사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고 이전 정부에서도 계속 진행한 사업이긴 한데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지나치게 형식적인 자주개발률 달성에만 무리하게 몰두했어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얼마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어떻게든 투자처를 늘려서 지분율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됐던 거죠.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자를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문제가 많은 거에요. 실제로는 경제성이 크지 않다거나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자원외교로 투자된 비용은 41조 원에 달하지만, 회수비용은 고작 5조 원에 불과해요. 더 심각한 문제는 향후 5년간 31조 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죠. 최근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 정책이 예산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고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고 담배세나 주민세, 자동차세를 인상하는 상황에서 이같이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것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해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련자들에게는 반드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고요.

 

재웅 : 어떤 부분까지 진행이 되었나요?

 

조일영 : 지금 3곳 공사에 대한 고발은 작년 11월 4일에 이루어졌고 검찰이 올해 1월에 고발인 조사를 요청해 왔습니다. 고발장 내용이 조금 미흡한 측면이 있어서 보완하기 위해 추가 고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발과는 별개로 국회에서 자원외교 국정조사 합의를 해서 올해 4월까지 국정조사가 진행이 될 거에요.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국회에서 요청이 오면 저희가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진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찬은 :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조일영 : 일단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최근에 감사원에서도 고발을 할 정도니까 어느 정도 위법사항이 있다는 것은 밝혀진 건인데, 과연 어느 선까지 처벌이 이루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것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증인 채택이 관건이기도 한데, 꼬리 자르기식으로 끝나지 않도록 저희도 열심히 관련 자료들도 보완하고 대응해야 할 것 같아요. 아울러 국정조사 기간 중에 ‘국민과 함께하는 자원외교 국정조사’라고 해서 정의당하고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캠페인을 벌이기로 기획했어요. 블로그도 운영하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개설해서 직접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알리려고 하는데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찬은: 아직 청년변호사이기에 벅차거나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나요? 그리고 이 활동을 통해 배운 점이 있을까요?

 

조일영: 아직 변호사로서 경험이 많지 않아서 고발장 작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나 모두 다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이라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에요. 만약 저 혼자서 그 일을 했더라면 결코 할 수 없었겠지만 다행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주변의 다른 변호사님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민변에서 진행하는 활동들이 다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자원외교 고발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다른 변호사님들과 협력해서 함께 일을 진행하는 것이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자원외교 활동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여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남아 있어요. 민변에서 활동하시는 다른 변호사분들께서도 많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찬은 : 지금 특별하게 민생위 활동에 전념하고 계신데 멘토로 삼고 싶은 분이 있으신가요?

 

조일영 : 멘토라기 보단 롤모델로 삼고 싶은 분이 계시는데요. 김남근 변호사님이에요. 그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민생위 활동하면서 자주 뵙고 있는데 김남근 변호사님은 다방면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시고, 활동만 하시는 게 아니라 관련지식까지도 다 갖추고 계세요. 저분처럼 되려면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재 사회 내에서 이슈가 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는 통찰력이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문제제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까지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시니까요. 저도 그런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사람들이 많이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요. 또 문제제기만 하면 ‘누군가가 해주겠지’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김남근 변호사님은 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후배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 주세요. 열의가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죠. 저도 앞으로 연차가 쌓일수록 후배 변호사님들과 가깝게 지내며 조언해줄 수 있는 변호사로 성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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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은 : 인터뷰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데,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조일영 :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요즘에는 현실에 집중하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미래에 어떻게 행복할지보다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먼 미래의 모습을 거창하게 그리기보다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활동들, 특히 민생위 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요. 미래의 모습을 굳이 말하자면, 변호사로서 저만의 분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분야에 있어서는 “조일영이다”라는 거요.

 

찬은 : 혹시 조 변호사님만의 전문 분야를 찾으셨나요?

 

조일영 : 아직 찾아가고 있는 중인데, 아마 민생 분야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민생위 활동을 더욱 더 관심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고요.

 

재웅 : 변호사로서 ‘이것 하나만은 지키고 살겠다.’는 철학이 있나요? 거창한 질문 같지만 소소하게나마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조일영 : 초심이요. 제가 민변 뉴스레터 인터뷰를 즐겨보는데, 신입이신 박인동 변호사님도 인터뷰에서 초심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저도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로스쿨 진학할 때 자기소개서에 적었던 생각들이죠. 내가 왜 변호사가 되려고 했는지,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막연하지만 순수했던 마음이요. 바쁘다 보면 그런 생각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일부러 안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말이죠. 바쁘고 일에 치이더라도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 그 때의 마음 중심으로 가고 싶어요.

 

재웅 : 변호사님에게 민변이란?

 

조일영 :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언제와도 반겨주실 것 같고, 바빠서 다른데 가 있거나 자주 못 오더라도 다시 돌아오면 또 반겨주시고 기억해주시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웃음)

 

찬은 :민변 뉴스레터 보시는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조일영 : 저도 민변 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못할 때는 소식을 전해들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뉴스레터를 많이 봤습니다. 자주 참석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자주 못 왔는데 갑자기 나가는 게 어색하니까 참석을 주저하세요. 자주 못 오시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민변은 오는 것 자체만으로 좋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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