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위원회 소식

2014-11-26 403

사법위원회 소식

 

-사법위원회

지난 11월 19일 민변은 2014년 정기국회 41개 핵심 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는데 이 중 입법 적극반대 의견을 밝힌 법안은 권성동 의원의 근로기준법과 정부 발의의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안입니다. 이번 사법위 소식은 이 중 정부 발의의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 이 법안이 왜 개악인지에 대한 설명으로 갈음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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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상 사건의 축소

 개정안은 국민참여재판의 대상 사건 중 ‘다른 법률에 의하여 지방법원 합의부의 권한에 속하는 사건’을 제외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른 법률에 의하여 지방법원 합의부의 관할에 속하는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공직선거법이 있습니다. 개정안은 정치적 성격이 강한 사건을 참여재판의 대상사건에서 제외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지난 대선을 즈음하여 허위사실공표 및 후보자 비방 등으로 기소된 안도현 시인과 ‘나꼼수’ 팀 사건에 대한 배심원들의 무죄평결이 이러한 개정안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범죄는 국민의 대표자 선출이라는 중대한 절차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 재판결과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보궐선거 여하 및 각 정당의 의석 수 변화 가능성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며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를 선고형의 경중과 관계없이 단독판사 보다는 다수의 법관이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입법적 방식을 채택한 것입니다. 또한 선거범죄에 대한 재판이야말로 권력의 영향과 압박을 받기 쉽다는 특징을 생각해 볼 때, 관료조직에서의 이해관계가 없는 다수 시민에 의한 판단이 공정성면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법무부안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는 안도현 시인, 나꼼수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에서 문제가 된 ‘허위사실 공표죄’ 또는 ‘후보자 비방죄’는, 해당범죄들의 구성요건으로서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 또는 후보자비방죄의 위법성 조각사유로서 ‘공공의 이익’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더욱 각계각층 시민의 다양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양식과 감수성을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2.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사의 관여를 확대

 개정안은 검사에게 국민참여재판 회부와 배제 결정에 대한 신청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피고인의 권리로서 보장된 국민참여재판을 다른 당사자인 검사가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것이어서 국민참여재판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 개정안대로라면 검찰은 국민참여재판 신청권을 활용하여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반대하는 사건을 여론재판화할 수 있고 반대로 검찰의 무리한 기소나 정치적으로 논란이 된 민감한 사건의 경우 배제신청권을 행사하여 국민의 참여 자체를 봉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개정안은 재판부가 공소사실 이외에 검찰 주장의 요지를 배심원들에게 한 번 더 설명하도록 하고 있고 변호인의 최후 진술 후에 검사의 의견 진술 기회를 추가로 부여하고 있는데 이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보다는 검찰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3. 배심원의 평의 배척사유 확대

개정안은 ‘배심원의 평결 내용이 논리법칙 또는 경험법칙에 위반되는 경우’와 ‘평의. 평결의 절차 또는 내용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배심원의 평결을 배척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논리법칙, 경험법칙’에 위반되는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내용이 부당’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예측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판단 과정에서 법관의 자의가 개입할 개연성이 상당히 높으며 일반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따라 판단을 받으려는 국민참여재판의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배심원들의 경험법칙에 따라 결정된 평결을 경험법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 아닐 수 없으며 결국 법관의 법감정에 반하는 평결은 배척하려는 것으로 사실상 배심원 평결을 장식화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더 다양한 비판이 가능하나 지면 관계상 이만 줄이기로 하겠습니다. 사법위는 입법감시TF와 함께 이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 활동을 펼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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