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올바른 세월호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제안 긴급기자회견 (10.10.금, 국회정론관)

2014-10-10 570

〈보도자료〉

올바른 세월호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제안 긴급기자회견

긴급제언/ 416세월호법, 진상조사위의 특검 추천으로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 보장해야

2014. 10. 10. (오전 10시 국회정론관)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1. 기자회견 취지

지난 9. 30. 여야 3차 합의가 있었지만, 특검 후보 추천과 관련하여 유가족의 참여가 사실상 배제됨으로써 ‘세월호법’ 제정은 또다시 교착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반면 지난 6일 발표된 검찰의 수사와 기소내용은, 애초 예상한 바와 같이 돈벌이에 눈이 먼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일가의 잘못, 자질이 부족한 선원 등 직원들의 구호의무 위반, 일선 감독기관의 부조리와 위법행위, 구조에 참여한 해경의 위법행위 등에 한정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규명과는 거리가 있는, 현상과 결과에 대한 실무 단위 중심의 지엽말단적인 책임 공방에 그치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의 안전을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청와대와 국정원, 재난관리시스템 등 국정의 핵심부가 배제된 채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유병언 일가, 부조리와 관련된 일부 공무원 그리고 침몰 후 구조에 투입된 일선 해경의 위법행위에 대한 꼬리자르기식 수사와 처벌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위와 같은 검찰의 부분적인 수사와 기소의 한계를 고려할 때,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 즉 안전장치가 작동되지 않게 된 배경과 구조, 정책, 제도, 관행, 유착구조 등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진상조사기구와 그에 합당한 권한 부여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하겠습니다. 이는 조사와 수사, 그리고 기소의 독립성 보장과 이들 사이의 유기적 연계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진상규명의 핵심적인 문제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이에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위원장 권영국)는 지난 9. 30. 여야 3차 합의안과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 추천 협상이 갖는 문제점(핵심적으로는 독립성 보장과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을 담보하기 어려움)을 검토하고, 그동안의 이분적인 논쟁 틀에서 벗어나 여야 그리고 유가족들이 합리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2. 기자회견 일시 : 2014. 10. 10. 오전 10시

3. 기자회견 장소 : 국회 정론관

4. 기자회견 주최 :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5. 기자회견 순서

가. 사회 : 김용민 변호사(민변 세월호 특위 위원)

나. 순서

(1) 참석자 소개 (권영국, 김용민, 류하경, 박인동 변호사,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상임이사)

(2) 취지 발언 – 김용민 변호사

(3) 사회적 제안 내용 설명 – 권영국 변호사(민변 세월호 특위 위원장)

(4) 질의응답

첨부문서 : 별첨 1 긴급제언(요약)

별첨 2 긴급제언(전문)

[별첨 1]

긴급제언/ 416세월호법, 진상조사위의 특검 추천으로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 보장해야 (요약)

 

입법청원안

1차 합의안

(8.7.)

2차 합의안

(8.19.)

3차 합의안

(9.30.)

사회적 제안

수사권/ 기소권

진상조사위원회 제1소위원회(진실규명) 상임위원에게 검사의 지위와 권한 부여

 

조사관에게 특별사법경찰관의 지위와 권한 부여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에게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 상설특검법에 따른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상설특검법에 따른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진상조사위원회의 특검 추천으로,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 보장

 

검사의 임명

여야 및 피해자 단체 추천 대통령 임명 상임위원 중 판사, 검사 및 변호사로서 10년 이상 재직한 자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2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그 중 1인을 대통령이 임명특검후보추천 위원 중 국회에서 추천하는 4명 중 여당 몫 2인을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 받아 선정

 

 

특검후보추천휘에서 2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그 중 1인을 대통령이 임명여야 합의로 4인의 특별검사후보군, 특검후보추천위에 제시

 

그 중 특검후보추천위에서 2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그 중 1인을 대통령이 임명

 

진상조사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

수사기간

2년 + 1년

60일 + 30일

1회 연장 가능

60일 + 30일

1회 연장 가능

60일 + 30일

1회 연장 가능

진상조사위 활동기간과 연계

수사대상

진상조사위가 요청한 사항본회의 의결을 거친 사항본회의 의결을 거친 사항본회의 의결을 거친 사항 진상조사위가 요청한 사항

배상과 보상, 재단설립

9월 이후 논의

제외됨

동시 논의 필요

 

1. 사회적 제안

2. 여야 합의안의 내용 및 문제점

지난 9. 30. 자 3차 여야합의안의 주된 내용은 2차 합의안을 전제로 여야의 합의 하에 4인의 특별검사 후보군을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특검후보추천위)에 제시하면, 특검후보추천위는 그 중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은 그 중 1인을 특검으로 임명한다는 것임.

3차 합의안은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을 전제하면서도, 여야의 합의 하에 4명의 특검후보군을 제시함으로써 특검후보추천위의 추천권을 사실상 제한한다는 점에서 상설특검법의 취지에 배치되는 모순이 발생함.

또한 상설특검법에 의해 특검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국회에서 특검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추가적인 정쟁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움. 상설특검의 수사기간은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에 비해 극히 단기간이고, 수사대상 또한 본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는 점에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대상과의 연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예상할 수 있음.

3. 진상조사위원회의 특검추천으로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 보장 필요성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체계에 대한 여당의 반대를 고려하여 이에 버금가는 독립된 수사권과 기소권, 그리고 충분한 수사기간,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의 검토가 필요함

진상조사위원회 밖에 특검을 두는 방식을 고려하되,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사안의 특성을 반영하여 상설특검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을 검토함.

진상조사위원회가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함. 진상조사위원회는 다양한 영역에서 구성될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추천하는 인사도 포함되므로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구조를 가지면서도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동시에 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입장에서 진상조사와 수사의 유기적 연계성을 고려하여 특검 후보 추천이 가능하게 됨. 수사기간과 수사대상도 진상조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정해지므로 조사와 수사의 연계성 담보.

[별첨 2]

긴급제언 / 4․16세월호특별법, 진상조사위의 특검추천으로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성 보장돼야 (전문)

여야 9.30, 3차 합의와 유가족들의 이유있는 거부

도대체 언제까지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을 길거리에 내버려둘 것인가. 어차피 세월호특별법은 국회가 만드는 것이고, 여야가 알아서 할 테니 유가족과 국민은 ‘가만히 있으라’고만 할 것인가? 4.16. 세월호 참사 후 168일이 되던 9월 30일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이른바 ‘3차 합의’를 하였고,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이를 즉각 거부했다. 여야의 9.30. 합의안은 “① 8월19일 합의안은 그대로 유효하며 양당 합의하에 4인의 특별검사 후보군을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제시한다. ② 특별검사후보군 선정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후보는 제외한다. ③ 유족의 특별검사후보군 추천 참여 여부는 추후 논의한다. ④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및 일명 유병언법은 10월말 까지 동시 처리하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은 날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이번 합의는 정당으로서의 자각이 없는 양당이 저희 가족들과 국민의 염원인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추구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희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배려도 없었습니다. 전권 위임에 대한 강요와 합의에 대한 승인을 밀어붙이기만 했을 뿐입니다. 앞으로는 진상에 대한 은폐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타협만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라고 밝혔다.

유가족 양보를 무색하게 한 세 번째 배반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참사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만이 가장 철저하고 유일한 방안이라는 믿음으로, 그것만이 자식들의 억울한 영혼을 달래고 헛되이 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진도, 안산, 여의도, 광화문, 청운동, 아니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호소해왔다. 그런데, 만일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그에 버금가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며 자신들의 신념을 양보할 수도 있음을 밝혔고, 이는 여야 3차 협상의 물꼬를 트게 해주었다. 그러나, 여야는 지난 8월 7일 1차 합의, 8월 19일 2차 합의에 이어 세 번째로 유가족의 선의를 배반했다. 더욱이 여야 3차 합의안은 유가족의 참여를 보류한 채 스스로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내세웠던 상설특검법의 기본정신과 원칙마저 훼손했다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간 무익한 합의가 유가족을 끝 모를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

먼저 여야는 특별검사후보군 선정에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후보는 제외한다고 했으나 8월19일 합의안은 그대로 유효하며 여야 합의하에 4인의 특별검사 후보군을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제시하는 방안은 말로는 특검의 정치적 독립성을 위한 이중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정치적인 특검이 임명될 위험을 열어둔 것이고,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임명과 같은 무용의 절차를 준용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이른바 상설특검법은 범죄수사와 공소제기에 있어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는 특별검사의 임명과 직무에 관하여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등을 수사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검후보자는 법무부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그밖에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국회에서 추천한 4인으로 구성되는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45세 이상의 판사, 검사, 변호사의 직에 있던 변호사 중에서 2명의 후보자를 서면으로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은 추천된 후보자 중에서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여야는 특검후보추천위원만을 추천하는 것이고, 특검후보추천위원 역시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9.30. 여야 합의는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여야가 특검후보자를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제시하여 특검법의 취지와 목적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위법한 합의에 불과하다. 9.30. 여야 합의를 따르면 여야가 추천하는 4인의 추천위원 이외에 법무부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이 참여하는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지금 여야 합의대로 위원회가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수사를 요청하고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이 발동되어도 또 국회에서 특검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정쟁의 늪을 피하기 어렵다. 왜 여야는 이처럼 돌고 돌아 무익한 합의로 유가족을 끝 모를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는가. 핵심은 여야가 이른바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에 합의하면서도 ‘조사-수사-기소’로 이어지는 진상규명을 위한 최선의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보다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 상설특검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우선 필요한 조사를 해야 한다. 우선 임의조사가 기본이지만 만일 피조사자가 이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부과 등으로 강제조사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조사에 협력하지 않고. 범죄혐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법원에 압수수색영장, 체포구속영장 등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강제수사를 할 수도 있고, 기소를 할 수도 있다.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진상조사위원회에 검사의 지위를 갖는 상임위원에게 ‘조사권-수사권-기소권’의 일련의 권한을 부여해야만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능하다고 믿어 왔다. 야당은 유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며 지난 7월 4일 진상조사위원회 조사관에게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의 권한을 부여하고, 필요한 경우 위원회가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안을 당론 발의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특별한 대안 없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에 반한다는 이유로 버티기에 나섰고 결국 야당은 먼저 위원회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한다는 수사권을 포기했다. 결국 남은 것은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 임명에 있어 좀 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특검을 임명하는 방안에만 협상이 집중됐고, 2차 합의는 특검후보추천위원 추천권에 대한 여당의 양보를 받아냈다는 이유로, 3차 합의는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여야가 4인의 특검후보자를 제시한다는 이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이유로 엉뚱한 안을 유가족에게 강요했다. 혹독하게 말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했다기보다 상설특검법 협상을 한 것에 불과하고, 그것이 지금의 비극을 만들어낸 자충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야당의 오만과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가 4인의 특검후보자를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한다는 3차 합의안은 결과적으로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임명안의 결함을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상설특검법의 틀로는 유가족과 국민을 대의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잘못 꿰어진 첫 단추를 그대로 두고 두 번째, 세 번째 단추만 고쳐 옷매무새를 바로 잡으려하니 제대로 고쳐질 리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상조사위의 특검 추천으로 ‘조사-수사-기소’의 유기적 연계 보장돼야

세월호가족대책위가 세월호참사 초기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기본원칙으로 천명했던 것처럼 우선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진상조사기구가 구성되어 충분한 조사기간과 조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만으로 진실규명에 한계가 있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해서라도 모든 의혹이 규명되어야 한다. 다만 진상조사위원회가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수 없어 별도의 특검을 두어야 한다면 위원회가 구체적인 수사대상을 적시하여 특검수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진상규명의 전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수사-기소’의 상호 효율적 연계를 위해 가장 간명한 방법은 독립적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상황을 고려하여 수사를 요청할 특검을 추천하는 것이다. 상설특검법은 이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세월호특별법에 준용하는 것으로 족하다. 어차피 여야의 2차, 3차 합의는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 임명 절차가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에 이뤄진 것이고, 여야 스스로 그 한계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특검에 상설특검법 전부를 준용해야 할 아무런 논리 필연성도 없다.

특별검사, ‘가해자’ 추천은 되고 피해자 추천은 안 된다고?

우리는 여야와 유가족, 국민 모두가 초심으로 4.16.참사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1천만 범국민서명운동을 바탕으로 지난 7월 9일 세월호가족대책위가 국회에 입법청원한 ‘4․16특별법’의 제1원칙은 “진상규명의 전 과정에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유가족들에게 어떤 특권이나 특혜를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가족이야말로 진상규명에 가장 철저하고 근본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의 3차 합의는 유족의 특별검사후보군 추천 참여 여부는 추후 논의한다고 오히려 그 이전보다 후퇴해버렸다. 우리는 전대미문의 대참사로 자식을 잃고 최소한 왜 자식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서 죽어가야 했는지, 정부는 왜 구조하지 않은 건지 못한 건지라도 알게 해달라는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여야가 한 통속으로 일방적인 양보와 기다림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우리 시대의 상식과 정의인지, 진정한 대의(代議)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유가족들이 특별검사후보자군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여야가 직접 특별검사후보자군을 추천할 수 있는지와 마찬가지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여야가 특별검사후보자군을 추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유가족이 특별검사후보자군을 추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형식적 법논리는 동의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에 근본적으로 또는 직․간접적 원인을 제공하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여야가 추천하는 것은 괜찮고 피해자가 추천하는 것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를 이해할 수도 없다. 피해자가 추천하는 것이 안 된다면 가해자가 추천하는 건 더욱 더 안 된다고 해야 맞다. 우리는 그 대안으로 빠른 시일 내에 독립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되어 충분한 조사권한을 행사하고, 그 과정에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위원회가 수사를 요청할 특검을 추천하도록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여야가 마지막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

세월호 피해자 배상 및 지원 동시 추진돼야

마지막으로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및 일명 유병언법은 10월말까지 동시 처리하도록 한다고 합의한 대목도 이해하기 어렵다. 세월호특별법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법이다. 정부조직법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이 이뤄진 후 그 대안을 반영해서 이뤄져야 한다. 이른바 유병언법은 세월호참사에 직접 원인을 제공한 유병언과 청해진해운의 불법수익을 국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논리적, 시간적 순서로 보면 세월호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이 이뤄진 후 두 개의 법이 뒤따르게 되어있다. 물론 비록 미완의 법률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단계적으로 우선 개정이 필요한 조항을 중심으로 법률을 개정할 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특별법과 연계되어야 할 법은 아니다. 굳이 동시 처리로 연계를 해야 한다면 세월호 실종자, 희생자, 생존자들을 위한 피해 배상․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유병언법 정도가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세월호참사로 인한 피해자 모두에게는 마땅히 응분의 국가배상과 보상, 그리고 4.16.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재단설립 등의 지원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10월말까지 여야가 논의하는 세월호특별법과 함께 처리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국가가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자신의 책임은 다 하지 않고 유병언법으로 권리만을 행사하려는 태도는 시정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여야는 세월호특별법의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특검후보자군 추천에 여야만이 참여할 건지, 유가족이 함께 참여할 건지를 놓고 정쟁만 하면서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황금 같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보상․배상에 관한 국가의 책임은 아직 여야의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 때마침 세월호 가족과 공감하고 동행해온 자발적 시민들이 세월호가족지원네트워크를 결성했다고 한다. 세월호가족대책위의 특별법 입법청원안에 4․16재단의 설립이 제안돼있지만 이와 별도로 시민사회에서 먼저 선도적으로 ‘세월호가족지원재단’의 설립을 추진하는 사회적 논의도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늦추기만 할 수는 없다.

‘세월호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대화 시작돼야

생때같은 자식을 잃고 깊은 슬픔과 고통에 빠져있는 유가족들이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해 또 나라의 안전을 위해 걱정하며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특별법은 단지 유가족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을 잘 알기에 진상규명을 위해 보다 적합한 방안이 나올 때까지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도 이념과 정쟁의 논란을 넘어 세월호 피해자가 ‘재난과 안전의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의 건강한 균형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한다.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양심의 명령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는 헌법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진정한 국격을 지켜내는 일이다. 여야는 3차 합의 전에 이례적으로 유가족과의 3자 회동을 공개했고, 방송은 이를 생중계했다.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라고 하든 3자 회동이라고 하든 10월 안에는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유가족이 직접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개진하고 납득할 수 있는 논의의 테이블이 마련되어야 한다. 세월호특별법 제정과는 별개로 세월호 공동체의 지원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애끊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마지막 한 사람이 남더라도 유가족과 함께 불의에 저항하고, 유가족을 지지․지원할 것이다.

IMG_4291

 

첨부파일

보도자료.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