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모니터링]“더 이상 한국산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려서는 안 된다”

2013-12-18 863

“더 이상 한국산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려서는 안 된다”

 

글 _ 김지운 11기자원활동가

 

 

‘바레인’과 ‘한국’의 사이는 얼마나 가까울까?

 

‘여섯 단계의 분리’(6 Degrees of Seperation)라는 개념이 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중간에 (적어도) 다섯 단계만 끼워 넣으면 여섯 번째에는 서로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주석1][참고자료] 흔히 ‘케빈 베이컨 6단계 법칙(Six Degrees of Kevin Bacon)’이라는 말로도 알려져 있는 이 개념은 세상 사람들이 사실은 놀라울 정도로 가깝게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할 때 자주 언급되곤 한다. 아라비아 반도 페르시아 만에 위치한 섬나라 ’바레인(Bahrain)‘ 왕국 사람들과 동아시아 한반도 남반부에 자리한 대한민국 사람들 사이도 정말 그렇게 가까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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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사용 금지된 최루탄, 외국으로의 수출은 괜찮다?

 

한국 민주화 운동 역사에서 최루탄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최루탄 사용이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자 1999년 정부는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으며, 이에 앞서 경찰도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주석2] 하지만 한국산 최루탄은 그 이후로도 터키, 바레인을 비롯한 여러 나라로 수출되어 왔으며 이렇게 수출된 한국산 최루탄으로 인한 해외의 인명 피해 사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noname22013년 6월에는 터키 정부가 시위하는 시민들을 몰아내기 위해 대량의 최루탄을 퍼부었는데, 그때 발견된 최루탄 중에는 한국의 대광화공에서 생산한 최루탄(모델명 ‘DK-500’)이 있었다고 한다.[주석3] 이에 따라 터키 현지에서는 한국이 수출한 최루탄의 판편 사진이 SNS 상에 떠돌고, “한국에서 터키로 최루탄이 수입되는 것을 막도록 한국말 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Korean speaker needed to help stop imports of tear gas into Turkey, from South Korea.)”는 내용의 트윗이 떠돌기도 했다.[주석4] 바레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11년부터 바레인 보안군은 반정부 시위대를 과도하게 폭력 진압하면서, 비인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최루탄을 사용하고 있다.[주석5] 바레인 보안군은 시위를 진압할 때는 물론이고 시위가 없을 때에도 무차별적으로 최루탄을 사용하여 왔고, 사람들을 향해 최루탄을 직접 발사하는가 하면 심지어 주택 안으로도 최루탄을 쏘았다고 한다. 인권단체 ‘Physicians for Human Rights’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바레인에서 최루탄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최소 39명에서 최대 2백여 명이며,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사망한 사람 중에는 미성년자, 노인, 장애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해진다.[주석6]

(*동영상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dkz0npHj7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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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사실은 바레인에 대한 ‘최루탄 최대공급국’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이라는 것이다. 바레인 인권단체 ‘바레인 워치(Bahrain Watch)’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기업들이 바레인에 가장 많이 최루탄을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의 최루탄 생산기업인 ‘대광화공’과 ‘CNO Tech’는 바레인에 최루탄 ‘150만 발’을 수출하였으며, 이는 바레인 인구보다도 더 많은 숫자라고 한다.[주석7] 바레인 정부는 최근 추가로 160만 발 이상의 최루탄을 수입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한국의 대광화공과 CNO Tech는 바레인에 추가로 최루탄을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주석8]

 

민변 국제연대위를 비롯한 한국 시민단체의 움직임: 두 번의 기자회견을 중심으로

 

지난 2013년 10월 31일 방위사업청 앞에서는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 금지 촉구 및 무기 수출을 장려하는 방위사업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왜 한국의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리는가>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이 낭독되었으며 이 기자회견문에는 ‘경계를넘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무기 제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를 비롯한 총 3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름을 올렸다.[주석9] (*기자회견문 전문 : http://www.peoplepower21.org/Peace/10925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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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6일에는 ‘바레인으로의 한국산 최루탄 수출 저지’ 활동을 할 의사가 있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모임이 있었고 민변 국제연대위 사람들도 참석하였다.

2013년 12월 4일, 외교부 청사 앞에서는 두 번째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크게 두 가지 상황을 계기로 진행되었다. 하나는 지난 2013년 11월 26일, 살라빈 알리 모하메드 압둘라흐만 인권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바레인 정부 대표단이 한국을 찾아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면담을 가진 일이다. (*면담 자리에서 인권장관은 “인권분야에 있어 일부 인권단체, 언론 등이 거짓된 의혹을 제기하며 바레인의 국제적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바레인워치 등의 단체들은 바레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바레인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최루탄 수출 승인을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기자회견문>中-) 또 다른 하나는 2013년 11월 27일 ‘바레인워치(Bahrain Watch)’와 ‘바레인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는 미국인들(Americans for Democracy and Human Rights in Bahrain, ADHRB)’이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한국기업이 OECD 지침을 위반하고 바레인과 같은 인권탄압국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국 OECD 사무소에 이의신청을 한 것이다.[주석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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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는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바레인 워치 등이 제기한 이의 제기에 전적인 지지의사를 표명’, ‘한국정부에 대광화공과 CNO Tech 등이 추진하고 있는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을 전면 불허할 것을 요구’, ‘바레인뿐 아니라 인접국 등을 통한 불법 전용이 의심되는 수출 신청 역시 전면 불허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문이 낭독되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경계를 넘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무기 제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를 비롯한 23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기자회견문 전문: http://www.peoplepower21.org/Peace/1110610 )

 

바레인 사람들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당신의 자유를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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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화 운동가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Please Use Your Liberty to Promote Ours(우리들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당신의 자유를 써주세요.)’라는 말을 통해 버마 민주화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촉구하였다. 바레인 인권단체 ‘바레인 워치’ 역시 한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를 향해 바레인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바레인 워치’ 홈페이지(www.bahrainwatch.org) 메인 화면에는 ‘Stop the Shipment’ 캠페인 배너가 있으며 이를 클릭하게 될 경우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 금지 촉구 캠페인인 ‘Stop the Shipment’ 캠페인 홈페이지(www.stoptheshipment.org)로 접속된다. 이 홈페이지에는 한국 정부에 대해 최루탄 수출 금지를 촉구하는 ‘전화’, ‘팩스’, ‘이메일’을 하는 방법이 올라와 있다.

한국에서도 활발한 움직임들이 있다. 얼마 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www.amnesty.or.kr)’에서는 ‘긴급 온라인 액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에 진행되었던 온라인 액션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에서 제조되는 최루탄이 바레인으로 공급되는 것을 즉각 중단하라. 한국은 무기거래조약 서명국으로서, 조약이 법적 효력을 가질 때까지 제6조(금지)와 제7조(수출 및 수출평가)를 잠정적으로 적용하라.”는 내용의 온라인 탄원서를 보내는 것이었다.[주석11]

또한 ‘전쟁없는 세상’(www.withoutwar.org)에서도 ‘행동 요청’을 하고 있다.[주석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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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 금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다. 바레인 사람들의 자유 증진을 위해 우리의 자유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었던 아이린 칸의 책 「들리지 않는 진실-빈곤과 인권」에서 언급된 두 문구(p.271, p.244)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깨달았으면 행동하라”

“지금은 행동이 필요한 때!”

 

[ 참고자료 ]

 

http://www.interview365.com/news/2078

http://amnesty.or.kr/1923/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42037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42037

http://amnesty.or.kr/ai-action/7534/

왜 한국의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리는가

왜 한국의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리는가

http://amnesty.or.kr/ai-action/7534/

[행동요청] 더 이상 한국의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려서는 안됩니다

[평화군축박람회④]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 금지 촉구 및 무기수출 장려하는 방위사업청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추가 수출금지 촉구 기자회견

http://amnesty.or.kr/ai-action/7534/

[행동요청] 더 이상 한국의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려서는 안됩니다

 

첨부파일

[아시아인권모니터링]“더 이상 한국산 최루탄이 바레인을 울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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