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수서고속철도 관련 기자회견

2013-12-18 604

<수서고속철도 관련 기자회견 참관기>

 

글_ 한진수 11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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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부시절 코레일로 통학했습니다. 주말마다 집에 가거나 학교에 오갔지만, 버스에 비해 빠르고 가격도 훨씬 저렴했습니다. 입석으로 타고 열차 칸 구석에 꾸벅 졸다보면 학교 근처 역에 도착했고, 일부 연착해도 일정에 차질 없이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코레일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는 국민 편의와 물류 배달을 위해 적자를 감내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그 적자 분은 KTX 운영 수입에서 확보된 것으로 메웠습니다. KTX는 코레일 운영 사업 중 흑자가 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수서발 KTX를 개발하고 민영화하려는 것은, 본래 있던 서울- 호남, 서울 – 경북 노선의 이윤을 기업이 약탈하는 것을 방관하는 것입니다. 수서에서 KTX가 생기면 기존의 KTX 노선은 손실을 겪게 될 것이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된 KTX와 철도 사업은 다시 매각 위기에 처할 것입니다. 공기업 임원이 앞다투어 자신의 수익 사업을 매각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것은 분명히 이상합니다. 명백한 배임행위입니다. 또 이런 행위에 반발하여 파업에 참여하거나 동조한 철도 노동자를 직위해제하는 코레일 측은 노동3권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조차 없는 것입니다. 민영화가 이루어진다면, 영국 사례에서 보듯 가격이 폭등할 것이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노선은 폐지되거나 축소될 것입니다. 저와 같이 코레일로 통학하는 대학생, 통근하는 직장인에게 부담이 가중될 것입니다.

기자회견 내내 학부생 시절 통학하는 제 자신이 생각났습니다. 07년에는 열차에 직원도 많았고, 역 마다 검표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09년부터 검표원도 사라지고 열차 내에서만 검표를 시행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 그리고 해고 때문에 인원이 감축되어 검표가 늘어났다는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또 열차마다 물건을 팔고 오가던 승무원도 사라지고, 매표소 직원도 매표 기계로 대체되었습니다. 이들을 내쫓은 건 코레일이고, 정부였으며, 탐욕스러운 자본이었습니다.

김종보 변호사님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철도는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한 역사이고 문화이며, 서민생활의 근간입니다. 이를 무너뜨리고 자본에 팔아넘기려는 사측의 의도는 명백합니다. 이에 저항한 철도 노동자는 직위해제 및 징계 되었습니다. 법과 원칙을 무시한 건 노동자가 아니라 정부와 사측입니다.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는 세상, 노동 3권이 당연히 존중 받는 세상을 위해서 노동자는 싸울 것입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인권뿐 아니라, 우리가 100년 넘게 가꾸어온 철도의 문화와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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