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부소식] 지부연합산행 참가기
지부연합산행 참가기
민변 울산지부 회원 장석대 변호사(연수원 34기)
9. 20. 아침, 집을 나서 경주 남산을 향해 차를 달렸습니다. 울산지부에서 혼자 가는 것이고, 지부연합행사에 처음 참가 하는 터라 아는 분도 별로 없을 것 같아 약간은 긴장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기도 전에 연수원 동기인 현웅이형(대전지부 문현웅 변호사)의 반가운 전화를 받았고, 산행하는 내내 울산지부에서 혼자 왔다고 더욱 환영해 주시고 챙겨주셔서 즐겁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회원님들이 오셨습니다. 지부연합산행을 주최한 대구지부, 멀리서 오신 광주전남지부, 민변본부 회장단, 인천지부, 대전충청지부, 부산지부등 대략 50여명의 회원님들이었습니다. 한 두분을 제외하고는 일면식도 없던 분들이지만, 같은 민변회원이라는 동질감 때문인지 처음 뵙는 회원님들도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분들처럼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안내로 삼릉, 냉골석조여래좌상, 마애관음보살입상, 선각육존불을 거쳐 금오봉에 오른 후, 용장사지 삼층석탑등을 거쳐 용장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약 5시간의 산행이었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경주남산 산행을 한 적이 있었지만, 문화해설을 들으면서 한 산행은 전혀 다른 감흥이었습니다. 왜 경주남산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칭하는지 진면목을 알게 해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삼릉에서 들은 경주 200여기 왕릉의 이름짓기 이야기, 냉골석조여래좌상에서 들은 악착보살 이야기는 매우 재미있었고, 하산길에 올려다 본 용장사지 삼층석탑의 전경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하산후에 마련된 뒷풀이 자리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전통양식으로 지은 한옥 한정식집이었는데 음식도 깔끔하였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얼떨결에 근 10여년만에 생목으로 노래도 한 자락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이었고, 처음 간 자리지만 마치 기억속의 한 장면처럼 전혀 낯설지 않고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차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부연합산행에 참가하기를 참 잘했다. 역시 같은 길을 가는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산길에 조금 어려운 길로 돌아가는 한택근 회장님을 보고 어느 분이 “‘굳이 어려운 길로 돌아가는 민변’의 회장님 답다.”라고 하신 농담이 깊게 다가왔습니다. 농담으로 하신 말씀이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쉬운 길을 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셔서 사서 고생하시는 회원님들, 제가 그분들과 같은 시대를 살면서 함께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기에 짧지만 의미 있고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